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싸게 판다” 끊지 못하는 ‘인터넷 사기 거래’

입력 2017.04.14 (08:35) 수정 2017.04.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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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얼마 전, 인터넷 사기 거래 피의자들이 연이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중고 거래 전문 사이트가 아나리 일반 회원들이 모인 카페를 이용했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카페 회원들에게 장기간 신뢰를 쌓아 놓고, 결국에는 사기극을 꾸몄던 건데요.

공통점은 또 있었습니다.

이런 사기극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겁니다.

인터넷 물품 거래 사기로 처벌을 받고도 손을 떼지 못하고 다시 범행을 저질렀는데. 사기 전과가 30범인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범행 수법은 더 치밀하고, 대담해졌습니다.

사기극의 전말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해 10월, 주로 여성들이 회원인 한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글입니다.

공동구매로 유명 백화점 상품권을 10% 정도 저렴한 가격에 판다는 내용입니다.

<녹취> A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대형 카페니까, 자주 가던 곳이고, (판매자가) 막 자기 일상 글도 올리고 그래서 믿었거든요. 일상적인 글이 엄청 많았어요.”

판매자는 평소 카페 활동이 활발했고, 상품권 사진과 함께 우편 송장까지 올렸습니다.

상품권을 받아 잘 썼다는 구매 후기까지 올라와 있어, 한 카페 회원도 믿고 상품권을 구입했습니다.

<녹취> A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처음에 (상품권을) 25장 정도를 구매했어요. 그때는 제대로 받았거든요. 받자마자 추가 구매되냐고 물어보니깐 된다고, 배송도 빨리 된다고 일주일 뒤에 준다고 해서 28장 (구매하고) 256만 9천 원인가 입금했어요.”

그런데 첫 구매 때와는 달리, 아무리 기다려도 약속했던 상품권은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거듭된 독촉에도 판매자는 핑계를 대며 이리저리 빠져나갔습니다.

<녹취> A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싸게 해주는 거니까 유통이 매우 까다로워서 배송이 원래 느리다면서……. 한 달 정도는 이제 상품권이 늦는구나(했는데) 12월 말에는 연말이라서 늦는다(고 하는 거예요.)”

두 달이 지나도록 상품권은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피해자는 A씨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천만 원이 넘게 입금하고도 상품권을 못 받은 회원들이 속출했습니다.

<녹취> A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혼수를 백화점에서 많이 사잖아요. 10%면 할인이 많이 되는 거니깐. (상품권으로) 혼수, 결혼 (준비) 하려는 분도 많았거든요. 천만 원씩 사기당해서 어디 말 못 하는 분들도 많아요.”

카페 회원들이 사기임을 깨닫고 뒤늦게 추적한 판매자는 유 모 씨.

하지만 그의 행방을 찾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길민(서울 도봉경찰서 사이버수사팀장) : “휴대전화도 친척 명의로 되어있고요. 인터넷 포털 사이트 계정도 계속 친척 명의로 바꿔가면서 경찰의 전자 메일 추적 등을 피하기 위해서 계속 바꿔왔습니다.”

경찰이 잠복 끝에 남편과 함께 있던 유 씨를 체포합니다.

평범한 회사원처럼 보였지만, 경찰 조사 결과 상품권 사기로 25명에게 모두 1억 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빚 때문에 이런 일을 꾸민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런 사기 행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인터넷 거래 사기로 실형을 살고, 지난해 6월 출소한 뒤 얼마 못 가 다시 범행을 저질렀던 겁니다.

<인터뷰> 김길민(서울 도봉경찰서 사이버수사팀장) : “개인 채무가 2억 2천만 원 상당이 있고요. 그 채무는 부모가 본인 명의로 대출을 받아서 채무금이 생겼다고 합니다.”

유 씨는 이런 사기 행각을 꾸미기 위해 인터넷 카페를 적극적으로 이용했습니다.

카페에 활발하게 여러 글을 올리며, 인지도를 높였고, 판매 초기에는 손해를 감수하고 싼 가격에 상품권을 정상 배송해 신뢰를 쌓았습니다.

<인터뷰> 김길민(서울 도봉경찰서 사이버수사팀장) : “실제로 (처음 구매한) 10여 명에게는 일부 판매하는 것처럼 속여서 이를 믿게 한 다음에 이차적으로 편취하게 된 겁니.”

인터넷 카페를 이용한 거래 사기는 또 있었습니다.

지난 1일 경기도 안산에서 체포된 정 모 씨.

최근에 귀농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틈을 탄 사기 행각인데요.

인터넷 카페에 중고 농기계를 판매한다고 구매자를 모은 뒤, 돈만 챙기고 달아났습니다.

<녹취> 안00(피해자/음성변조) : “(장비가) 145만 원에 올라와 있었어요. (귀농 카페에.) 정부 보조 없이 그걸 구입하려면 약 500만 원 정도 해요. 근데 상태가 굉장히 깨끗한 장비였어요.”

물건이 오지 않자 피해자는 바로 신고를 했는데, 정 씨는 이미 경찰의 추적을 받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동훈(서울 중부경찰서 사이버수사팀장) : “농사짓는 분들은 금액에 매우 민감하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사기에 많이 이용당하신 거 같습니다.”

정 씨는 사기극을 준비하기 위해 배우자와 사별한 사람들이 모였다는 또 다른 카페를 이용했습니다.

경찰이 정 씨를 추적하던 중 카페에서 알게 돼 정 씨와 결혼을 약속했다는 한 여성을 만났습니다.

자신을 자산가라고 소개하며 여성에게 접근했던 정 씨.

노린 건 따로 있었습니다.

<녹취> B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오늘 통화를 하는데 내일이 생일이라는 거예요. 휴대전화를 선물을 받고 싶대요. 휴대전화를. (그리고) 돈을 누구에게 꿔줬는데 그걸 자신이 못 받는다고 통장을 빌려달라고 했어요. 근데 나는 그 말을 그대로 믿었어요.”

<인터뷰> 김동훈(서울 중부경찰서 사이버수사팀장) : “피의자는 동거녀들의 휴대전화랑 계좌가 사실은 많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대금을 입금받고 물건은 보내주지 않고 대금은 그 여성분의 명의로 (받아서) 이렇게 사기를 친 경우입니다.”

이 카페에서 정 씨의 인터넷 거래 사기 행각에 이용당했다는 여성은 두 명이 더 있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정 씨는 사기 전과 30범.

여성들의 마음마저 사기극에 이용했던 겁니다.

<인터뷰> 김동훈(서울 중부경찰서 사이버수사팀장) : “동거녀와 피의자가 만난다는 첩보를 입수해서 잠복하였고 동거녀와 피의자가 만나는 시점에서 저희가 긴급 체포하게 되었습니다.”

경찰은 인터넷 거래를 할 땐 반드시 판매자의 인적 사항을 정확하게 확인하고,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개인 간 직거래는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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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싸게 판다” 끊지 못하는 ‘인터넷 사기 거래’
    • 입력 2017-04-14 08:39:53
    • 수정2017-04-14 09: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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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얼마 전, 인터넷 사기 거래 피의자들이 연이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중고 거래 전문 사이트가 아나리 일반 회원들이 모인 카페를 이용했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카페 회원들에게 장기간 신뢰를 쌓아 놓고, 결국에는 사기극을 꾸몄던 건데요.

공통점은 또 있었습니다.

이런 사기극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겁니다.

인터넷 물품 거래 사기로 처벌을 받고도 손을 떼지 못하고 다시 범행을 저질렀는데. 사기 전과가 30범인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범행 수법은 더 치밀하고, 대담해졌습니다.

사기극의 전말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해 10월, 주로 여성들이 회원인 한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글입니다.

공동구매로 유명 백화점 상품권을 10% 정도 저렴한 가격에 판다는 내용입니다.

<녹취> A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대형 카페니까, 자주 가던 곳이고, (판매자가) 막 자기 일상 글도 올리고 그래서 믿었거든요. 일상적인 글이 엄청 많았어요.”

판매자는 평소 카페 활동이 활발했고, 상품권 사진과 함께 우편 송장까지 올렸습니다.

상품권을 받아 잘 썼다는 구매 후기까지 올라와 있어, 한 카페 회원도 믿고 상품권을 구입했습니다.

<녹취> A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처음에 (상품권을) 25장 정도를 구매했어요. 그때는 제대로 받았거든요. 받자마자 추가 구매되냐고 물어보니깐 된다고, 배송도 빨리 된다고 일주일 뒤에 준다고 해서 28장 (구매하고) 256만 9천 원인가 입금했어요.”

그런데 첫 구매 때와는 달리, 아무리 기다려도 약속했던 상품권은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거듭된 독촉에도 판매자는 핑계를 대며 이리저리 빠져나갔습니다.

<녹취> A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싸게 해주는 거니까 유통이 매우 까다로워서 배송이 원래 느리다면서……. 한 달 정도는 이제 상품권이 늦는구나(했는데) 12월 말에는 연말이라서 늦는다(고 하는 거예요.)”

두 달이 지나도록 상품권은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피해자는 A씨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천만 원이 넘게 입금하고도 상품권을 못 받은 회원들이 속출했습니다.

<녹취> A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혼수를 백화점에서 많이 사잖아요. 10%면 할인이 많이 되는 거니깐. (상품권으로) 혼수, 결혼 (준비) 하려는 분도 많았거든요. 천만 원씩 사기당해서 어디 말 못 하는 분들도 많아요.”

카페 회원들이 사기임을 깨닫고 뒤늦게 추적한 판매자는 유 모 씨.

하지만 그의 행방을 찾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길민(서울 도봉경찰서 사이버수사팀장) : “휴대전화도 친척 명의로 되어있고요. 인터넷 포털 사이트 계정도 계속 친척 명의로 바꿔가면서 경찰의 전자 메일 추적 등을 피하기 위해서 계속 바꿔왔습니다.”

경찰이 잠복 끝에 남편과 함께 있던 유 씨를 체포합니다.

평범한 회사원처럼 보였지만, 경찰 조사 결과 상품권 사기로 25명에게 모두 1억 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빚 때문에 이런 일을 꾸민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런 사기 행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인터넷 거래 사기로 실형을 살고, 지난해 6월 출소한 뒤 얼마 못 가 다시 범행을 저질렀던 겁니다.

<인터뷰> 김길민(서울 도봉경찰서 사이버수사팀장) : “개인 채무가 2억 2천만 원 상당이 있고요. 그 채무는 부모가 본인 명의로 대출을 받아서 채무금이 생겼다고 합니다.”

유 씨는 이런 사기 행각을 꾸미기 위해 인터넷 카페를 적극적으로 이용했습니다.

카페에 활발하게 여러 글을 올리며, 인지도를 높였고, 판매 초기에는 손해를 감수하고 싼 가격에 상품권을 정상 배송해 신뢰를 쌓았습니다.

<인터뷰> 김길민(서울 도봉경찰서 사이버수사팀장) : “실제로 (처음 구매한) 10여 명에게는 일부 판매하는 것처럼 속여서 이를 믿게 한 다음에 이차적으로 편취하게 된 겁니.”

인터넷 카페를 이용한 거래 사기는 또 있었습니다.

지난 1일 경기도 안산에서 체포된 정 모 씨.

최근에 귀농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틈을 탄 사기 행각인데요.

인터넷 카페에 중고 농기계를 판매한다고 구매자를 모은 뒤, 돈만 챙기고 달아났습니다.

<녹취> 안00(피해자/음성변조) : “(장비가) 145만 원에 올라와 있었어요. (귀농 카페에.) 정부 보조 없이 그걸 구입하려면 약 500만 원 정도 해요. 근데 상태가 굉장히 깨끗한 장비였어요.”

물건이 오지 않자 피해자는 바로 신고를 했는데, 정 씨는 이미 경찰의 추적을 받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동훈(서울 중부경찰서 사이버수사팀장) : “농사짓는 분들은 금액에 매우 민감하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사기에 많이 이용당하신 거 같습니다.”

정 씨는 사기극을 준비하기 위해 배우자와 사별한 사람들이 모였다는 또 다른 카페를 이용했습니다.

경찰이 정 씨를 추적하던 중 카페에서 알게 돼 정 씨와 결혼을 약속했다는 한 여성을 만났습니다.

자신을 자산가라고 소개하며 여성에게 접근했던 정 씨.

노린 건 따로 있었습니다.

<녹취> B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오늘 통화를 하는데 내일이 생일이라는 거예요. 휴대전화를 선물을 받고 싶대요. 휴대전화를. (그리고) 돈을 누구에게 꿔줬는데 그걸 자신이 못 받는다고 통장을 빌려달라고 했어요. 근데 나는 그 말을 그대로 믿었어요.”

<인터뷰> 김동훈(서울 중부경찰서 사이버수사팀장) : “피의자는 동거녀들의 휴대전화랑 계좌가 사실은 많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대금을 입금받고 물건은 보내주지 않고 대금은 그 여성분의 명의로 (받아서) 이렇게 사기를 친 경우입니다.”

이 카페에서 정 씨의 인터넷 거래 사기 행각에 이용당했다는 여성은 두 명이 더 있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정 씨는 사기 전과 30범.

여성들의 마음마저 사기극에 이용했던 겁니다.

<인터뷰> 김동훈(서울 중부경찰서 사이버수사팀장) : “동거녀와 피의자가 만난다는 첩보를 입수해서 잠복하였고 동거녀와 피의자가 만나는 시점에서 저희가 긴급 체포하게 되었습니다.”

경찰은 인터넷 거래를 할 땐 반드시 판매자의 인적 사항을 정확하게 확인하고,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개인 간 직거래는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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