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인도에서 신부에게 방망이를 선물하는 이유는?

입력 2017.05.10 (20:39) 수정 2017.05.10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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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글로벌 현장입니다.

인도의 한 지역 정치가가 결혼하는 신부들에게 빨래 방망이를 선물했습니다.

결혼 선물로 주는 빨래 방망이, 이유가 궁금합니다.

뉴델리 연결합니다.

<질문>
김종수 특파원, 지역 정치가가 선물한 방망이가 어떤 건가요?

<답변>
네, 인도 마디야 프라데시 주의 내무장관이 지난 29일 합동 결혼식에 참가한 신부들에게 선물한 건데요.

이곳 말로 '모그리'라 부르는 빨래 방망입니다.

여성들이 손에 하나씩 들고 있는 것이 바로 모그립니다.

방망이 양쪽 면에는 글씨가 써져 있습니다.

한 쪽에는 '알콜중독자를 변화시키기 위한 것' 이라 써있고요.

다른 면엔 '경찰은 아무 말도 하지 말 것'이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이 날 내무장관은 신부 700여명과 그 가족들에게 만 개의 빨래 방망이를 선물했습니다.

<질문>
알콜 중독자를 변화시키기 위한 방망이를 결혼 선물로 줄 정도면 술로 인한 문제가 꽤 큰가 보군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주 내무장관도 해당 지역의 알콜 중독 문제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장관의 말 먼저 들어보시죠.

<녹취> 바르가바(마디야프라데시 주 내무장관) : "가장 큰 문제는 하루에 100루피를 버는 남성이 술을 사는데 50루피를 쓴다는 겁니다. 모든 술은 잘못된 것입니다."

그러면서 마을에 갈 때마다 부녀자들이 술을 금지해달라고 부탁할 정도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2003년과 2005년 기간에 비해 2010년과 2012년 기간 동안 인도의 음주 소비량이 38% 증가했다고 지적했는데요.

현지 매체인 인디언 익스프레스는 인도 전역에서 술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이 매 96분 마다 한 명 꼴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녹취> 마야시마(지역주민) : "제 남편은 알콜 중독으로 3년 전에 죽었습니다. 함께 살고 있는 큰 아들도 알콜 중독이에요."

<질문>
그런데 저는 방망이를 신랑측에게는 주지 않고, 신부측에게만 선물했다는 점도 눈에 띄더라고요?

<답변>
네, 방망이를 신부 측에만 선물한건 술에 취한 남편이 폭력을 가할 경우 방망이를 방어 수단으로 사용해도 그 책임은 묻지 않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건데요.

인도 가족 건강 당국의 보고서에 따르면 15살에서 49살 사이의 여성 중 3분의 1가량이 가정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날만큼 여성에 대한 가정 폭력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마디야프라데시 주 내무장관은 가정 폭력의 주 원인을 남편의 알콜 중독으로 꼽기도 했습니다.

<녹취> 바르가바(마디야프라데시 주 내무장관) : "음주 소비가 가정의 파괴로 이어지는 것을두고볼 수만은 없습니다. "

비하르 주의 여성단체들은 음주 때문에 가정 폭력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는데요.

이런 주장을 받아들여 비하르 주에서는 지난해 4월부터 금주령이 전격 시행됐습니다.

또 케랄라 주에서는 2014년부터 대부분의 호텔에서 주류 판매를 금지시키는 등 최근 몇 년 간 주 별로 술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추센데요.

영국 가디언은 음주와 연관된 폭력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주 밖으로 나가 술을 마시는 것을 막을 순 없는데다 금주령이 오히려 밀주 생산을 늘리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알콜 중독과 가정 폭력의 해결을 위해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뉴델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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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인도에서 신부에게 방망이를 선물하는 이유는?
    • 입력 2017-05-10 15:03:31
    • 수정2017-05-10 20:54:42
    글로벌24
<앵커 멘트>

글로벌 현장입니다.

인도의 한 지역 정치가가 결혼하는 신부들에게 빨래 방망이를 선물했습니다.

결혼 선물로 주는 빨래 방망이, 이유가 궁금합니다.

뉴델리 연결합니다.

<질문>
김종수 특파원, 지역 정치가가 선물한 방망이가 어떤 건가요?

<답변>
네, 인도 마디야 프라데시 주의 내무장관이 지난 29일 합동 결혼식에 참가한 신부들에게 선물한 건데요.

이곳 말로 '모그리'라 부르는 빨래 방망입니다.

여성들이 손에 하나씩 들고 있는 것이 바로 모그립니다.

방망이 양쪽 면에는 글씨가 써져 있습니다.

한 쪽에는 '알콜중독자를 변화시키기 위한 것' 이라 써있고요.

다른 면엔 '경찰은 아무 말도 하지 말 것'이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이 날 내무장관은 신부 700여명과 그 가족들에게 만 개의 빨래 방망이를 선물했습니다.

<질문>
알콜 중독자를 변화시키기 위한 방망이를 결혼 선물로 줄 정도면 술로 인한 문제가 꽤 큰가 보군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주 내무장관도 해당 지역의 알콜 중독 문제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장관의 말 먼저 들어보시죠.

<녹취> 바르가바(마디야프라데시 주 내무장관) : "가장 큰 문제는 하루에 100루피를 버는 남성이 술을 사는데 50루피를 쓴다는 겁니다. 모든 술은 잘못된 것입니다."

그러면서 마을에 갈 때마다 부녀자들이 술을 금지해달라고 부탁할 정도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2003년과 2005년 기간에 비해 2010년과 2012년 기간 동안 인도의 음주 소비량이 38% 증가했다고 지적했는데요.

현지 매체인 인디언 익스프레스는 인도 전역에서 술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이 매 96분 마다 한 명 꼴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녹취> 마야시마(지역주민) : "제 남편은 알콜 중독으로 3년 전에 죽었습니다. 함께 살고 있는 큰 아들도 알콜 중독이에요."

<질문>
그런데 저는 방망이를 신랑측에게는 주지 않고, 신부측에게만 선물했다는 점도 눈에 띄더라고요?

<답변>
네, 방망이를 신부 측에만 선물한건 술에 취한 남편이 폭력을 가할 경우 방망이를 방어 수단으로 사용해도 그 책임은 묻지 않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건데요.

인도 가족 건강 당국의 보고서에 따르면 15살에서 49살 사이의 여성 중 3분의 1가량이 가정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날만큼 여성에 대한 가정 폭력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마디야프라데시 주 내무장관은 가정 폭력의 주 원인을 남편의 알콜 중독으로 꼽기도 했습니다.

<녹취> 바르가바(마디야프라데시 주 내무장관) : "음주 소비가 가정의 파괴로 이어지는 것을두고볼 수만은 없습니다. "

비하르 주의 여성단체들은 음주 때문에 가정 폭력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는데요.

이런 주장을 받아들여 비하르 주에서는 지난해 4월부터 금주령이 전격 시행됐습니다.

또 케랄라 주에서는 2014년부터 대부분의 호텔에서 주류 판매를 금지시키는 등 최근 몇 년 간 주 별로 술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추센데요.

영국 가디언은 음주와 연관된 폭력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주 밖으로 나가 술을 마시는 것을 막을 순 없는데다 금주령이 오히려 밀주 생산을 늘리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알콜 중독과 가정 폭력의 해결을 위해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뉴델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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