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밭 소각, 이로운 해충 없애 역효과”

입력 2017.03.20 (06:46) 수정 2017.03.20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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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봄철 모내기 시작을 앞두고 논밭을 소각하는 일, 여전한데요.

산불로 쉽게 번질 수 있어 매우 위험한데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또 있습니다.

해충을 제거하는 효과는 극히 적고 오히려 농사에 도움을 주는 곤충이 더 많이 죽는다고 합니다.

보도에 김민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싯뻘건 불길이 능선을 타고 점점 강해집니다.

불은 이틀만에 축구장 100개가 넘는 면적의 수목을 잿더미로 만들었습니다.

이처럼 올해 산불은 석달 만에 170건을 넘은 상태, 논밭을 태우거나 쓰레기를 소각하다가 산불로 이어진 경우가 36%에 이릅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영농철을 앞두고 농촌에서 불을 놓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이경태(농민) : "벌레나 균이 논둑이나 풀숲에서 월동하기 때문에 불을 이용해서 하는게 제일 손쉽고."

과연, 논밭 태우기가 해충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는지 실험해봤습니다.

논둑에서 미세 동물을 채집해봤더니 89%가 다른 곤충을 잡아먹는 거미와 잡풀을 분해해 유기물을 만드는 이로운 곤충이었습니다.

애멸구 등 해충은 11%에 그쳤습니다.

불을 놓았던 곳입니다. 다 탄듯 보이지만 이처럼 조금만 거둬내면 맨땅이 드러나는데요.

해충은 주로 이 땅밑에서 서식하기 때문에 불을 놓아도 죽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광호(농촌진흥청 작물보호과) : "해충은 깨어나지 않고 천적이 많이 깨어나 활동하는 시기기 때문에 논밭을 태우는 행위는 해충 방제효과보다는 천적을 (없애는)..."

밭을 태우고 나면 생태계가 온전히 복원될 때까지 석달 가량 걸리는 만큼 태우는 방법보다는 해충에 강한 품종과 친환경 방제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농진청은 설명했습니다.

KBS 뉴스 김민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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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20 06:48:26
    • 수정2017-03-20 07: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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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봄철 모내기 시작을 앞두고 논밭을 소각하는 일, 여전한데요.

산불로 쉽게 번질 수 있어 매우 위험한데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또 있습니다.

해충을 제거하는 효과는 극히 적고 오히려 농사에 도움을 주는 곤충이 더 많이 죽는다고 합니다.

보도에 김민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싯뻘건 불길이 능선을 타고 점점 강해집니다.

불은 이틀만에 축구장 100개가 넘는 면적의 수목을 잿더미로 만들었습니다.

이처럼 올해 산불은 석달 만에 170건을 넘은 상태, 논밭을 태우거나 쓰레기를 소각하다가 산불로 이어진 경우가 36%에 이릅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영농철을 앞두고 농촌에서 불을 놓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이경태(농민) : "벌레나 균이 논둑이나 풀숲에서 월동하기 때문에 불을 이용해서 하는게 제일 손쉽고."

과연, 논밭 태우기가 해충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는지 실험해봤습니다.

논둑에서 미세 동물을 채집해봤더니 89%가 다른 곤충을 잡아먹는 거미와 잡풀을 분해해 유기물을 만드는 이로운 곤충이었습니다.

애멸구 등 해충은 11%에 그쳤습니다.

불을 놓았던 곳입니다. 다 탄듯 보이지만 이처럼 조금만 거둬내면 맨땅이 드러나는데요.

해충은 주로 이 땅밑에서 서식하기 때문에 불을 놓아도 죽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광호(농촌진흥청 작물보호과) : "해충은 깨어나지 않고 천적이 많이 깨어나 활동하는 시기기 때문에 논밭을 태우는 행위는 해충 방제효과보다는 천적을 (없애는)..."

밭을 태우고 나면 생태계가 온전히 복원될 때까지 석달 가량 걸리는 만큼 태우는 방법보다는 해충에 강한 품종과 친환경 방제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농진청은 설명했습니다.

KBS 뉴스 김민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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