매미 이후 최강…10월 태풍 상륙 이유

입력 2016.10.06 (08:13) 수정 2016.10.06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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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촬영한 태풍 차바의 모습입니다.

가운데 태풍의 눈이 선명하게 보이는데요. 강력한 위세가 느껴집니다.

제주도와 남부 지방에 많은 피해를 남긴 '차바'는 태풍 '매미' 이후 가장 강력한 태풍이었습니다.

2003년 9월 상륙한 '매미'는 인명피해만 130여 명에 이를 만큼 큰 피해를 남겼는데, 당시 제주에서 초속 60미터의 강풍이 기록됐습니다.

2위는 2000년 프라피룬입니다.

바람이 초속 58.3미터를 기록했고요.

2002년 큰 피해를 줬던 태풍 루사 때는 제주 고산에서 초속 56.7미터의 강풍이 불었습니다.

태풍 '차바'는 어제 새벽 제주 고산에서 순간 초속 56.5m를 기록했습니다.

바람 기록으로 보면 루사와 거의 맞먹는 세력입니다.

바람이 초속 50미터만 넘어도 가로수가 뿌리째 뽑히고 달리는 차도 넘어질 수 있는 위력입니다.

'차바'는 강수량에서도 역대급이었습니다.

제주와 영남 지방을 중심으로 한시간에 최고 150mm 안팎의 비를 퍼부었는데요.

어제 하루 쏟아진 비의 양은 남부 지방 7곳에서 10월 일강수량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서귀포에서 267.7mm, 울산 266mm, 거제 174.5mm, 포항은 155.3mm가 쏟아졌습니다.

보통 10월 한달 평균 강수량이 50mm 정도니까, 얼마나 많이 내린 건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강한 10월 태풍은 굉장히 이례적인 경우입니다.

지난 112년 간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을 분석한 결과, 7월에서 9월 사이에 90%가 집중돼 있었습니다.

10월에 태풍이 온 경우는 10번에 불과 했습니다.

그러니까, 10년에 1번 꼴로 온 셈인데요.

10월 태풍은 보통 일본이나 중국 남부로 이동하기 때문에, 이번처럼 한반도로 북상하는 경우는 더 드뭅니다.

과거 10월 태풍 중에서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은 1994년 '세스'뿐이었습니다.

올해 태풍은 7월부터 발생해서 9월까지 모두 18개가 발생했습니다.

예년 평균 수준인데요. 태풍 '차바'는 일주일 쯤 전에 괌 동쪽 해상에서 발생했습니다.

사흘 전에 일본 오키나와 부근까지 접근했고요.

이때까지만 해도 한국 기상청은 물론, 일본과 중국 기상 당국도 모두 차바가 일본 열도를 따라 북상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맘때 북위 30도선까지 내려오는 제트 기류를 만나 방향을 일본 쪽으로 급격히 틀 것으로 본 겁니다.

그런데 제주 접근 하루 전인 지난 4일, '차바'가 진로를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예년보다 따뜻해진 바닷물 때문이었습니다.

제주도 남쪽 해상의 수온이 평년보다 1도 이상 높은 상황이었는데요.

태풍은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북상합니다.

계절적으로 이맘대 약해져야 할 북태평양고기압이 오히려 세력을 확장하면서, 태풍 경로가 제주 쪽으로 바뀐 겁니다.

결국 비정상적으로 발달한 북태평양고기압이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을 몰고 온 데다, 10월 이례적으로 강한 태풍까지 몰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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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미 이후 최강…10월 태풍 상륙 이유
    • 입력 2016-10-06 08:17:53
    • 수정2016-10-06 09: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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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촬영한 태풍 차바의 모습입니다.

가운데 태풍의 눈이 선명하게 보이는데요. 강력한 위세가 느껴집니다.

제주도와 남부 지방에 많은 피해를 남긴 '차바'는 태풍 '매미' 이후 가장 강력한 태풍이었습니다.

2003년 9월 상륙한 '매미'는 인명피해만 130여 명에 이를 만큼 큰 피해를 남겼는데, 당시 제주에서 초속 60미터의 강풍이 기록됐습니다.

2위는 2000년 프라피룬입니다.

바람이 초속 58.3미터를 기록했고요.

2002년 큰 피해를 줬던 태풍 루사 때는 제주 고산에서 초속 56.7미터의 강풍이 불었습니다.

태풍 '차바'는 어제 새벽 제주 고산에서 순간 초속 56.5m를 기록했습니다.

바람 기록으로 보면 루사와 거의 맞먹는 세력입니다.

바람이 초속 50미터만 넘어도 가로수가 뿌리째 뽑히고 달리는 차도 넘어질 수 있는 위력입니다.

'차바'는 강수량에서도 역대급이었습니다.

제주와 영남 지방을 중심으로 한시간에 최고 150mm 안팎의 비를 퍼부었는데요.

어제 하루 쏟아진 비의 양은 남부 지방 7곳에서 10월 일강수량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서귀포에서 267.7mm, 울산 266mm, 거제 174.5mm, 포항은 155.3mm가 쏟아졌습니다.

보통 10월 한달 평균 강수량이 50mm 정도니까, 얼마나 많이 내린 건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강한 10월 태풍은 굉장히 이례적인 경우입니다.

지난 112년 간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을 분석한 결과, 7월에서 9월 사이에 90%가 집중돼 있었습니다.

10월에 태풍이 온 경우는 10번에 불과 했습니다.

그러니까, 10년에 1번 꼴로 온 셈인데요.

10월 태풍은 보통 일본이나 중국 남부로 이동하기 때문에, 이번처럼 한반도로 북상하는 경우는 더 드뭅니다.

과거 10월 태풍 중에서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은 1994년 '세스'뿐이었습니다.

올해 태풍은 7월부터 발생해서 9월까지 모두 18개가 발생했습니다.

예년 평균 수준인데요. 태풍 '차바'는 일주일 쯤 전에 괌 동쪽 해상에서 발생했습니다.

사흘 전에 일본 오키나와 부근까지 접근했고요.

이때까지만 해도 한국 기상청은 물론, 일본과 중국 기상 당국도 모두 차바가 일본 열도를 따라 북상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맘때 북위 30도선까지 내려오는 제트 기류를 만나 방향을 일본 쪽으로 급격히 틀 것으로 본 겁니다.

그런데 제주 접근 하루 전인 지난 4일, '차바'가 진로를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예년보다 따뜻해진 바닷물 때문이었습니다.

제주도 남쪽 해상의 수온이 평년보다 1도 이상 높은 상황이었는데요.

태풍은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북상합니다.

계절적으로 이맘대 약해져야 할 북태평양고기압이 오히려 세력을 확장하면서, 태풍 경로가 제주 쪽으로 바뀐 겁니다.

결국 비정상적으로 발달한 북태평양고기압이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을 몰고 온 데다, 10월 이례적으로 강한 태풍까지 몰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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