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성추문’ 폭스뉴스 앵커, 결국 퇴출

입력 2017.04.20 (20:39) 수정 2017.04.20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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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국 방송계에서 가장 유명한 앵커 가운데 한 명이 잇따른 성추문 때문에 결국 사퇴했습니다.

그의 사퇴를 둘러싼 이런저런 뒷이야기가 많은데 한국 사회와 좀 다른 미국의 면모를 엿볼 수가 있습니다.

오늘 글로벌 이슈에서 이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질문>
이재석 기자.

이번에 사퇴한 앵커가 바로 저 사람이죠.

<답변>
그렇습니다.

이름이 빌 오라일리구요.

아주 유명한 뉴스 진행자입니다.

미국 폭스 뉴스에서 20년 넘게 간판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여러 여성을 상대로 성희롱을 했다는 추문에 휩싸여서 결국 사퇴를 했습니다.

사실상 퇴출 당한 거라고 볼 수 있겠죠.

오라일리는 지난 15년 동안 다섯 차례 성희롱 가해자로 지목돼서, 피해자들과 합의하려고 준 돈만 145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피해자들은 주로 프로그램 출연자나 같이 일했던 동료 여성들이었습니다.

성희롱이 어떠했는지 제가 여기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곤란하구요,

폭스 사의 사주이자 언론재벌의 대명사라 할 만한 루퍼트 머독 회장도 오라일리가 워낙 거물이라서 그를 계속 두둔해왔거든요,

하지만 사태가 계속 커지니까, 결국 두 손을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 사람이 한국인들한테는 그렇게 많이 알려지진 않았으니까요.

그가 얼마나 유명한지, 또 미국이 왜 시끄러운지 좀 설명이 필요할 거 같아요.

<답변>
그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케이블 뉴스 가운데 줄곧 시청률 1위를 달렸습니다.

폭스뉴스의 영향력을 이만큼 키워온 '폭스뉴스의 산증인'이라고 할 만합니다.

그런데 폭스뉴스가 매우 보수적인 매체거든요.

그래서 그가 '미국 보수의 입'이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였습니다.

어떤 대표성이 있는 인물이랄까요.

게다가 막말이나 인종주의적 발언으로도 유명했습니다.

<녹취> 빌 오라일리(전 폭스뉴스 앵커) :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살인자예요 살인자. 백악관을 지은 옛날 흑인 노예들은 잘 먹고 잘 잤어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언론인이 이 사람입니다.

아시다시피 트럼프가 기존 언론에 대한 불신이 매우 많은 사람이잖아요.

그런 트럼프가 사실상 유일하게 애청하는 뉴스가 폭스 뉴스구요,

트럼프가 트위터로 친구를 맺은 몇 안 되는 언론인 가운데 오라일리가 있습니다.

취임 뒤 첫 단독 인터뷰도 오라일리가 했습니다.

<질문>
그의 사퇴가 짤막한 뉴스로만 다뤄지진 않는 것도 그런 맥락이 있어서겠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여기서 흥미롭달까, 우리랑 좀 다른 미국 언론의 모습이 엿보이는데요.

자 오늘 CNN 방송이 이 소식을 어떻게 다뤘는지 볼까요.

<녹취> "(그가 화를 잘 내죠. 예전 화면을 볼까요.) 난 못해! 생방송으로 해. 생방송!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빌 오라일리였습니다. (우리는 매일 생방송인데요.)"

어떻습니까, 분위기가 밝다고 해야 할까요.

우리 같으면 다른 언론사의 안 좋은 소식을 저런 분위기에서 전하지는 않고 짤막하게만 다룰 것 같은데 CNN은 시시각각 저 소식을 다뤘습니다.

그만큼 오라일리가 유명 인사라서 그런 거겠고, 미국 언론이 뭐든 자유롭게 보도하는 분위기라서 그렇기도 하겠죠.

<질문>
CNN이 아무래도 경쟁사니까 저런 분위기가 좀 있는 걸까요.

<답변>
그렇게 볼 측면도 있습니다.

어제 뉴욕타임스가 이런 기사를 썼더라구요.

이제 폭스뉴스 좋아하던 보수-친공화당 성향의 시청자들은 어디로 가야 하냐?

그런데 CNN은 대표적인 진보-친민주당 성향이니까 거기로는 못 갈 거다, 오히려 극우 성향 매체로 갈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전망을 했더라구요.

따라서 앞서 본 CNN 보도에는 경쟁사에 대한 조롱과 비아냥의 의미도 어느 정도 있을 겁니다.

이달 초에 오라일리의 성추문을 단독 보도한 곳도 그동안 폭스뉴스의 보도 행태를 줄기차게 비판해온 뉴욕타임스거든요.

뉴욕타임스는 대선 때마다 민주당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언론사죠.

물론 성희롱은 진보, 보수를 떠난 문제겠지만, 오라일리 입장에선 '경쟁사의 특종에 추락하게 된 언론인이라는 얄궂은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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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성추문’ 폭스뉴스 앵커, 결국 퇴출
    • 입력 2017-04-20 20:28:48
    • 수정2017-04-20 20:52:07
    글로벌24
<앵커 멘트>

미국 방송계에서 가장 유명한 앵커 가운데 한 명이 잇따른 성추문 때문에 결국 사퇴했습니다.

그의 사퇴를 둘러싼 이런저런 뒷이야기가 많은데 한국 사회와 좀 다른 미국의 면모를 엿볼 수가 있습니다.

오늘 글로벌 이슈에서 이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질문>
이재석 기자.

이번에 사퇴한 앵커가 바로 저 사람이죠.

<답변>
그렇습니다.

이름이 빌 오라일리구요.

아주 유명한 뉴스 진행자입니다.

미국 폭스 뉴스에서 20년 넘게 간판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여러 여성을 상대로 성희롱을 했다는 추문에 휩싸여서 결국 사퇴를 했습니다.

사실상 퇴출 당한 거라고 볼 수 있겠죠.

오라일리는 지난 15년 동안 다섯 차례 성희롱 가해자로 지목돼서, 피해자들과 합의하려고 준 돈만 145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피해자들은 주로 프로그램 출연자나 같이 일했던 동료 여성들이었습니다.

성희롱이 어떠했는지 제가 여기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곤란하구요,

폭스 사의 사주이자 언론재벌의 대명사라 할 만한 루퍼트 머독 회장도 오라일리가 워낙 거물이라서 그를 계속 두둔해왔거든요,

하지만 사태가 계속 커지니까, 결국 두 손을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 사람이 한국인들한테는 그렇게 많이 알려지진 않았으니까요.

그가 얼마나 유명한지, 또 미국이 왜 시끄러운지 좀 설명이 필요할 거 같아요.

<답변>
그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케이블 뉴스 가운데 줄곧 시청률 1위를 달렸습니다.

폭스뉴스의 영향력을 이만큼 키워온 '폭스뉴스의 산증인'이라고 할 만합니다.

그런데 폭스뉴스가 매우 보수적인 매체거든요.

그래서 그가 '미국 보수의 입'이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였습니다.

어떤 대표성이 있는 인물이랄까요.

게다가 막말이나 인종주의적 발언으로도 유명했습니다.

<녹취> 빌 오라일리(전 폭스뉴스 앵커) :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살인자예요 살인자. 백악관을 지은 옛날 흑인 노예들은 잘 먹고 잘 잤어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언론인이 이 사람입니다.

아시다시피 트럼프가 기존 언론에 대한 불신이 매우 많은 사람이잖아요.

그런 트럼프가 사실상 유일하게 애청하는 뉴스가 폭스 뉴스구요,

트럼프가 트위터로 친구를 맺은 몇 안 되는 언론인 가운데 오라일리가 있습니다.

취임 뒤 첫 단독 인터뷰도 오라일리가 했습니다.

<질문>
그의 사퇴가 짤막한 뉴스로만 다뤄지진 않는 것도 그런 맥락이 있어서겠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여기서 흥미롭달까, 우리랑 좀 다른 미국 언론의 모습이 엿보이는데요.

자 오늘 CNN 방송이 이 소식을 어떻게 다뤘는지 볼까요.

<녹취> "(그가 화를 잘 내죠. 예전 화면을 볼까요.) 난 못해! 생방송으로 해. 생방송!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빌 오라일리였습니다. (우리는 매일 생방송인데요.)"

어떻습니까, 분위기가 밝다고 해야 할까요.

우리 같으면 다른 언론사의 안 좋은 소식을 저런 분위기에서 전하지는 않고 짤막하게만 다룰 것 같은데 CNN은 시시각각 저 소식을 다뤘습니다.

그만큼 오라일리가 유명 인사라서 그런 거겠고, 미국 언론이 뭐든 자유롭게 보도하는 분위기라서 그렇기도 하겠죠.

<질문>
CNN이 아무래도 경쟁사니까 저런 분위기가 좀 있는 걸까요.

<답변>
그렇게 볼 측면도 있습니다.

어제 뉴욕타임스가 이런 기사를 썼더라구요.

이제 폭스뉴스 좋아하던 보수-친공화당 성향의 시청자들은 어디로 가야 하냐?

그런데 CNN은 대표적인 진보-친민주당 성향이니까 거기로는 못 갈 거다, 오히려 극우 성향 매체로 갈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전망을 했더라구요.

따라서 앞서 본 CNN 보도에는 경쟁사에 대한 조롱과 비아냥의 의미도 어느 정도 있을 겁니다.

이달 초에 오라일리의 성추문을 단독 보도한 곳도 그동안 폭스뉴스의 보도 행태를 줄기차게 비판해온 뉴욕타임스거든요.

뉴욕타임스는 대선 때마다 민주당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언론사죠.

물론 성희롱은 진보, 보수를 떠난 문제겠지만, 오라일리 입장에선 '경쟁사의 특종에 추락하게 된 언론인이라는 얄궂은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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