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인력시장도 일감 ‘뚝’…혹독한 겨울 되나?

입력 2016.12.15 (21:19) 수정 2016.12.15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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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9시뉴스는 오늘(15일)부터, 경기침체로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층들의 생활상을 집중 조명합니다.

첫 순서로 오늘(15일)은 하루벌이로 생계를 유지하는 일용직 근로자들의 실상을 들여다 보겠는데요,

요즘엔 겨울철 비수기까지 겹쳐, 더욱 고단한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른 새벽, 서울 인력 시장에 나온 일용직 근로자들을 오승목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어둠이 짙게 깔린 새벽 5시, 일감을 찾아 나선 근로자들이 하나둘 천막으로 모여듭니다.

<녹취> "(춥지 않으세요?) 춥죠. (안에 뭐 입으셨어요?) 내복 입었지..."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영하 8도의 날씨.

삼삼오오 난로 가에 모여 언 손을 녹이고, 따듯한 차로 추위를 달래봅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수시로 드나들며 일감이 나왔는지를 살핍니다.

<녹취> 김진원(일용직 근로자) : "지금 어디로 나간다고 장담은 못해요. 사방으로 흩어지니까 몰라요. 어디로 가는지."

천막 옆 가게를 찾아 서둘러 목도리와 장갑으로 무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녹취> 김인식(노점상) : "작업복도 팔고요. 연장 이런거 팔아요. 많이 사가요. 여기서 준비해 가지고 일하러 들어가니까..."

이곳 인력 시장을 찾은 일용직 근로자는 하루 170명 정도 됩니다.

지난해 이맘때보다도 50명 정도가 더 늘었습니다.

구직자가 늘면서 일감 경쟁이 그만큼 더 치열해 진 겁니다.

<인터뷰> 박종국(건설근로자 취업지원센터) : "경기 좋을 때는 개인 인맥 통해서 일자리를 많이 찾아다니지만, 경기 어려워질수록 새벽 인력 시장 와서 일자리 찾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얼어붙은 경기에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요즘엔 10년 이상 건설 현장을 누빈 숙련공들도 일감 찾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일주일에 사흘 정도만 일감을 얻어도 다행입니다.

<인터뷰> 일용직 근로자 : "가을만 해도 4, 5일은 나갔는데 지금 겨울 되니까 3, 4일 나가기도 사실 힘들어요."

<녹취> 일용직 근로자(음성 변조) : "요즘에는 없어요. 일이. 콘크리트가 얼어붙으니까. 땅을 안파요."

<녹취> "(차가) 저기 있으니까 다 데리고 가세요."

드디어 근로자들을 태울 차량들이 도착하고, 일감을 찾은 사람들과 남는 사람들의 희비가 엇갈립니다.

<녹취> "빨리 타, 뭐해 얼른, 문 닫을게요."

구직자 170여 명 중 100여 명은 현장으로 출발했고, 나머지 70여 명은 오늘(15일)도 허탕입니다.

결국 이들중 상당수는 심야 식당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녹취> 일용직 근로자(음성 변조) : "우리가 술 한 잔씩 하고 아침에 나왔다가 그냥 집으로 들어가고, 겨울에는 진짜 한 200(만 원) 벌기 진짜 힘듭니다."

운좋게 건설현장에 투입되더라도 추운 날씨는 고역입니다.

옥상에 불어오는 칼바람을 참아내며, 키보다 큰 철근을 조심스레 나릅니다.

곁불을 쬐기도 잠시, 건물 뼈대 만들기를 반복하며 하루 9시간을 꼬박 일합니다.

<녹취> 일용직 근로자(음성 변조) : "새벽에 나왔다가 어두컴컴해지면 집에 들어가고 또 다음날 새벽에 나올 준비를 해야 되니까 퇴근하면 밥 먹고 자기 바빠요."

하루 벌어 생계를 유지하는 일용직 건설 근로자는 150만 명.

어두운 경기 전망은 이들의 더욱 힘겨운 겨울나기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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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인력시장도 일감 ‘뚝’…혹독한 겨울 되나?
    • 입력 2016-12-15 21:23:01
    • 수정2016-12-15 22: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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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9시뉴스는 오늘(15일)부터, 경기침체로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층들의 생활상을 집중 조명합니다.

첫 순서로 오늘(15일)은 하루벌이로 생계를 유지하는 일용직 근로자들의 실상을 들여다 보겠는데요,

요즘엔 겨울철 비수기까지 겹쳐, 더욱 고단한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른 새벽, 서울 인력 시장에 나온 일용직 근로자들을 오승목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어둠이 짙게 깔린 새벽 5시, 일감을 찾아 나선 근로자들이 하나둘 천막으로 모여듭니다.

<녹취> "(춥지 않으세요?) 춥죠. (안에 뭐 입으셨어요?) 내복 입었지..."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영하 8도의 날씨.

삼삼오오 난로 가에 모여 언 손을 녹이고, 따듯한 차로 추위를 달래봅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수시로 드나들며 일감이 나왔는지를 살핍니다.

<녹취> 김진원(일용직 근로자) : "지금 어디로 나간다고 장담은 못해요. 사방으로 흩어지니까 몰라요. 어디로 가는지."

천막 옆 가게를 찾아 서둘러 목도리와 장갑으로 무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녹취> 김인식(노점상) : "작업복도 팔고요. 연장 이런거 팔아요. 많이 사가요. 여기서 준비해 가지고 일하러 들어가니까..."

이곳 인력 시장을 찾은 일용직 근로자는 하루 170명 정도 됩니다.

지난해 이맘때보다도 50명 정도가 더 늘었습니다.

구직자가 늘면서 일감 경쟁이 그만큼 더 치열해 진 겁니다.

<인터뷰> 박종국(건설근로자 취업지원센터) : "경기 좋을 때는 개인 인맥 통해서 일자리를 많이 찾아다니지만, 경기 어려워질수록 새벽 인력 시장 와서 일자리 찾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얼어붙은 경기에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요즘엔 10년 이상 건설 현장을 누빈 숙련공들도 일감 찾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일주일에 사흘 정도만 일감을 얻어도 다행입니다.

<인터뷰> 일용직 근로자 : "가을만 해도 4, 5일은 나갔는데 지금 겨울 되니까 3, 4일 나가기도 사실 힘들어요."

<녹취> 일용직 근로자(음성 변조) : "요즘에는 없어요. 일이. 콘크리트가 얼어붙으니까. 땅을 안파요."

<녹취> "(차가) 저기 있으니까 다 데리고 가세요."

드디어 근로자들을 태울 차량들이 도착하고, 일감을 찾은 사람들과 남는 사람들의 희비가 엇갈립니다.

<녹취> "빨리 타, 뭐해 얼른, 문 닫을게요."

구직자 170여 명 중 100여 명은 현장으로 출발했고, 나머지 70여 명은 오늘(15일)도 허탕입니다.

결국 이들중 상당수는 심야 식당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녹취> 일용직 근로자(음성 변조) : "우리가 술 한 잔씩 하고 아침에 나왔다가 그냥 집으로 들어가고, 겨울에는 진짜 한 200(만 원) 벌기 진짜 힘듭니다."

운좋게 건설현장에 투입되더라도 추운 날씨는 고역입니다.

옥상에 불어오는 칼바람을 참아내며, 키보다 큰 철근을 조심스레 나릅니다.

곁불을 쬐기도 잠시, 건물 뼈대 만들기를 반복하며 하루 9시간을 꼬박 일합니다.

<녹취> 일용직 근로자(음성 변조) : "새벽에 나왔다가 어두컴컴해지면 집에 들어가고 또 다음날 새벽에 나올 준비를 해야 되니까 퇴근하면 밥 먹고 자기 바빠요."

하루 벌어 생계를 유지하는 일용직 건설 근로자는 150만 명.

어두운 경기 전망은 이들의 더욱 힘겨운 겨울나기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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