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日 ‘도시바’ 생존위협 인정…상장폐지 위기

<앵커 멘트>

14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의 대표 전기·전자업체 도시바.

연 매출액 56조 원에, 종업수만 18만 명이 넘는 글로벌 대기업입니다.

1985년엔 세계 최초로 노트북을 만들어 90년대 세계시장을 석권했고,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인 낸드 플래시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곳도 바로 도시바입니다.

이처럼 일본 경제의 호황기를 떠받치던 도시바가 몰락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회계 부정에 이어 원자로 사업 실패도 컸지만 산업 구조의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안이한 대응이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도쿄 나신하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도시바가 지난 회계연도에 기록한 적자 규모는 1조 엔, 우리돈으로 10조 원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그보다 감사 법인이 도시바의 결산승인을 거부했다는게 시장에는 더 충격적입니다.

분식회계 의혹을 불러 일으키며 상장 폐지될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도시바측도 회사의 생존이 어려울수 있다고 처음으로 인정했습니다.

<인터뷰> 쓰나카와(도시바 사장) : "상장 폐지가 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도시바가 기업 존속을 걱정할 정도로 궁지에 몰린 것은 혁신과 도전보다 단기 실적에 급급하면서 시작됐습니다.

2015년, 조직적 분식회계가 적발된데 이어, 지난해 1조 원 이상의 순손실을 낸, 미국 원전사업 투자 실패가 결정타였습니다.

여기에 △위기가 닥쳐도 꿈쩍않은 파벌주의와 관료주의 △노선 수정 없는 경직성 △잘못된 길을 가면서도 자기 최면에 빠진 점 등이 몰락의 근본 원인으로 일본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도시바는 이제 생존을 위해, 알짜 산업인 반도체 부문을 매각해야한 처지에 몰렸습니다.

기술유출을 막겠다며 국내 매각을 원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나신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