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대출 심사 더 깐깐해진다

입력 2017.01.16 (08:16) 수정 2017.01.16 (09:0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기자 멘트>

퇴직하면 치킨집이나 커피전문점 차려볼까, 생각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소상공인 시장 진흥 공단에서 만든 상권정보시스템인데요.

서울 강북 지역에서 치킨집 과밀 지수를 찾아봤습니다.

지도에서 파란색으로 표시되면 경쟁이 그리 치열하지 않은 안전 등급이고요,

붉은색이 짙어질수록 경쟁이 치열하다는 표시인데요.

대부분 지역이 붉은 색으로 나타납니다.

앞으로 이렇게 같은 업종이 밀집한 지역에서 창업할 경우, 은행 대출 금리나 대출 조건이 나빠질 수 있습니다.

자영업자들의 대출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자, 정부가 자영업 대출을 더 깐깐하게 심사하기로 했습니다.

김경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두달 전 도시락 가게를 시작한 권윤순 씨.

은퇴할 때까지 1억 원 정도 모았지만, 그 돈만으론 창업을 할 수가 없어서 결국 은행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인터뷰> 권윤순(자영업자) : "대출이 없으면 저희가 가게를 열 엄두를 못 내죠. 내 돈 갖고는 힘들죠."

자영업자들의 대출 규모는 464조 5천억 원.

1인당 평균 7천 5백만 원으로 1년 전보다 7.7% 급증했습니다.

소득은 그대로인데 자영업자들의 빚만 늘어나면서 우리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자, 정부가 대출 관리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대출 심사 항목은 매출액과 연체 이력뿐.

앞으론 과밀업종은 아닌지, 사업성은 있는지, 지역은 어딘지 따져서 돈을 갚을 능력을 구체적으로 보기로 했습니다.

또 소규모 생계형과 여러 고용원이 있는 기업형, 소득 증식을 위한 투자형으로 나눠서 맞춤형 지원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녹취> 도규상(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 "자금부터 컨설팅해서 실패하지 않게 도와드리고, 또 실패를 했을 경우에는 재창업할 수 있게 지원하고..."

폐업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를 위해선 최대 1년까지 주택담보대출의 원금 상환을 미뤄주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

<기자 멘트>

우리나라 자영업자 수는 570만 명에 이릅니다.

노후 준비를 미리 하지 못 한 베이비붐 세대들이 자영업에 뛰어들었고, 취업난에 허덕이던 청년들이 창업으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경우도 많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제조업 취업자 수는 계속 줄어들었지만, 자영업자가 주로 창업하는 음식 숙박업 취업자는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생계형 창업이 늘면서, 자영업자들의 경쟁도 치열해 지고 있는데요.

2015년 기준으로 하루 평균 3천 명이 창업했지만, 매일 2천 명은 사업을 접어야 했습니다.

업종별 폐업 비율을 볼까요?

음식점업이 23% 가까이로 가장 높았고요.

이어서 소매업, 제조업, 부동산임대업 순이었습니다.

자영업체 5곳 가운데 1곳은 월 매출이 100만 원도 안 될 만큼 고전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영업자 대출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습니다.

5대 시중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을 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180조 원을 웃돌았습니다.

2010년엔 97조 원이었으니까, 6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겁니다.

특히, 최근 2년간 증가액이 40조 원에 달합니다.

이렇게 자영업자 대출이 빠르게 늘어난 건, 제조업이 부진에 빠지면서 명예퇴직이나 희망퇴직자가 급증했고, 그 결과 '생계형' 창업이 활발해 졌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여기에, 경기가 좋지 않아 예상한 만큼 소득을 거두지 못 하면서, 자영업자들이 대출만 늘리고 있는 형국입니다.

한국은행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9월까지 9개월 동안 자영업자 대출액 가운데, 사업자금 명목의 대출보다 생계비 마련 등을 위한 가계대출 증가폭이 더 컸습니다.

최근엔 위험 신호가 하나 더 켜졌는데요.

대출의 질도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금리가 높은 2 금융권에서 자영업자 대출이 빠른 속도로 늘었는데요.

시중은행 증가율은 12%였는데, 저축은행은 23%, 상호금융은 59%나 늘었습니다.

정부가 부랴부랴 대책을 내놨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빅데이터로 산출한 자료만으로 창업의 성공 여부 판단하는 건 위험하다는 겁니다.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자질이나 준비 정도 역시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또, 전체 자영업자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50세 이상 고령층을 위한 맞춤형 대책도 보완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자영업자 대출 심사 더 깐깐해진다
    • 입력 2017-01-16 08:18:50
    • 수정2017-01-16 09:08:43
    아침뉴스타임
<기자 멘트>

퇴직하면 치킨집이나 커피전문점 차려볼까, 생각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소상공인 시장 진흥 공단에서 만든 상권정보시스템인데요.

서울 강북 지역에서 치킨집 과밀 지수를 찾아봤습니다.

지도에서 파란색으로 표시되면 경쟁이 그리 치열하지 않은 안전 등급이고요,

붉은색이 짙어질수록 경쟁이 치열하다는 표시인데요.

대부분 지역이 붉은 색으로 나타납니다.

앞으로 이렇게 같은 업종이 밀집한 지역에서 창업할 경우, 은행 대출 금리나 대출 조건이 나빠질 수 있습니다.

자영업자들의 대출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자, 정부가 자영업 대출을 더 깐깐하게 심사하기로 했습니다.

김경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두달 전 도시락 가게를 시작한 권윤순 씨.

은퇴할 때까지 1억 원 정도 모았지만, 그 돈만으론 창업을 할 수가 없어서 결국 은행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인터뷰> 권윤순(자영업자) : "대출이 없으면 저희가 가게를 열 엄두를 못 내죠. 내 돈 갖고는 힘들죠."

자영업자들의 대출 규모는 464조 5천억 원.

1인당 평균 7천 5백만 원으로 1년 전보다 7.7% 급증했습니다.

소득은 그대로인데 자영업자들의 빚만 늘어나면서 우리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자, 정부가 대출 관리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대출 심사 항목은 매출액과 연체 이력뿐.

앞으론 과밀업종은 아닌지, 사업성은 있는지, 지역은 어딘지 따져서 돈을 갚을 능력을 구체적으로 보기로 했습니다.

또 소규모 생계형과 여러 고용원이 있는 기업형, 소득 증식을 위한 투자형으로 나눠서 맞춤형 지원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녹취> 도규상(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 "자금부터 컨설팅해서 실패하지 않게 도와드리고, 또 실패를 했을 경우에는 재창업할 수 있게 지원하고..."

폐업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를 위해선 최대 1년까지 주택담보대출의 원금 상환을 미뤄주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

<기자 멘트>

우리나라 자영업자 수는 570만 명에 이릅니다.

노후 준비를 미리 하지 못 한 베이비붐 세대들이 자영업에 뛰어들었고, 취업난에 허덕이던 청년들이 창업으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경우도 많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제조업 취업자 수는 계속 줄어들었지만, 자영업자가 주로 창업하는 음식 숙박업 취업자는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생계형 창업이 늘면서, 자영업자들의 경쟁도 치열해 지고 있는데요.

2015년 기준으로 하루 평균 3천 명이 창업했지만, 매일 2천 명은 사업을 접어야 했습니다.

업종별 폐업 비율을 볼까요?

음식점업이 23% 가까이로 가장 높았고요.

이어서 소매업, 제조업, 부동산임대업 순이었습니다.

자영업체 5곳 가운데 1곳은 월 매출이 100만 원도 안 될 만큼 고전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영업자 대출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습니다.

5대 시중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을 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180조 원을 웃돌았습니다.

2010년엔 97조 원이었으니까, 6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겁니다.

특히, 최근 2년간 증가액이 40조 원에 달합니다.

이렇게 자영업자 대출이 빠르게 늘어난 건, 제조업이 부진에 빠지면서 명예퇴직이나 희망퇴직자가 급증했고, 그 결과 '생계형' 창업이 활발해 졌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여기에, 경기가 좋지 않아 예상한 만큼 소득을 거두지 못 하면서, 자영업자들이 대출만 늘리고 있는 형국입니다.

한국은행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9월까지 9개월 동안 자영업자 대출액 가운데, 사업자금 명목의 대출보다 생계비 마련 등을 위한 가계대출 증가폭이 더 컸습니다.

최근엔 위험 신호가 하나 더 켜졌는데요.

대출의 질도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금리가 높은 2 금융권에서 자영업자 대출이 빠른 속도로 늘었는데요.

시중은행 증가율은 12%였는데, 저축은행은 23%, 상호금융은 59%나 늘었습니다.

정부가 부랴부랴 대책을 내놨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빅데이터로 산출한 자료만으로 창업의 성공 여부 판단하는 건 위험하다는 겁니다.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자질이나 준비 정도 역시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또, 전체 자영업자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50세 이상 고령층을 위한 맞춤형 대책도 보완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