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빈병’…폐지 수집 노인 한숨

입력 2017.01.17 (12:47) 수정 2017.01.1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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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올해부터 빈 병 보증금이 두 배 이상 오르자 가정집이나 식당에서도 이전과 달리 빈 병을 거의 내놓지 않습니다.

때문에 버려진 빈 병을 모아 생계에 보태던 노인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류재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병 모아놓은 것 없어요?) 없습니다."

빈 병과 폐지를 모아 생계를 이어가는 아흔 살 유문수 할아버지.

하루 7,8천 원 정도를 벌었지만, 요즘은 5천 원도 손에 못 쥡니다.

빈 병이 자취를 감췄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유문수(대구시 서구) : "옛날에는 돈도 안 되고 하니까 막 내놨지만, 요즘은 백 원 정도 하니까, '아 이것도 모으면 돈이구나.' 하면서 팔아먹으니까 우리한테는 돌아오는 게 없어요."

환경부가 빈 병 재활용을 늘리기 위해 올해 생산분부터 소주병은 백 원, 맥주병은 백 30원씩 보증금을 내 주면서부텁니다.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올랐습니다.

<녹취> 식당 주인(음성변조) : "나이 많은 사람들은 이제 빈 병 못 줍는다고 생각해야 되지, 돈이 백 원씩 넘는데 누가 버리겠어요? 안 버리지..."

이렇게 40원짜리 병은 쌓여있지만, 노인들이 가져오는 100원짜리 병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만큼 사람들이 비싼 병은 내놓지 않는 겁니다.

그나마 어렵게 빈 병을 모아도 노인들의 주거래처인 일부 동네 마트와 고물상은 수수료 명목으로 2,30원 씩 떼기도 합니다.

<녹취> 주류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40원, 100원이면 정확하게 (돈으로)줘야하는데, 자기들이 차익을 더 먹고 싶어서 생필품을 가져가라고 하는 둥..."

소외된 노인들의 생계에 큰 힘이 됐던 빈 병값이 오르면서 소외계층의 삶은 오히려 더 팍팍해졌습니다.

KBS 뉴스 류재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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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라진 ‘빈병’…폐지 수집 노인 한숨
    • 입력 2017-01-17 12:56:20
    • 수정2017-01-17 13: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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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올해부터 빈 병 보증금이 두 배 이상 오르자 가정집이나 식당에서도 이전과 달리 빈 병을 거의 내놓지 않습니다.

때문에 버려진 빈 병을 모아 생계에 보태던 노인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류재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병 모아놓은 것 없어요?) 없습니다."

빈 병과 폐지를 모아 생계를 이어가는 아흔 살 유문수 할아버지.

하루 7,8천 원 정도를 벌었지만, 요즘은 5천 원도 손에 못 쥡니다.

빈 병이 자취를 감췄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유문수(대구시 서구) : "옛날에는 돈도 안 되고 하니까 막 내놨지만, 요즘은 백 원 정도 하니까, '아 이것도 모으면 돈이구나.' 하면서 팔아먹으니까 우리한테는 돌아오는 게 없어요."

환경부가 빈 병 재활용을 늘리기 위해 올해 생산분부터 소주병은 백 원, 맥주병은 백 30원씩 보증금을 내 주면서부텁니다.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올랐습니다.

<녹취> 식당 주인(음성변조) : "나이 많은 사람들은 이제 빈 병 못 줍는다고 생각해야 되지, 돈이 백 원씩 넘는데 누가 버리겠어요? 안 버리지..."

이렇게 40원짜리 병은 쌓여있지만, 노인들이 가져오는 100원짜리 병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만큼 사람들이 비싼 병은 내놓지 않는 겁니다.

그나마 어렵게 빈 병을 모아도 노인들의 주거래처인 일부 동네 마트와 고물상은 수수료 명목으로 2,30원 씩 떼기도 합니다.

<녹취> 주류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40원, 100원이면 정확하게 (돈으로)줘야하는데, 자기들이 차익을 더 먹고 싶어서 생필품을 가져가라고 하는 둥..."

소외된 노인들의 생계에 큰 힘이 됐던 빈 병값이 오르면서 소외계층의 삶은 오히려 더 팍팍해졌습니다.

KBS 뉴스 류재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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