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설치 ‘충돌’

입력 2016.12.29 (08:14) 수정 2016.12.29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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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수요집회 천 회를 맞은 지난 2011년 12월14일, 건립했습니다.

높이 130cm, 치마저고리에 짧은 단발머리 모습인데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일본군에 끌려갔던 나이인 14살에서 16살 때를 나타낸 겁니다.

어제 부산의 일본 영사관 앞에서 시민단체와 대학생들이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하려다 이를 막으려는 구청, 경찰과 충돌을 빚었습니다.

시민단체 회원 10여 명이 연행됐고, 소녀상은 철거됐습니다.

이이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 소녀상을 설치하려는 시민단체와 이를 막으려는 경찰간에 벌어진 일입니다.

회원 13명이 현장에서 연행됐습니다.

<녹취> "손대지 마세요! 손대지 마시라구요!"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가 어제 오후 기습적으로 소녀상을 설치했고, 시민단체 회원과 경찰, 구청 공무원들의 대치 끝에 소녀상은 결국 설치 4시간 여 만에 철거됐습니다.

<인터뷰> 박희선(부산우리겨레하나되기 운동본부 회원) : "정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다는 게 주권 국가인가, 우리가. 이 나라가 어떤 나라인가 싶어요. 너무 참담합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소녀상 설치에 대해 일본에 대한 배려를 소홀히 하는 행위라며 구청에 설치를 막아줄 것을 요청했고, 부산 동구청도 소녀상은 도로법상 허가 시설물이 아니라는 이유로 불허 입장을 고수해 왔습니다.

<인터뷰> 김호연(동구청 안전도시과장) : "지금 저희들은 정당한 공무집행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지금 공무집행방해 행위입니다."

시민단체 회원들은 소녀상 반환을 요구하며 일본 영사관 앞에서 시국집회를 개최하는 등 소녀상 설치 운동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충돌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이슬입니다.

<기자 멘트>

어제는 한국과 일본 정부가 위안부 협상을 타결한 지 1년이 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합의 내용은 지금까지도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가 당시 군의 관여 하에 다수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깊은 상처를 입힌 문제로, 일본 정부는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습니다.

양국 정부는 이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었죠.

정부 간 합의 이후 화해치유재단이 설립됐는데, 일본이 여기에 10억 엔을 내놨습니다.

이 합의는 국내에서 큰 반발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진정성 있는 사과도, 법적 책임 인정도 없었다는 이유 등에서입니다.

더욱이, 이 합의에서는 소녀상 문제도 언급됐습니다.

합의 당시 일본 언론에서 한국 정부가 소녀상 이전을 요구하는 일본 정부의 의견을 수용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보도 이후, 대학생들은 서울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옆에 비닐 천막을 치고 1년 째 노숙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소녀상이 기습적으로 철거나 이전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의 만행과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동시에 한일 양국의 외교 관계까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존재가 됐습니다.

소녀상 건립은 전국으로 확산돼, 현재 40여 지역에 소녀상이 건립됐습니다.

지난해 한일 위안부 합의 이후에만도 5개 정도 더 세워졌습니다.

충남 서천, 제주, 충북 청주 등에선 건립 부지를 둘러싸고 마찰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도 위안부 피해 상징물이 세워졌는데요.

위안부 기림비나 평화비 등을 포함해 모두 11군데입니다.

어제는 일본군 피해자 추모제를 겸하는 올해 마지막 수요집회가 열렸습니다.

올해 돌아가신 할머니는 7분,

이제 생존해 계신 피해 할머니는 39명만 남았습니다.

1993년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위안부 피해 사실을 처음으로 증언한 김복동 할머니는 어제 집회에서 일본이 진실로 사죄하고 배상할 때까지 싸우겠다고 말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김복동(91세/위안부 피해 할머니) : "우리들이 위로금 받겠다고 싸우는 줄 압니까? 이게 사죄도 아니고 배상도 아니고 그냥 위로금을 받고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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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설치 ‘충돌’
    • 입력 2016-12-29 08:16:41
    • 수정2016-12-29 09: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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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수요집회 천 회를 맞은 지난 2011년 12월14일, 건립했습니다.

높이 130cm, 치마저고리에 짧은 단발머리 모습인데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일본군에 끌려갔던 나이인 14살에서 16살 때를 나타낸 겁니다.

어제 부산의 일본 영사관 앞에서 시민단체와 대학생들이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하려다 이를 막으려는 구청, 경찰과 충돌을 빚었습니다.

시민단체 회원 10여 명이 연행됐고, 소녀상은 철거됐습니다.

이이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 소녀상을 설치하려는 시민단체와 이를 막으려는 경찰간에 벌어진 일입니다.

회원 13명이 현장에서 연행됐습니다.

<녹취> "손대지 마세요! 손대지 마시라구요!"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가 어제 오후 기습적으로 소녀상을 설치했고, 시민단체 회원과 경찰, 구청 공무원들의 대치 끝에 소녀상은 결국 설치 4시간 여 만에 철거됐습니다.

<인터뷰> 박희선(부산우리겨레하나되기 운동본부 회원) : "정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다는 게 주권 국가인가, 우리가. 이 나라가 어떤 나라인가 싶어요. 너무 참담합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소녀상 설치에 대해 일본에 대한 배려를 소홀히 하는 행위라며 구청에 설치를 막아줄 것을 요청했고, 부산 동구청도 소녀상은 도로법상 허가 시설물이 아니라는 이유로 불허 입장을 고수해 왔습니다.

<인터뷰> 김호연(동구청 안전도시과장) : "지금 저희들은 정당한 공무집행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지금 공무집행방해 행위입니다."

시민단체 회원들은 소녀상 반환을 요구하며 일본 영사관 앞에서 시국집회를 개최하는 등 소녀상 설치 운동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충돌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이슬입니다.

<기자 멘트>

어제는 한국과 일본 정부가 위안부 협상을 타결한 지 1년이 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합의 내용은 지금까지도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가 당시 군의 관여 하에 다수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깊은 상처를 입힌 문제로, 일본 정부는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습니다.

양국 정부는 이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었죠.

정부 간 합의 이후 화해치유재단이 설립됐는데, 일본이 여기에 10억 엔을 내놨습니다.

이 합의는 국내에서 큰 반발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진정성 있는 사과도, 법적 책임 인정도 없었다는 이유 등에서입니다.

더욱이, 이 합의에서는 소녀상 문제도 언급됐습니다.

합의 당시 일본 언론에서 한국 정부가 소녀상 이전을 요구하는 일본 정부의 의견을 수용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보도 이후, 대학생들은 서울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옆에 비닐 천막을 치고 1년 째 노숙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소녀상이 기습적으로 철거나 이전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의 만행과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동시에 한일 양국의 외교 관계까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존재가 됐습니다.

소녀상 건립은 전국으로 확산돼, 현재 40여 지역에 소녀상이 건립됐습니다.

지난해 한일 위안부 합의 이후에만도 5개 정도 더 세워졌습니다.

충남 서천, 제주, 충북 청주 등에선 건립 부지를 둘러싸고 마찰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도 위안부 피해 상징물이 세워졌는데요.

위안부 기림비나 평화비 등을 포함해 모두 11군데입니다.

어제는 일본군 피해자 추모제를 겸하는 올해 마지막 수요집회가 열렸습니다.

올해 돌아가신 할머니는 7분,

이제 생존해 계신 피해 할머니는 39명만 남았습니다.

1993년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위안부 피해 사실을 처음으로 증언한 김복동 할머니는 어제 집회에서 일본이 진실로 사죄하고 배상할 때까지 싸우겠다고 말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김복동(91세/위안부 피해 할머니) : "우리들이 위로금 받겠다고 싸우는 줄 압니까? 이게 사죄도 아니고 배상도 아니고 그냥 위로금을 받고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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