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건강 톡톡] 아름다운 생명 나눔 ‘장기 기증’

입력 2016.12.06 (08:47) 수정 2016.12.06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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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주 건강 톡톡 시간에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많은데, 정작 장기기증률은 매우 낮다는 소식 전해드렸죠.

이번 주는 '간절히 그 날'만을 기다리다 기적적으로 장기를 받은 사람과, 그리고 기증을 서약한 사람들의 이야길 통해 아름다운 생명나눔, 장기기증에 대해 더 알아보는 시간 갖겠습니다.

<질문>
박 기자, 이번 주엔 기적적으로 장기를 이식받은 분을 만나보셨다고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지난주에 언급했듯이 심장은요,

인간에게 단 하나만 있기 때문에 유일하게 뇌사자로부터만 받을 수 있는 장기인데요.

심장 이식을 받고 새 생명을 얻은 성악가를 제가 직접 만나봤습니다.

성악가 임해철씨인데요,

지난 2009년, 심장근육이 늘어지는, 확장성 심근병증을 진단받은 사람이라곤 믿기지 않는 모습입니다.

당시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을 정도로 힘이 들어 이식대기자 등록을 했는데 기다리는 하루하루가 고역이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임해철(2011년 심장이식수술 성악가) : "심장이식은 어떤 분이 하늘나라를 가셔야만 저희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기다리면서도 좀 죄스러운 마음을 한편으로는 가지게 됩니다. 어떤 분의 불행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참 힘든 기다림이었습니다."

다행히 기적적으로 지난 2011년에 뇌사자로부터 심장을 기증받았고, 지금까지 5년 반 넘도록 공연을 포함한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새 생명의 산 증인인 셈입니다.

<인터뷰> 임해철(2011년 심장이식수술 성악가) : "이미 나는 무덤 속에 흙으로 돌아갔어야 하는데 이런 현대의학의 도움으로 기증이라는 걸 받아서.. 내가 지금 숨을 쉬고 있다는 것이 그저 감사했고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를 때에는 내가 노래를 부르고 있구나 생각하면서..."

<질문>
이렇게 장기를 받은 사람은 이야길 들으니 정말 감격스러운데, 한편 뇌사자를 기증하는 가족들의 심정은 오죽할까 싶어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소중한 사람을 죽음으로 떠나보내는 것도 슬픈 상황에서 장기기증을 생각하기는 정말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을 뇌사 기증하고, 본인도 뇌사기증 서약한 임귀녀씨를 제가 만나봤습니다.

임귀녀 씨의 아들은 지난 2014년, 마흔 한 살의 나이에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뇌사판정을 받았습니다.

평소 장기기증 이야기를 했던 아들의 뜻을 이어받아, 아들의 안구와 간 등을 기증했습니다.

<인터뷰> 임귀녀(뇌사 장기기증 서약자) : "네 명이라고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그냥 사람들은 뭐 그 숫자를 많이 물어보는데 저는 안 물어봤어요. 마음도 아팠고// 기증한다는 거에 대해서는 두려움은 없었어요. 그냥 항상 우리 아들이 이야기했기 때문에..."

뇌사 기증을 한 아들에겐 딸이 있는데요,

그러니까 할머니에겐 손녀인거죠.

9살 손녀가 할머니에게 메신저로 보낸 사진입니다.

'별이 된 우리 아빠'라고 쓰인 별 장식인데요.

거기엔 아빠는 하늘의 별이 되고, 땅의 누군가에겐 생명이 됐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손녀도 나이가 되면 장기기증 서약을 하겠다고 했고요, 이미 할머니는 뇌사 장기기증은 물론 아들처럼 안구기증까지 추가한 상태입니다.

<인터뷰> 임귀녀(뇌사 장기기증 서약자) : "그냥 다 죽음 앞에 있는 사람들이잖아요. 그런데 한 사람은 죽고 한 사람은 그걸 이식을 받으면 사는 거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면 두려움 없을 것 같아요. 누군가 내 장기를 이식받아서 그 사람이 또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으니까 그냥 죽는 것보다는 누군가에게 정말 생명의 씨앗을 이어주고…."

<질문>
정말 생명나눔의 아름다운 현장을 본 것 같은데요 이런 기증문화가 사회 전반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답변>
현대의학의 눈부신 발전 덕에 장기이식 성공률,그러니까, 이식 후 10년 생존율이 80%를 넘는데요,

이런 의학의 발달과 함께 반드시 동반돼야 할게 사회적 인식의 변화입니다.

무엇보다 장기기증에 대해서 생각을 전혀 안 해본 분들이 태반일 겁니다.

실제로 뇌사자의 가족 입장에선 기증하고 싶어도, 현재 뇌사자가 과연 생전에 이 결정을 원했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그래서 한 번쯤 생각해볼 기회의 장이 필요하고요.

가족들끼리 이야기할 때 내가 평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주변에서 알고 있으면 훨씬 좋겠죠. 뿐만 아니라 뇌사 기증자에 대한 사회적 예우도 절실한데요.

전문가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 하종원(한국장기기증원 이사장) : "진짜 국가가 이걸 존중해주고 사회가 이것을 명예롭게 생각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 때 기증했던 분의 유가족들도 자긍심을 느낄 것이고 우리도 언젠가 또는 우리 가족 중에서도 누군가 일이 있을 때 우리도 이렇게 해야겠구나 하는 교육을 할 수 있도록..."

<기자 멘트>

정말 사회적으로 뇌사 기증한 분들에 대한 명예를 지켜줄 수 있을 때 아름다운 생명 나눔은 지속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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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분 건강 톡톡] 아름다운 생명 나눔 ‘장기 기증’
    • 입력 2016-12-06 08:49:28
    • 수정2016-12-06 13: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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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주 건강 톡톡 시간에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많은데, 정작 장기기증률은 매우 낮다는 소식 전해드렸죠.

이번 주는 '간절히 그 날'만을 기다리다 기적적으로 장기를 받은 사람과, 그리고 기증을 서약한 사람들의 이야길 통해 아름다운 생명나눔, 장기기증에 대해 더 알아보는 시간 갖겠습니다.

<질문>
박 기자, 이번 주엔 기적적으로 장기를 이식받은 분을 만나보셨다고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지난주에 언급했듯이 심장은요,

인간에게 단 하나만 있기 때문에 유일하게 뇌사자로부터만 받을 수 있는 장기인데요.

심장 이식을 받고 새 생명을 얻은 성악가를 제가 직접 만나봤습니다.

성악가 임해철씨인데요,

지난 2009년, 심장근육이 늘어지는, 확장성 심근병증을 진단받은 사람이라곤 믿기지 않는 모습입니다.

당시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을 정도로 힘이 들어 이식대기자 등록을 했는데 기다리는 하루하루가 고역이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임해철(2011년 심장이식수술 성악가) : "심장이식은 어떤 분이 하늘나라를 가셔야만 저희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기다리면서도 좀 죄스러운 마음을 한편으로는 가지게 됩니다. 어떤 분의 불행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참 힘든 기다림이었습니다."

다행히 기적적으로 지난 2011년에 뇌사자로부터 심장을 기증받았고, 지금까지 5년 반 넘도록 공연을 포함한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새 생명의 산 증인인 셈입니다.

<인터뷰> 임해철(2011년 심장이식수술 성악가) : "이미 나는 무덤 속에 흙으로 돌아갔어야 하는데 이런 현대의학의 도움으로 기증이라는 걸 받아서.. 내가 지금 숨을 쉬고 있다는 것이 그저 감사했고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를 때에는 내가 노래를 부르고 있구나 생각하면서..."

<질문>
이렇게 장기를 받은 사람은 이야길 들으니 정말 감격스러운데, 한편 뇌사자를 기증하는 가족들의 심정은 오죽할까 싶어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소중한 사람을 죽음으로 떠나보내는 것도 슬픈 상황에서 장기기증을 생각하기는 정말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을 뇌사 기증하고, 본인도 뇌사기증 서약한 임귀녀씨를 제가 만나봤습니다.

임귀녀 씨의 아들은 지난 2014년, 마흔 한 살의 나이에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뇌사판정을 받았습니다.

평소 장기기증 이야기를 했던 아들의 뜻을 이어받아, 아들의 안구와 간 등을 기증했습니다.

<인터뷰> 임귀녀(뇌사 장기기증 서약자) : "네 명이라고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그냥 사람들은 뭐 그 숫자를 많이 물어보는데 저는 안 물어봤어요. 마음도 아팠고// 기증한다는 거에 대해서는 두려움은 없었어요. 그냥 항상 우리 아들이 이야기했기 때문에..."

뇌사 기증을 한 아들에겐 딸이 있는데요,

그러니까 할머니에겐 손녀인거죠.

9살 손녀가 할머니에게 메신저로 보낸 사진입니다.

'별이 된 우리 아빠'라고 쓰인 별 장식인데요.

거기엔 아빠는 하늘의 별이 되고, 땅의 누군가에겐 생명이 됐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손녀도 나이가 되면 장기기증 서약을 하겠다고 했고요, 이미 할머니는 뇌사 장기기증은 물론 아들처럼 안구기증까지 추가한 상태입니다.

<인터뷰> 임귀녀(뇌사 장기기증 서약자) : "그냥 다 죽음 앞에 있는 사람들이잖아요. 그런데 한 사람은 죽고 한 사람은 그걸 이식을 받으면 사는 거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면 두려움 없을 것 같아요. 누군가 내 장기를 이식받아서 그 사람이 또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으니까 그냥 죽는 것보다는 누군가에게 정말 생명의 씨앗을 이어주고…."

<질문>
정말 생명나눔의 아름다운 현장을 본 것 같은데요 이런 기증문화가 사회 전반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답변>
현대의학의 눈부신 발전 덕에 장기이식 성공률,그러니까, 이식 후 10년 생존율이 80%를 넘는데요,

이런 의학의 발달과 함께 반드시 동반돼야 할게 사회적 인식의 변화입니다.

무엇보다 장기기증에 대해서 생각을 전혀 안 해본 분들이 태반일 겁니다.

실제로 뇌사자의 가족 입장에선 기증하고 싶어도, 현재 뇌사자가 과연 생전에 이 결정을 원했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그래서 한 번쯤 생각해볼 기회의 장이 필요하고요.

가족들끼리 이야기할 때 내가 평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주변에서 알고 있으면 훨씬 좋겠죠. 뿐만 아니라 뇌사 기증자에 대한 사회적 예우도 절실한데요.

전문가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 하종원(한국장기기증원 이사장) : "진짜 국가가 이걸 존중해주고 사회가 이것을 명예롭게 생각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 때 기증했던 분의 유가족들도 자긍심을 느낄 것이고 우리도 언젠가 또는 우리 가족 중에서도 누군가 일이 있을 때 우리도 이렇게 해야겠구나 하는 교육을 할 수 있도록..."

<기자 멘트>

정말 사회적으로 뇌사 기증한 분들에 대한 명예를 지켜줄 수 있을 때 아름다운 생명 나눔은 지속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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