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월 70만 원 지급’ 핀란드의 실험

입력 2017.01.05 (20:35) 수정 2017.01.05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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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재산이 얼마나 있는지 따지지 않고 달마다 70만 원을 받을 수 있다면 어떨까요.

실제 핀란드에서 올해부터 이런 제도를 시행했다고 합니다.

오늘 글로벌 이슈에서 이른바 '기본 소득' 제도에 대해 이야기해봅니다.

<질문>
이재석 기자. 그런데 이게 시범 실시라고 들었어요.

전 국민 대상은 아닌가 봐요.

<답변>
그렇습니다.

일단 2천 명이 대상입니다.

직장이 없는 실업자 중에서 2천 명을 무작위로 뽑은 다음에 매달 70만 원씩 무조건 주는 겁니다.

2년 동안 달마다 줘서 효과가 있는지 보고 나중에 대상을 확대할지 결정하겠다는 거죠.

2천 명은 70만 원을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보고할 필요도 없구요, 그냥 마음대로 쓰면 됩니다.

다만 기존에 받던 복지수당에서 70만 원만큼만 빠지게 됩니다.

<질문>
실업자 2천 명한테 70만 원씩 준다는 얘긴데, 이렇게 하는 이유나 목적이 있을 거 아니겠어요.

<답변>
그렇겠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렇게 돈을 꾸준하게 주면 실업자들이 일하려는 생각이 더 생긴다는 겁니다.

아시다시피 핀란드나 북유럽 국가들, 복지가 잘 돼 있습니다.

실업자들한테 실업수당을 주잖아요.

그런데 역설적으로 실업수당이 잘 나오니까 오히려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구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일자리가 생기면 실업수당이 안 나오니까 별로 마음에 안 드는 일자리는 회피하는 거죠.

핀란드 실업률이 지금 8% 정도로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 일이 있든 없든 무조건 70만 원을 주면 사람한테는 기본적으로 일하려는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가 있으니까, 좀 더 적극적으로 장사를 시작한다거나, 좀 덜 만족스러운 직업이라도 선택하게 된다, 이런 논리인 거죠.

<질문>
네, 그런데 이게 예상인 거잖아요. 그렇게 될지 궁금하긴 하는데.. 이런 기본소득이 핀란드만의 얘기는 아니라면서요.

<답변>
그렇습니다.

다른 선진국들도 논의가 분분합니다.

캐나다, 이탈리아, 네덜란드, 브라질, 인도, 나미비아 등 적잖은 국가들이 일부 지자체에서 하는 것이지만 이런 기본 소득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스위스에서도 지난해 모든 국민에게 300만 원 정도를 달마다 주는 방안이 국민투표에 부쳐지기도 했었죠.

반대가 많아서 부결되긴 했지만 지구촌에 이 고민을 또 한번 던진 건 사실입니다.

물론 기본소득 반대론자들은 사람들이 기본소득을 받으면 게을러지기만 할 뿐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찾거나 빈곤 문제가 해결되겠냐, 이런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질문>
고민이 되는 부분인데, 기본소득이 좀 효과를 본 사례도 있다면서요.

<답변>
일반화시킬 수는 없겠지만 나미비아에선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는 평가도 받는 것 같습니다.

나미비아에선 2008년부터 2년 동안 주민 9백여 명에게 우리 돈 만 6천 원을 지급했습니다.

한달 치 식량값 정도 되는 돈인데, 그냥 막 써버리는 사람도 있었지만, 이걸 밑천으로 빵집이나 벽돌 생산 같은 소규모 창업에 나서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녹취> 프리다 : "예전부터 이 사업에 대해 계획은 있었는데 그동안 농장에서 버는 돈이 너무 적었거든요."

실험 참가자들 가운데 극빈자가 줄었고 학교에 다니게 된 아이들의 비중도 높아졌다고 합니다.

물론 나미비아의 사례를 일반화할 순 없다는 건 분명합니다.

그러나 최근 페이스북이나 테슬라 같은 선진 IT 기업들이 기본소득에 관심을 보이고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하거든요.

로봇과 인공지능이 등장할 미래에 사람들의 일자리가 더 없어지면 기본소득 필요성은 더 주목받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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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월 70만 원 지급’ 핀란드의 실험
    • 입력 2017-01-05 20:37:13
    • 수정2017-01-05 20:56:03
    글로벌24
<앵커 멘트>

재산이 얼마나 있는지 따지지 않고 달마다 70만 원을 받을 수 있다면 어떨까요.

실제 핀란드에서 올해부터 이런 제도를 시행했다고 합니다.

오늘 글로벌 이슈에서 이른바 '기본 소득' 제도에 대해 이야기해봅니다.

<질문>
이재석 기자. 그런데 이게 시범 실시라고 들었어요.

전 국민 대상은 아닌가 봐요.

<답변>
그렇습니다.

일단 2천 명이 대상입니다.

직장이 없는 실업자 중에서 2천 명을 무작위로 뽑은 다음에 매달 70만 원씩 무조건 주는 겁니다.

2년 동안 달마다 줘서 효과가 있는지 보고 나중에 대상을 확대할지 결정하겠다는 거죠.

2천 명은 70만 원을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보고할 필요도 없구요, 그냥 마음대로 쓰면 됩니다.

다만 기존에 받던 복지수당에서 70만 원만큼만 빠지게 됩니다.

<질문>
실업자 2천 명한테 70만 원씩 준다는 얘긴데, 이렇게 하는 이유나 목적이 있을 거 아니겠어요.

<답변>
그렇겠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렇게 돈을 꾸준하게 주면 실업자들이 일하려는 생각이 더 생긴다는 겁니다.

아시다시피 핀란드나 북유럽 국가들, 복지가 잘 돼 있습니다.

실업자들한테 실업수당을 주잖아요.

그런데 역설적으로 실업수당이 잘 나오니까 오히려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구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일자리가 생기면 실업수당이 안 나오니까 별로 마음에 안 드는 일자리는 회피하는 거죠.

핀란드 실업률이 지금 8% 정도로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 일이 있든 없든 무조건 70만 원을 주면 사람한테는 기본적으로 일하려는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가 있으니까, 좀 더 적극적으로 장사를 시작한다거나, 좀 덜 만족스러운 직업이라도 선택하게 된다, 이런 논리인 거죠.

<질문>
네, 그런데 이게 예상인 거잖아요. 그렇게 될지 궁금하긴 하는데.. 이런 기본소득이 핀란드만의 얘기는 아니라면서요.

<답변>
그렇습니다.

다른 선진국들도 논의가 분분합니다.

캐나다, 이탈리아, 네덜란드, 브라질, 인도, 나미비아 등 적잖은 국가들이 일부 지자체에서 하는 것이지만 이런 기본 소득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스위스에서도 지난해 모든 국민에게 300만 원 정도를 달마다 주는 방안이 국민투표에 부쳐지기도 했었죠.

반대가 많아서 부결되긴 했지만 지구촌에 이 고민을 또 한번 던진 건 사실입니다.

물론 기본소득 반대론자들은 사람들이 기본소득을 받으면 게을러지기만 할 뿐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찾거나 빈곤 문제가 해결되겠냐, 이런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질문>
고민이 되는 부분인데, 기본소득이 좀 효과를 본 사례도 있다면서요.

<답변>
일반화시킬 수는 없겠지만 나미비아에선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는 평가도 받는 것 같습니다.

나미비아에선 2008년부터 2년 동안 주민 9백여 명에게 우리 돈 만 6천 원을 지급했습니다.

한달 치 식량값 정도 되는 돈인데, 그냥 막 써버리는 사람도 있었지만, 이걸 밑천으로 빵집이나 벽돌 생산 같은 소규모 창업에 나서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녹취> 프리다 : "예전부터 이 사업에 대해 계획은 있었는데 그동안 농장에서 버는 돈이 너무 적었거든요."

실험 참가자들 가운데 극빈자가 줄었고 학교에 다니게 된 아이들의 비중도 높아졌다고 합니다.

물론 나미비아의 사례를 일반화할 순 없다는 건 분명합니다.

그러나 최근 페이스북이나 테슬라 같은 선진 IT 기업들이 기본소득에 관심을 보이고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하거든요.

로봇과 인공지능이 등장할 미래에 사람들의 일자리가 더 없어지면 기본소득 필요성은 더 주목받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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