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 인사이드] 안갯길 교통사고 사망률, 맑은 날의 5배

입력 2017.04.09 (07:02) 수정 2017.04.09 (10:3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봄 꽃이 피어나고 있는 요즘, 나들이 많이 하게 되죠.

그런데 운전할 때는 안개를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일교차가 크고 봄비도 자주 내려 짙은 안개가 많이 끼는데요,

안개가 낀 날은 교통사고 사망률이 맑은 날의 5배에 이를 정도로 위험합니다.

어떤 점을 주의해야할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짙은 안개가 끼어 있는 고속도로. 차량들이 뒤엉켜 있습니다.

심하게 부서진 차들은 견인차에 실려 가고 있는데요,

11대의 차량들이 연쇄 추돌해 10여 명이 다쳤습니다.

<인터뷰> 조정형(청주청원경찰서 교통조사계 조사관) : "전방에서 선행하는 차량들이 (추돌하는) 사고 건이 있었고, 안개가 짙게 껴서 바로 앞에 있는 차량들도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던 것 같아요. 그 사고 건을 인지하지 못한 후행 차량들이 연이어서 충돌을 한 그런 사고라고 볼 수 있죠."

뿌연 안개를 뚫고 거침없이 달리는 순간, 안개 속에서 갑자기 나타난 승용차를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이른 새벽 도로를 달리던 이 차량은 안개 속에서 튀어나온 불법 유턴 트럭을 피하려다 전복됐습니다.

<인터뷰> 이영미(도로교통공단 서울지부 교수) : "안개가 굉장히 변덕이 심해서 일부 지역에 잠깐씩 나타났다가 금방 사라지잖아요. 그래서 운전자가 예측이 불가능하거든요. 그런데 운전자는 '금방 사라지겠지'라는 마음으로 기존의 속도를 계속 유지하려는 습성이 있습니다."

가시거리가 100m 이하인 날, 제한속도 80km인 도로입니다.

속도를 줄이지 않고 시속 85킬로미터로 주행하기도 하고, 시속 90킬로미터를 넘는 차량도 있습니다.

짙은 안개로 잘 보이지 않지만 속도는 평소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인터뷰> 백영규(시민) : "보통 때는 한 80km로 달리는데요. (안개 끼면) 60km로 달려요."

도로교통법상 안개로 가시거리가 100m 이내일 경우, 제한속도의 절반으로 감속해야 하는데요.

한 연구소가 3년 동안 인천공항고속도로에서 조사한 결과, 규정을 지킨 차량은 2만 8천 대 중 41대에 불과했습니다.

안개 낀 날 발생한 교통사고는 발생 건수 자체는 많지 않지만, 사고 시 사망자가 발생했던 비율은 맑은 날보다 5배 이상 높았습니다.

<인터뷰> 한재경(교통안전공단 서울지역본부 교수) : "(안개가 끼면) 앞 차의 꼬리를 물고 주행해야 편하기 때문에 차간 거리를 짧게 하는 그런 운전 행태를 보이게 됩니다. 그래서 한번 추돌 사고가 나면 (뒤 차들도) 속도가 줄어들지 않은 상태로 추돌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인명 사고가 크게 발생하고요."

안개 낀 날 운전이 얼마나 위험한지 차량 시뮬레이터로 알아봤습니다.

먼저 시속 백킬로미터 정도의 속도로 안갯길을 달렸는데요.

커브길에서 중앙선을 넘더니 마주 오는 차를 간신히 피합니다.

그러나 다음번엔 차로를 유지하지 못하고 결국 사고가 났습니다.

신호등이 있는 도로에선 빨간불로 바뀌는 것을 발견하지 못해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차량과 충돌했습니다.

반면 안갯길에서 속도를 절반으로 줄였을 땐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해도 안전하게 피해갈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이영미(도로교통공단 서울지부 교수) : "안개 낀 날은 맑은 날에 비해서 전방 주시율이 50% 가까이 떨어지기 때문에 운전자가 서행을 해야 하고, 조금 더 안전거리를 두고 속도를 줄이려고 노력을 해야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을 운전자가 꼭 기억하고 운전에 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속도를 줄인 상태에서 앞 차와의 거리를 평소보다 두 배 이상으로 유지해 돌발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좋고, 전조등과 안개등과 같은 조명장치를 켜야 합니다.

또 창문을 내려 바깥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운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재난안전 인사이드] 안갯길 교통사고 사망률, 맑은 날의 5배
    • 입력 2017-04-09 07:10:43
    • 수정2017-04-09 10:34:07
    KBS 재난방송센터
<앵커 멘트>

봄 꽃이 피어나고 있는 요즘, 나들이 많이 하게 되죠.

그런데 운전할 때는 안개를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일교차가 크고 봄비도 자주 내려 짙은 안개가 많이 끼는데요,

안개가 낀 날은 교통사고 사망률이 맑은 날의 5배에 이를 정도로 위험합니다.

어떤 점을 주의해야할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짙은 안개가 끼어 있는 고속도로. 차량들이 뒤엉켜 있습니다.

심하게 부서진 차들은 견인차에 실려 가고 있는데요,

11대의 차량들이 연쇄 추돌해 10여 명이 다쳤습니다.

<인터뷰> 조정형(청주청원경찰서 교통조사계 조사관) : "전방에서 선행하는 차량들이 (추돌하는) 사고 건이 있었고, 안개가 짙게 껴서 바로 앞에 있는 차량들도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던 것 같아요. 그 사고 건을 인지하지 못한 후행 차량들이 연이어서 충돌을 한 그런 사고라고 볼 수 있죠."

뿌연 안개를 뚫고 거침없이 달리는 순간, 안개 속에서 갑자기 나타난 승용차를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이른 새벽 도로를 달리던 이 차량은 안개 속에서 튀어나온 불법 유턴 트럭을 피하려다 전복됐습니다.

<인터뷰> 이영미(도로교통공단 서울지부 교수) : "안개가 굉장히 변덕이 심해서 일부 지역에 잠깐씩 나타났다가 금방 사라지잖아요. 그래서 운전자가 예측이 불가능하거든요. 그런데 운전자는 '금방 사라지겠지'라는 마음으로 기존의 속도를 계속 유지하려는 습성이 있습니다."

가시거리가 100m 이하인 날, 제한속도 80km인 도로입니다.

속도를 줄이지 않고 시속 85킬로미터로 주행하기도 하고, 시속 90킬로미터를 넘는 차량도 있습니다.

짙은 안개로 잘 보이지 않지만 속도는 평소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인터뷰> 백영규(시민) : "보통 때는 한 80km로 달리는데요. (안개 끼면) 60km로 달려요."

도로교통법상 안개로 가시거리가 100m 이내일 경우, 제한속도의 절반으로 감속해야 하는데요.

한 연구소가 3년 동안 인천공항고속도로에서 조사한 결과, 규정을 지킨 차량은 2만 8천 대 중 41대에 불과했습니다.

안개 낀 날 발생한 교통사고는 발생 건수 자체는 많지 않지만, 사고 시 사망자가 발생했던 비율은 맑은 날보다 5배 이상 높았습니다.

<인터뷰> 한재경(교통안전공단 서울지역본부 교수) : "(안개가 끼면) 앞 차의 꼬리를 물고 주행해야 편하기 때문에 차간 거리를 짧게 하는 그런 운전 행태를 보이게 됩니다. 그래서 한번 추돌 사고가 나면 (뒤 차들도) 속도가 줄어들지 않은 상태로 추돌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인명 사고가 크게 발생하고요."

안개 낀 날 운전이 얼마나 위험한지 차량 시뮬레이터로 알아봤습니다.

먼저 시속 백킬로미터 정도의 속도로 안갯길을 달렸는데요.

커브길에서 중앙선을 넘더니 마주 오는 차를 간신히 피합니다.

그러나 다음번엔 차로를 유지하지 못하고 결국 사고가 났습니다.

신호등이 있는 도로에선 빨간불로 바뀌는 것을 발견하지 못해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차량과 충돌했습니다.

반면 안갯길에서 속도를 절반으로 줄였을 땐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해도 안전하게 피해갈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이영미(도로교통공단 서울지부 교수) : "안개 낀 날은 맑은 날에 비해서 전방 주시율이 50% 가까이 떨어지기 때문에 운전자가 서행을 해야 하고, 조금 더 안전거리를 두고 속도를 줄이려고 노력을 해야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을 운전자가 꼭 기억하고 운전에 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속도를 줄인 상태에서 앞 차와의 거리를 평소보다 두 배 이상으로 유지해 돌발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좋고, 전조등과 안개등과 같은 조명장치를 켜야 합니다.

또 창문을 내려 바깥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운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