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트뤼도, 원주민 학대 기숙학교 사과 요청

입력 2017.05.31 (20:37) 수정 2017.05.31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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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캐나다 트뤼도 총리가 최근 교황을 만난 자리에서 교황의 공식 사과를 요청했습니다.

과거 가톨릭 교회가 캐나다 원주민들을 상대로 했던 교육 때문인데요.

사실상 원주민 문화를 말살하고 인권을 침해했다는 내용입니다.

오늘 글로벌 이슈에서 이 문제를 짚어봅니다.

<질문>
트뤼도 총리가 교황한테 사과를 요청했어요.

물론 정중하게 요청을 한 것일 텐데, 가톨릭의 수장이 도의적 차원에서 사과를 해달라, 이런 거겠죠?

<답변>
네, 그런 얘기입니다.

트뤼도 총리가 G7 정상회의 때문에 이탈리아에 갔었는데, 엊그제 바티칸에 들러서 교황을 만났습니다.

트뤼도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트뤼도(캐나다 총리) : "캐나다 원주민들과의 진정한 화해를 위해서 사과가 얼마나 중요한지 교황께 말씀드렸습니다."

아까 앵커께서도 잠깐 이야기했는데, 이게 캐나다에서 '가장 비극적인 역사'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캐나다 원주민, 그러니까 미국과 캐나다 같은 북미 지역 원주민을 흔히 '인디언'이라 부르잖아요.

유럽에서 건너온 사람들과 인종이 아예 다르죠.

이 원주민들이 백여 년 전인 1880년대부터 가톨릭 교회가 운영하는 기숙학교에서 사실상 강제 교육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인권 침해가 있었다, 이런 내용입니다.

<질문>
그 기숙학교가 어떤 곳이었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겠어요.

<답변>
네, 가톨릭 교회가 캐나다 곳곳에 세운 기숙학교를 말하는데요,

1883년부터 설립됐습니다.

1996년 문을 닫을 때까지 139개 시설이 운영됐다고 합니다.

여기서 원주민 아이들을 상대로 교육을 한 겁니다.

물론 캐나다 정부가 학교를 지원했습니다.

캐나다 정부가 진실화해위원회를 만들어서 2015년에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그동안 모두 15만 명의 원주민 아이들이 가톨릭 기숙학교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사실상 강제 교육이었습니다.

6~7살 때 강제적으로 가족과 헤어져서 기숙학교에 들어가게 됐고, 15~16살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뭘 가르쳤냐.

한마디로 원주민 언어는 쓰지 못하게 하고, 영어만 사용하게 했구요,

원주민 문화가 열등한 거라는 교육을 받았다고 합니다.

<녹취> 프랜시스 : "학교에서 나왔을 때 원주민어를 할 수 없어서 아버지와 대화를 못했어요."

유럽인들이 북미 지역을 정복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원주민 동화 정책이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질문>
학대 피해도 꽤 있었다는데 이건 무슨 말입니까.

<답변>
네 진실화해위원회 조사 결과 원주민 아이들이 기숙학교에서 정신적, 신체적 학대를 받은 걸로 조사됐습니다.

피해자들의 인터뷰 내용을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앨리스 : "교장선생님이 아이들을 때리곤 했어요."

<녹취> 레이먼드 : "샤워하는 모습도 감시했어요."

교육 과정을 제대로 습득하지 못하면 좁은 독방에 갇히거나 구타와 체벌이 뒤따랐습니다.

6천 명의 아이들이 기숙학교에서 숨진 걸로 집계됐습니다.

학생들을 상대로 한 성폭력도 수만 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야말로 비극적인 역사죠.

<질문>
위원회가 활동했다는 건 정부 차원에서는 사과와 보상이 이미 있었던 거죠?

교황청쪽 반응은 좀 나옵니까.

<답변>
교황 사과 부분이 사실상 마지막 남은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트뤼도 총리 말은, 교황청에서도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그렇게 언론에 전했습니다.

기숙학교 피해자 가운데 현재 살아있는 사람들이 7만 명 정도 되거든요.

여전히 후유증에 시달리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총리가 교황한테 사과를 요청할 수 있느냐가 하나의 정치적 쟁점이 될 정도로 캐나다에서 주요 이슈 가운데 하나였는데, 가톨릭 교회가 피해자들을 위로할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입니다.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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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31 20:33:05
    • 수정2017-05-31 20:51:46
    글로벌24
<앵커 멘트>

캐나다 트뤼도 총리가 최근 교황을 만난 자리에서 교황의 공식 사과를 요청했습니다.

과거 가톨릭 교회가 캐나다 원주민들을 상대로 했던 교육 때문인데요.

사실상 원주민 문화를 말살하고 인권을 침해했다는 내용입니다.

오늘 글로벌 이슈에서 이 문제를 짚어봅니다.

<질문>
트뤼도 총리가 교황한테 사과를 요청했어요.

물론 정중하게 요청을 한 것일 텐데, 가톨릭의 수장이 도의적 차원에서 사과를 해달라, 이런 거겠죠?

<답변>
네, 그런 얘기입니다.

트뤼도 총리가 G7 정상회의 때문에 이탈리아에 갔었는데, 엊그제 바티칸에 들러서 교황을 만났습니다.

트뤼도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트뤼도(캐나다 총리) : "캐나다 원주민들과의 진정한 화해를 위해서 사과가 얼마나 중요한지 교황께 말씀드렸습니다."

아까 앵커께서도 잠깐 이야기했는데, 이게 캐나다에서 '가장 비극적인 역사'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캐나다 원주민, 그러니까 미국과 캐나다 같은 북미 지역 원주민을 흔히 '인디언'이라 부르잖아요.

유럽에서 건너온 사람들과 인종이 아예 다르죠.

이 원주민들이 백여 년 전인 1880년대부터 가톨릭 교회가 운영하는 기숙학교에서 사실상 강제 교육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인권 침해가 있었다, 이런 내용입니다.

<질문>
그 기숙학교가 어떤 곳이었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겠어요.

<답변>
네, 가톨릭 교회가 캐나다 곳곳에 세운 기숙학교를 말하는데요,

1883년부터 설립됐습니다.

1996년 문을 닫을 때까지 139개 시설이 운영됐다고 합니다.

여기서 원주민 아이들을 상대로 교육을 한 겁니다.

물론 캐나다 정부가 학교를 지원했습니다.

캐나다 정부가 진실화해위원회를 만들어서 2015년에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그동안 모두 15만 명의 원주민 아이들이 가톨릭 기숙학교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사실상 강제 교육이었습니다.

6~7살 때 강제적으로 가족과 헤어져서 기숙학교에 들어가게 됐고, 15~16살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뭘 가르쳤냐.

한마디로 원주민 언어는 쓰지 못하게 하고, 영어만 사용하게 했구요,

원주민 문화가 열등한 거라는 교육을 받았다고 합니다.

<녹취> 프랜시스 : "학교에서 나왔을 때 원주민어를 할 수 없어서 아버지와 대화를 못했어요."

유럽인들이 북미 지역을 정복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원주민 동화 정책이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질문>
학대 피해도 꽤 있었다는데 이건 무슨 말입니까.

<답변>
네 진실화해위원회 조사 결과 원주민 아이들이 기숙학교에서 정신적, 신체적 학대를 받은 걸로 조사됐습니다.

피해자들의 인터뷰 내용을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앨리스 : "교장선생님이 아이들을 때리곤 했어요."

<녹취> 레이먼드 : "샤워하는 모습도 감시했어요."

교육 과정을 제대로 습득하지 못하면 좁은 독방에 갇히거나 구타와 체벌이 뒤따랐습니다.

6천 명의 아이들이 기숙학교에서 숨진 걸로 집계됐습니다.

학생들을 상대로 한 성폭력도 수만 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야말로 비극적인 역사죠.

<질문>
위원회가 활동했다는 건 정부 차원에서는 사과와 보상이 이미 있었던 거죠?

교황청쪽 반응은 좀 나옵니까.

<답변>
교황 사과 부분이 사실상 마지막 남은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트뤼도 총리 말은, 교황청에서도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그렇게 언론에 전했습니다.

기숙학교 피해자 가운데 현재 살아있는 사람들이 7만 명 정도 되거든요.

여전히 후유증에 시달리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총리가 교황한테 사과를 요청할 수 있느냐가 하나의 정치적 쟁점이 될 정도로 캐나다에서 주요 이슈 가운데 하나였는데, 가톨릭 교회가 피해자들을 위로할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입니다.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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