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점검] 사고 무방비 관광버스…“비상 망치 몰라요”

입력 2016.10.15 (21:04) 수정 2016.10.17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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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 사고는, 승객들이 불이난 버스에서 탈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인명 피해가 컸는데요.

KBS가 긴급 점검해봤더니, 다른 관광버스들도 같은 상황에 처할 경우 대처하기 어려운 상태로 운행되고 있었습니다.

옥유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단풍 관광객들이 몰리는 가을철.

승객을 가득 실은 버스들이 고속도로를 달립니다.

관광버스에서 화재 등 비상 상황이 일어나면 과연 잘 대처할 수 있을까?

버스에 올라봤습니다.

탈출에 가장 먼저 필요한 건 유리창을 깨기 위한 비상용 망치.

이중으로 설치된 커튼 때문에 비상용 망치를 찾기 어렵습니다.

<녹취> 버스 기사(음성변조) : "있거든요, 이렇게. 손님들이 잘 모르지 이렇게 해놔서."

승객들 역시 비상용 망치의 위치를 모릅니다.

<녹취> 버스 승객(음성변조) : "(비상 망치 어디 어디 있는지 아세요?) 몰라요. 버스 타면 그런 얘기 안 해주더라고요."

야광 표시도 없어서 밤에는 더욱 찾기 어렵습니다.

<녹취> 버스 기사(음성변조) : "뭐가 어디 있다고 손님들한테 다 설명하고 태워야 하나. 버스 타면 안전벨트 매라고 방송하잖아요. 그거면 되는거지."

초기 진화에 필수적인 소화기는 꺼내기 조차 쉽지 않습니다.

<녹취> 버스 기사(음성변조) : "사고 났는데 언제 이걸 찾아서 꺼내냐고."

출입문이 막힐 때를 대비해서 비상구 설치가 의무화 돼있지만 비상구가 있는 관광버스는 없습니다.

쉽게 깨지는 강화유리로 된 창문이 있으면 비상구를 설치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예외규정 때문입니다.

그러나 짙은 선팅이 문제입니다.

비상시 탈출구로 쓰여야 할 창문은 이렇게 차량 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짙게 선팅이 돼있습니다.

<인터뷰> 김필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강화유리는 충격을 받게 되면 유리 조각이 통째로 떨어지기 때문에 여성들도 쉽게 깰 수가 있습니다. 썬팅 재료를 입히면 조각이 나지 않고 통으로 붙어있게 됩니다. 그러니까 좀 더 많은 에너지를 가해야 깰 수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버스가 옆으로 넘어졌을 때를 대비해 차량 지붕에까지 탈출구를 만들도록 하고 있습니다 .

졸음 운전을 부르는 버스 기사의 장시간 운전과 피로 누적도 여전합니다.

<녹취> 버스 기사(음성변조) : "이 좁은 통로라도 저희들은 수면을 취합니다. 깔고 쪽잠을 자는거죠."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버스 사고를 막기 위해서 안전 규정을 강화하는 조치가 시급합니다.

KBS 뉴스 옥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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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긴급 점검] 사고 무방비 관광버스…“비상 망치 몰라요”
    • 입력 2016-10-15 21:06:38
    • 수정2016-10-17 09:56:53
    뉴스 9
<앵커 멘트> 이번 사고는, 승객들이 불이난 버스에서 탈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인명 피해가 컸는데요. KBS가 긴급 점검해봤더니, 다른 관광버스들도 같은 상황에 처할 경우 대처하기 어려운 상태로 운행되고 있었습니다. 옥유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단풍 관광객들이 몰리는 가을철. 승객을 가득 실은 버스들이 고속도로를 달립니다. 관광버스에서 화재 등 비상 상황이 일어나면 과연 잘 대처할 수 있을까? 버스에 올라봤습니다. 탈출에 가장 먼저 필요한 건 유리창을 깨기 위한 비상용 망치. 이중으로 설치된 커튼 때문에 비상용 망치를 찾기 어렵습니다. <녹취> 버스 기사(음성변조) : "있거든요, 이렇게. 손님들이 잘 모르지 이렇게 해놔서." 승객들 역시 비상용 망치의 위치를 모릅니다. <녹취> 버스 승객(음성변조) : "(비상 망치 어디 어디 있는지 아세요?) 몰라요. 버스 타면 그런 얘기 안 해주더라고요." 야광 표시도 없어서 밤에는 더욱 찾기 어렵습니다. <녹취> 버스 기사(음성변조) : "뭐가 어디 있다고 손님들한테 다 설명하고 태워야 하나. 버스 타면 안전벨트 매라고 방송하잖아요. 그거면 되는거지." 초기 진화에 필수적인 소화기는 꺼내기 조차 쉽지 않습니다. <녹취> 버스 기사(음성변조) : "사고 났는데 언제 이걸 찾아서 꺼내냐고." 출입문이 막힐 때를 대비해서 비상구 설치가 의무화 돼있지만 비상구가 있는 관광버스는 없습니다. 쉽게 깨지는 강화유리로 된 창문이 있으면 비상구를 설치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예외규정 때문입니다. 그러나 짙은 선팅이 문제입니다. 비상시 탈출구로 쓰여야 할 창문은 이렇게 차량 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짙게 선팅이 돼있습니다. <인터뷰> 김필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강화유리는 충격을 받게 되면 유리 조각이 통째로 떨어지기 때문에 여성들도 쉽게 깰 수가 있습니다. 썬팅 재료를 입히면 조각이 나지 않고 통으로 붙어있게 됩니다. 그러니까 좀 더 많은 에너지를 가해야 깰 수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버스가 옆으로 넘어졌을 때를 대비해 차량 지붕에까지 탈출구를 만들도록 하고 있습니다 . 졸음 운전을 부르는 버스 기사의 장시간 운전과 피로 누적도 여전합니다. <녹취> 버스 기사(음성변조) : "이 좁은 통로라도 저희들은 수면을 취합니다. 깔고 쪽잠을 자는거죠."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버스 사고를 막기 위해서 안전 규정을 강화하는 조치가 시급합니다. KBS 뉴스 옥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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