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뿌리째 흔들리는 전통시장
입력 2016.12.24 (21:21)
수정 2016.12.25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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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소득은 그대론데 물가는 계속 올라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전통시장들도 어느 해보다 매서운 불황의 한파를 맞고 있습니다.
예년과 달리 연말특수도 사라졌다고 하는데요.
외환위기 때보다 더 힘들다고 호소하는 시장 상인들을, 변기성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성탄절을 앞둔 전통시장.
<녹취> "멸치 2만 원짜리 만원에 드려요."
반값에 판다고 목청을 돋워보지만 손님들의 지갑은 쉽게 열기지 않습니다.
장 보러 나온 주부도 선뜻 마음을 정하지 못합니다.
<인터뷰> 정정분(서울시 신월동) : "(돈을) 사용을 좀 못하는 편이죠. 모든 게 물가가 비싸니까..."
겨울 한 철 장사인 내복은 올해 신상품까지 벌써 대폭 할인에 들어갔습니다.
<녹취> 시장 상인 : "내복 가게는 12월이 꽃이거든요. 그런데 12월이 (장사가) 안됐으니까. 우리는 40% (할인)했어요. 신제품부터 다."
손님이 몰리기 시작하는 오후 2시,
이웃한 야채가게와 쌀가게 2곳에 1시간 동안 손님이 얼마나 오는지 지켜봤습니다.
물건을 사간 손님은 야채가게엔 3명, 쌀가게엔 1명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양선(야채가게 운영) : "작년에 100원 벌었으면 지금 한 60, 70원. 30~40% 줄었다고 보면 되죠."
장사는 안 돼도 혹시 손님이 올 수도 있어서 가게를 비울 수는 없습니다.
가게를 지키며 배달시켜 먹는 늦은 점심, 한 끼 5천 원 하던 한식 백반이 얼마 전에 7천 원으로 올랐습니다.
<녹취> 시장 상인 : "집사람이랑 같이 일을 하니까 밥을 안시켜먹을 수가 없으니까, 저녁은 간단하게 그냥 대충 때우고."
시장 상인들의 경영난은 주변 상권 전반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시장 상인들을 상대하는 배달 전문점.
<인터뷰> 박현호(시장 식당 운영) : "전에는 두 그릇 세 그릇씩 나갔는데 사장들이 직원 없이 사장이 혼자서 가게 운영하는 경우도 많아서 배달도 많이 줄었고요."
이런 식당들에 해물을 대는 생선가게.
<인터뷰> 심준구(생선가게 운영) : "식당이 그전에는 줄 서서 먹고 그랬거든요. 근데 요새는 전혀 그런 거 없어요."
생선가게와 거래하는 냉장설비 업체.
<인터뷰> 송기문(냉장설비 업체 운영) : "사실 IMF 때보다 지금이 더 어려운 것 같고 그것도 뭐 5~6배 이상 더 어려움을 다들 호소하니까"
옆집 사장이 문을 닫고 떠나는 게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멀쩡한 새 옷에 '점포정리' 딱지가 붙었고, 장사를 접은 점포에는 상인이 앉던 의자가 썰렁하게 맨바닥에 나뒹굽니다.
그나마 사람들이 자주 다니는 중앙통로 주변에는 이렇게 장사를 다 하고 있지만 살짝만 뒷길로 빠지면 문을 닫은 곳이 태반입니다.
<녹취> 시장 상인 : "시장 안을 돌아보라고. 3일간 개시 못 한 데가 많고 장사하다가 진짜로 야반도주한 사람도 있어 빚에 허덕여서..."
가뜩이나 길어지는 경기침체에 정치적 소용돌이와 조류 인플루엔자 사태까지 겹치면서 서민경제의 버팀목인 전통시장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변기성입니다.
소득은 그대론데 물가는 계속 올라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전통시장들도 어느 해보다 매서운 불황의 한파를 맞고 있습니다.
예년과 달리 연말특수도 사라졌다고 하는데요.
외환위기 때보다 더 힘들다고 호소하는 시장 상인들을, 변기성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성탄절을 앞둔 전통시장.
<녹취> "멸치 2만 원짜리 만원에 드려요."
반값에 판다고 목청을 돋워보지만 손님들의 지갑은 쉽게 열기지 않습니다.
장 보러 나온 주부도 선뜻 마음을 정하지 못합니다.
<인터뷰> 정정분(서울시 신월동) : "(돈을) 사용을 좀 못하는 편이죠. 모든 게 물가가 비싸니까..."
겨울 한 철 장사인 내복은 올해 신상품까지 벌써 대폭 할인에 들어갔습니다.
<녹취> 시장 상인 : "내복 가게는 12월이 꽃이거든요. 그런데 12월이 (장사가) 안됐으니까. 우리는 40% (할인)했어요. 신제품부터 다."
손님이 몰리기 시작하는 오후 2시,
이웃한 야채가게와 쌀가게 2곳에 1시간 동안 손님이 얼마나 오는지 지켜봤습니다.
물건을 사간 손님은 야채가게엔 3명, 쌀가게엔 1명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양선(야채가게 운영) : "작년에 100원 벌었으면 지금 한 60, 70원. 30~40% 줄었다고 보면 되죠."
장사는 안 돼도 혹시 손님이 올 수도 있어서 가게를 비울 수는 없습니다.
가게를 지키며 배달시켜 먹는 늦은 점심, 한 끼 5천 원 하던 한식 백반이 얼마 전에 7천 원으로 올랐습니다.
<녹취> 시장 상인 : "집사람이랑 같이 일을 하니까 밥을 안시켜먹을 수가 없으니까, 저녁은 간단하게 그냥 대충 때우고."
시장 상인들의 경영난은 주변 상권 전반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시장 상인들을 상대하는 배달 전문점.
<인터뷰> 박현호(시장 식당 운영) : "전에는 두 그릇 세 그릇씩 나갔는데 사장들이 직원 없이 사장이 혼자서 가게 운영하는 경우도 많아서 배달도 많이 줄었고요."
이런 식당들에 해물을 대는 생선가게.
<인터뷰> 심준구(생선가게 운영) : "식당이 그전에는 줄 서서 먹고 그랬거든요. 근데 요새는 전혀 그런 거 없어요."
생선가게와 거래하는 냉장설비 업체.
<인터뷰> 송기문(냉장설비 업체 운영) : "사실 IMF 때보다 지금이 더 어려운 것 같고 그것도 뭐 5~6배 이상 더 어려움을 다들 호소하니까"
옆집 사장이 문을 닫고 떠나는 게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멀쩡한 새 옷에 '점포정리' 딱지가 붙었고, 장사를 접은 점포에는 상인이 앉던 의자가 썰렁하게 맨바닥에 나뒹굽니다.
그나마 사람들이 자주 다니는 중앙통로 주변에는 이렇게 장사를 다 하고 있지만 살짝만 뒷길로 빠지면 문을 닫은 곳이 태반입니다.
<녹취> 시장 상인 : "시장 안을 돌아보라고. 3일간 개시 못 한 데가 많고 장사하다가 진짜로 야반도주한 사람도 있어 빚에 허덕여서..."
가뜩이나 길어지는 경기침체에 정치적 소용돌이와 조류 인플루엔자 사태까지 겹치면서 서민경제의 버팀목인 전통시장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변기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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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파’에 뿌리째 흔들리는 전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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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6-12-24 21:22:08
- 수정2016-12-25 09:02:44

<앵커 멘트>
소득은 그대론데 물가는 계속 올라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전통시장들도 어느 해보다 매서운 불황의 한파를 맞고 있습니다.
예년과 달리 연말특수도 사라졌다고 하는데요.
외환위기 때보다 더 힘들다고 호소하는 시장 상인들을, 변기성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성탄절을 앞둔 전통시장.
<녹취> "멸치 2만 원짜리 만원에 드려요."
반값에 판다고 목청을 돋워보지만 손님들의 지갑은 쉽게 열기지 않습니다.
장 보러 나온 주부도 선뜻 마음을 정하지 못합니다.
<인터뷰> 정정분(서울시 신월동) : "(돈을) 사용을 좀 못하는 편이죠. 모든 게 물가가 비싸니까..."
겨울 한 철 장사인 내복은 올해 신상품까지 벌써 대폭 할인에 들어갔습니다.
<녹취> 시장 상인 : "내복 가게는 12월이 꽃이거든요. 그런데 12월이 (장사가) 안됐으니까. 우리는 40% (할인)했어요. 신제품부터 다."
손님이 몰리기 시작하는 오후 2시,
이웃한 야채가게와 쌀가게 2곳에 1시간 동안 손님이 얼마나 오는지 지켜봤습니다.
물건을 사간 손님은 야채가게엔 3명, 쌀가게엔 1명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양선(야채가게 운영) : "작년에 100원 벌었으면 지금 한 60, 70원. 30~40% 줄었다고 보면 되죠."
장사는 안 돼도 혹시 손님이 올 수도 있어서 가게를 비울 수는 없습니다.
가게를 지키며 배달시켜 먹는 늦은 점심, 한 끼 5천 원 하던 한식 백반이 얼마 전에 7천 원으로 올랐습니다.
<녹취> 시장 상인 : "집사람이랑 같이 일을 하니까 밥을 안시켜먹을 수가 없으니까, 저녁은 간단하게 그냥 대충 때우고."
시장 상인들의 경영난은 주변 상권 전반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시장 상인들을 상대하는 배달 전문점.
<인터뷰> 박현호(시장 식당 운영) : "전에는 두 그릇 세 그릇씩 나갔는데 사장들이 직원 없이 사장이 혼자서 가게 운영하는 경우도 많아서 배달도 많이 줄었고요."
이런 식당들에 해물을 대는 생선가게.
<인터뷰> 심준구(생선가게 운영) : "식당이 그전에는 줄 서서 먹고 그랬거든요. 근데 요새는 전혀 그런 거 없어요."
생선가게와 거래하는 냉장설비 업체.
<인터뷰> 송기문(냉장설비 업체 운영) : "사실 IMF 때보다 지금이 더 어려운 것 같고 그것도 뭐 5~6배 이상 더 어려움을 다들 호소하니까"
옆집 사장이 문을 닫고 떠나는 게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멀쩡한 새 옷에 '점포정리' 딱지가 붙었고, 장사를 접은 점포에는 상인이 앉던 의자가 썰렁하게 맨바닥에 나뒹굽니다.
그나마 사람들이 자주 다니는 중앙통로 주변에는 이렇게 장사를 다 하고 있지만 살짝만 뒷길로 빠지면 문을 닫은 곳이 태반입니다.
<녹취> 시장 상인 : "시장 안을 돌아보라고. 3일간 개시 못 한 데가 많고 장사하다가 진짜로 야반도주한 사람도 있어 빚에 허덕여서..."
가뜩이나 길어지는 경기침체에 정치적 소용돌이와 조류 인플루엔자 사태까지 겹치면서 서민경제의 버팀목인 전통시장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변기성입니다.
소득은 그대론데 물가는 계속 올라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전통시장들도 어느 해보다 매서운 불황의 한파를 맞고 있습니다.
예년과 달리 연말특수도 사라졌다고 하는데요.
외환위기 때보다 더 힘들다고 호소하는 시장 상인들을, 변기성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성탄절을 앞둔 전통시장.
<녹취> "멸치 2만 원짜리 만원에 드려요."
반값에 판다고 목청을 돋워보지만 손님들의 지갑은 쉽게 열기지 않습니다.
장 보러 나온 주부도 선뜻 마음을 정하지 못합니다.
<인터뷰> 정정분(서울시 신월동) : "(돈을) 사용을 좀 못하는 편이죠. 모든 게 물가가 비싸니까..."
겨울 한 철 장사인 내복은 올해 신상품까지 벌써 대폭 할인에 들어갔습니다.
<녹취> 시장 상인 : "내복 가게는 12월이 꽃이거든요. 그런데 12월이 (장사가) 안됐으니까. 우리는 40% (할인)했어요. 신제품부터 다."
손님이 몰리기 시작하는 오후 2시,
이웃한 야채가게와 쌀가게 2곳에 1시간 동안 손님이 얼마나 오는지 지켜봤습니다.
물건을 사간 손님은 야채가게엔 3명, 쌀가게엔 1명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양선(야채가게 운영) : "작년에 100원 벌었으면 지금 한 60, 70원. 30~40% 줄었다고 보면 되죠."
장사는 안 돼도 혹시 손님이 올 수도 있어서 가게를 비울 수는 없습니다.
가게를 지키며 배달시켜 먹는 늦은 점심, 한 끼 5천 원 하던 한식 백반이 얼마 전에 7천 원으로 올랐습니다.
<녹취> 시장 상인 : "집사람이랑 같이 일을 하니까 밥을 안시켜먹을 수가 없으니까, 저녁은 간단하게 그냥 대충 때우고."
시장 상인들의 경영난은 주변 상권 전반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시장 상인들을 상대하는 배달 전문점.
<인터뷰> 박현호(시장 식당 운영) : "전에는 두 그릇 세 그릇씩 나갔는데 사장들이 직원 없이 사장이 혼자서 가게 운영하는 경우도 많아서 배달도 많이 줄었고요."
이런 식당들에 해물을 대는 생선가게.
<인터뷰> 심준구(생선가게 운영) : "식당이 그전에는 줄 서서 먹고 그랬거든요. 근데 요새는 전혀 그런 거 없어요."
생선가게와 거래하는 냉장설비 업체.
<인터뷰> 송기문(냉장설비 업체 운영) : "사실 IMF 때보다 지금이 더 어려운 것 같고 그것도 뭐 5~6배 이상 더 어려움을 다들 호소하니까"
옆집 사장이 문을 닫고 떠나는 게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멀쩡한 새 옷에 '점포정리' 딱지가 붙었고, 장사를 접은 점포에는 상인이 앉던 의자가 썰렁하게 맨바닥에 나뒹굽니다.
그나마 사람들이 자주 다니는 중앙통로 주변에는 이렇게 장사를 다 하고 있지만 살짝만 뒷길로 빠지면 문을 닫은 곳이 태반입니다.
<녹취> 시장 상인 : "시장 안을 돌아보라고. 3일간 개시 못 한 데가 많고 장사하다가 진짜로 야반도주한 사람도 있어 빚에 허덕여서..."
가뜩이나 길어지는 경기침체에 정치적 소용돌이와 조류 인플루엔자 사태까지 겹치면서 서민경제의 버팀목인 전통시장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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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성 기자 byu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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