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불감증이 수해 키웠다

입력 2002.08.08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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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호우로 피해를 입은 현장을 둘러보면 곳곳에서 인재의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안전불감증이 피해를 키운 현장을 심재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갑자기 불어난 계곡물이 한순간에 10여 곳의 횟집을 덮친 춘천 매운탕 골목입니다.
계곡 옆에까지 들어섰던 횟집들이 물에 잠기고 파손되면서 폐허로 변했습니다.
굴삭기로 계곡 바닥을 들춰내자 건물잔해가 올려집니다.
피해를 키운 증거들입니다.
계곡 깊숙한 곳까지 경쟁적으로 들어선 횟집들이 불어난 물길을 막은 것입니다.
이를 증명하듯 계곡에 설치한 건물의 기둥과 기둥 사이는 산에서 떠내려온 나무로 가로막혔습니다.
식탁을 놓기 위해 만들어진 시멘트 구조물들로 계곡 폭이 좁아져 물흐름을 방해했습니다.
⊙횟집 주인: 처음에 5집, 한집 한집 생기다가 이렇게 많이 생겼어요.
⊙기자: 산사태로 논 2만여 제곱미터가 쑥대밭으로 변한 삼강마을입니다.
산비탈이 깊이 패여 속살을 드러내고 논과 밭은 무너져 내렸습니다.
논이었던 이곳은 산에서 쓸려내려온 이런 통나무들로 뒤덮이고 말았습니다.
4년 전 벌목과 조림을 한 뒤 폐나무를 그대로 방치해 이 나무들이 물길을 막으면서 피해를 키웠습니다.
⊙오성환(주민): 물이 나무에 토사랑 같이 걸려서 물이 댐역할을 해 가지고 한꺼번에 확 내려와서 토사가 이렇게 다 내려온 겨예요.
⊙기자: 하지만 이런 폐나무들이 여전히 산마다 방치되고 있어서 언제든 수해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차환진(주민): 산사태가 해마다 앞으로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거죠, 비가 이렇게만 오면...
⊙기자: 농경지와 주택도 예외가 아닙니다.
강원도 원주의 이곳은 진입로 공사를 하면서 배수로 공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한 마을이 물에 잠겼습니다.
⊙임창남(주민): 이번에 우리 침수된 사람들한테 모든 것을 저는 재해가 아니고 인재다라고 생각해요, 인재.
⊙기자: 한꺼번에 많은 비가 내린 탓도 있지만 방심과 상술이 가져온 인재가 더 큰 수해를 불렀습니다.
KBS뉴스 심재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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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불감증이 수해 키웠다
    • 입력 2002-08-08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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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호우로 피해를 입은 현장을 둘러보면 곳곳에서 인재의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안전불감증이 피해를 키운 현장을 심재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갑자기 불어난 계곡물이 한순간에 10여 곳의 횟집을 덮친 춘천 매운탕 골목입니다. 계곡 옆에까지 들어섰던 횟집들이 물에 잠기고 파손되면서 폐허로 변했습니다. 굴삭기로 계곡 바닥을 들춰내자 건물잔해가 올려집니다. 피해를 키운 증거들입니다. 계곡 깊숙한 곳까지 경쟁적으로 들어선 횟집들이 불어난 물길을 막은 것입니다. 이를 증명하듯 계곡에 설치한 건물의 기둥과 기둥 사이는 산에서 떠내려온 나무로 가로막혔습니다. 식탁을 놓기 위해 만들어진 시멘트 구조물들로 계곡 폭이 좁아져 물흐름을 방해했습니다. ⊙횟집 주인: 처음에 5집, 한집 한집 생기다가 이렇게 많이 생겼어요. ⊙기자: 산사태로 논 2만여 제곱미터가 쑥대밭으로 변한 삼강마을입니다. 산비탈이 깊이 패여 속살을 드러내고 논과 밭은 무너져 내렸습니다. 논이었던 이곳은 산에서 쓸려내려온 이런 통나무들로 뒤덮이고 말았습니다. 4년 전 벌목과 조림을 한 뒤 폐나무를 그대로 방치해 이 나무들이 물길을 막으면서 피해를 키웠습니다. ⊙오성환(주민): 물이 나무에 토사랑 같이 걸려서 물이 댐역할을 해 가지고 한꺼번에 확 내려와서 토사가 이렇게 다 내려온 겨예요. ⊙기자: 하지만 이런 폐나무들이 여전히 산마다 방치되고 있어서 언제든 수해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차환진(주민): 산사태가 해마다 앞으로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거죠, 비가 이렇게만 오면... ⊙기자: 농경지와 주택도 예외가 아닙니다. 강원도 원주의 이곳은 진입로 공사를 하면서 배수로 공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한 마을이 물에 잠겼습니다. ⊙임창남(주민): 이번에 우리 침수된 사람들한테 모든 것을 저는 재해가 아니고 인재다라고 생각해요, 인재. ⊙기자: 한꺼번에 많은 비가 내린 탓도 있지만 방심과 상술이 가져온 인재가 더 큰 수해를 불렀습니다. KBS뉴스 심재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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