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은] 北, 수해 복구 “마감 단계”…현실은 ‘막막’ 외

입력 2016.11.12 (08:03) 수정 2016.11.12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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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의 최근 소식을 알아보는 ‘요즘 북한은’입니다.

북한 당국은 큰 수해를 입은 함경북도 지역의 복구 작업이 속도를 내며 마감 단계에 들어갔다며 연일 선전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국제 구호단체가 촬영한 현지의 실상은 이 같은 선전과는 사뭇 다릅니다.

추위까지 맞이한 피해 지역 주민들의 고통은 얼마나 클까요? 함께 보시죠.

<리포트>

한창 굴착기 작업 중인 건설 현장.

한 쪽에 마련된 게시판을 사람들이 모여 보고 있습니다.

수해 복구에 동원된 군인들이 직접 그린 그림들을 전시한 건데요.

<녹취> 류경섭(군인) : "우리 군인들 속에서 자기들의 이 전투와 생활을 진실하게 담은 연필화들과 전투 소묘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복구 작업에 땀 흘리고, 집 걱정을 하지 말라고 장담하는 모습 등 수해 복구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내용의 선전화들입니다.

하지만 최근 국제 구호단체가 촬영한 수해 현장은 이와는 딴판입니다.

국제적십자사가 세운 수재민용 천막.

천막 안 세간이라곤 담요 몇 장 뿐, 나뭇가지로 아궁이를 덥힙니다.

<녹취> 크리스 스테인(국제 적십자사 관계자) : "한겨울이 되면 이 지역은 영하 30도 아래로 기온이 떨어집니다. 가혹한 상황이죠. 그렇기 때문에 수재민들의 거처 해결을 위한 보다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변변한 보호 장비도 없이 공사에 동원된 주민들은 귀리죽으로 허기진 배를 채웁니다.

추위를 피하기 위해 아직 건설 중인 주택에 무단으로 들어가 사는 수재민도 적지 않다는 대북매체들의 전언도 있었는데요.

<녹취> 조선중앙TV : "이들이 맡은 살림집 공사는 지금 마감단계에서 힘 있게 추진되고 있습니다."

복구 작업이 거의 마감 단계라는 북한 TV의 선전과는 대비되는 상황.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날 것을 알면서도 북한 당국이 국제 구호단체의 촬영을 허가한 것은 그만큼 국제사회의 지원을 바라기 때문일 텐데요.

정작 북한 당국은 수해지역에 장비와 자본을 집중 투입하지도 않으면서 대내 매체를 통해 김정은이 지원품을 보냈다고 선전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청년 세대 주인공’ 뮤지컬 잇단 개막…이유는?

<앵커 멘트>

북한 당국은 지난 해부터 건설한 백두산 발전소들을 김정은의 대표적인 치적으로 선전하고 있는데요.

올 들어 이를 미화하는 뮤지컬도 잇따라 막을 올리고 있습니다.

특히 이 뮤지컬들은 북한의 청년 세대를 겨냥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평양에서 최근 장기 공연중인 뮤지컬부터 함께 보실까요?

<리포트>

배우들이 붉은 천을 휘두르며 타오르는 불꽃을 표현합니다.

<녹취> "타오르라 우등불아~~"

혹한 속에서 작업을 하다 쓰러진 청년이 동료들의 체온에 힘입어 다시 일어섭니다.

석 달 넘게 평양에서 공연 중인 북한 뮤지컬, ‘청춘의 자서전’입니다.

<녹취> "우리 앞날 찬란하다 희망 넘친 청년강국"

백두산 발전소 건설에 동원된 북한 청년들의 이야기를 다뤘는데요.

북한 당국은 백두산에 새로 건설한 세 곳의 발전소를 김정은 시대 속도전의 상징으로 선전해 왔습니다.

북한 TV는 ‘청춘의 자서전’ 제작의 뒷이야기도 따로 제작해 방송했는데요.

<녹취> 김웅삼(만수대예술단 배우) : "돌격대 생활을 직접 체험하지 못한 저로서 대본도 수십 번 읽어보고 백두 청춘들의 실화 이야기를 들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실제로 얼음이 깨지는 것처럼 보이는 스크린, 모래로 그림을 그리는 샌드아트 등 다양한 공연 기법도 눈길을 끕니다.

화면에 김정은이 나오자 관객들이 기립 박수를 치는 모습은 이 공연의 취지를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녹취> 림수일(관객) : "공연을 본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백두산 영웅청년돌격대원들의 투쟁을 목격한 체험자 같은 심정이었고..."

<녹취> "가리라 가리라"

올해 상반기에도 같은 소재를 다룬 또 다른 뮤지컬 ‘백두의 청춘들’이 평양에서 공연됐습니다.

북한 당국은 특히 청년들의 관람을 독려하고 있는데요.

이들 공연은 발전소 속도전에 따른 누수나 인명 피해는 외면한 채 김정은 체제의 핵심 동력으로 평가받는 북한 청년 세대의 희생과 노력 동원 동참만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요즘 북한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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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북한은] 北, 수해 복구 “마감 단계”…현실은 ‘막막’ 외
    • 입력 2016-11-12 08:35:37
    • 수정2016-11-12 13: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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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의 최근 소식을 알아보는 ‘요즘 북한은’입니다.

북한 당국은 큰 수해를 입은 함경북도 지역의 복구 작업이 속도를 내며 마감 단계에 들어갔다며 연일 선전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국제 구호단체가 촬영한 현지의 실상은 이 같은 선전과는 사뭇 다릅니다.

추위까지 맞이한 피해 지역 주민들의 고통은 얼마나 클까요? 함께 보시죠.

<리포트>

한창 굴착기 작업 중인 건설 현장.

한 쪽에 마련된 게시판을 사람들이 모여 보고 있습니다.

수해 복구에 동원된 군인들이 직접 그린 그림들을 전시한 건데요.

<녹취> 류경섭(군인) : "우리 군인들 속에서 자기들의 이 전투와 생활을 진실하게 담은 연필화들과 전투 소묘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복구 작업에 땀 흘리고, 집 걱정을 하지 말라고 장담하는 모습 등 수해 복구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내용의 선전화들입니다.

하지만 최근 국제 구호단체가 촬영한 수해 현장은 이와는 딴판입니다.

국제적십자사가 세운 수재민용 천막.

천막 안 세간이라곤 담요 몇 장 뿐, 나뭇가지로 아궁이를 덥힙니다.

<녹취> 크리스 스테인(국제 적십자사 관계자) : "한겨울이 되면 이 지역은 영하 30도 아래로 기온이 떨어집니다. 가혹한 상황이죠. 그렇기 때문에 수재민들의 거처 해결을 위한 보다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변변한 보호 장비도 없이 공사에 동원된 주민들은 귀리죽으로 허기진 배를 채웁니다.

추위를 피하기 위해 아직 건설 중인 주택에 무단으로 들어가 사는 수재민도 적지 않다는 대북매체들의 전언도 있었는데요.

<녹취> 조선중앙TV : "이들이 맡은 살림집 공사는 지금 마감단계에서 힘 있게 추진되고 있습니다."

복구 작업이 거의 마감 단계라는 북한 TV의 선전과는 대비되는 상황.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날 것을 알면서도 북한 당국이 국제 구호단체의 촬영을 허가한 것은 그만큼 국제사회의 지원을 바라기 때문일 텐데요.

정작 북한 당국은 수해지역에 장비와 자본을 집중 투입하지도 않으면서 대내 매체를 통해 김정은이 지원품을 보냈다고 선전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청년 세대 주인공’ 뮤지컬 잇단 개막…이유는?

<앵커 멘트>

북한 당국은 지난 해부터 건설한 백두산 발전소들을 김정은의 대표적인 치적으로 선전하고 있는데요.

올 들어 이를 미화하는 뮤지컬도 잇따라 막을 올리고 있습니다.

특히 이 뮤지컬들은 북한의 청년 세대를 겨냥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평양에서 최근 장기 공연중인 뮤지컬부터 함께 보실까요?

<리포트>

배우들이 붉은 천을 휘두르며 타오르는 불꽃을 표현합니다.

<녹취> "타오르라 우등불아~~"

혹한 속에서 작업을 하다 쓰러진 청년이 동료들의 체온에 힘입어 다시 일어섭니다.

석 달 넘게 평양에서 공연 중인 북한 뮤지컬, ‘청춘의 자서전’입니다.

<녹취> "우리 앞날 찬란하다 희망 넘친 청년강국"

백두산 발전소 건설에 동원된 북한 청년들의 이야기를 다뤘는데요.

북한 당국은 백두산에 새로 건설한 세 곳의 발전소를 김정은 시대 속도전의 상징으로 선전해 왔습니다.

북한 TV는 ‘청춘의 자서전’ 제작의 뒷이야기도 따로 제작해 방송했는데요.

<녹취> 김웅삼(만수대예술단 배우) : "돌격대 생활을 직접 체험하지 못한 저로서 대본도 수십 번 읽어보고 백두 청춘들의 실화 이야기를 들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실제로 얼음이 깨지는 것처럼 보이는 스크린, 모래로 그림을 그리는 샌드아트 등 다양한 공연 기법도 눈길을 끕니다.

화면에 김정은이 나오자 관객들이 기립 박수를 치는 모습은 이 공연의 취지를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녹취> 림수일(관객) : "공연을 본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백두산 영웅청년돌격대원들의 투쟁을 목격한 체험자 같은 심정이었고..."

<녹취> "가리라 가리라"

올해 상반기에도 같은 소재를 다룬 또 다른 뮤지컬 ‘백두의 청춘들’이 평양에서 공연됐습니다.

북한 당국은 특히 청년들의 관람을 독려하고 있는데요.

이들 공연은 발전소 속도전에 따른 누수나 인명 피해는 외면한 채 김정은 체제의 핵심 동력으로 평가받는 북한 청년 세대의 희생과 노력 동원 동참만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요즘 북한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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