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청소가 치료?…환자 착취한 정신병원

입력 2017.06.16 (06:51) 수정 2017.06.16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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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치료 방법의 하나라며 정신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에게 세탁과 청소 같은 병원일을 시킨 원장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심지어 임금도 제대로 쳐주지 않았는데요.

한 시간에 300원을 받고 일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김효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남 나주의 한 정신병원.

뇌질환 환자 문모 씨는 이른바 '작업치료'를 받으면 용돈을 준다는 말에 이 '작업'을 했습니다.

청소도 하고 환자복을 빨기도 했습니다.

하루에 2시간에서 8시간을 일하고 받은 돈은 한 달에 30여만 원.

시급으로는 천 원이 조금 넘습니다.

<녹취> 피해 환자 가족(음성변조) : "소독 과정을 거쳐서 환자들에게 줘야지 혈액이 묻은 빨래를 환자들에게 시켜서 돈 아끼려고 그런 나쁜 놈들이 어디 있어요?"

지난 3년 동안 문 씨 처럼 병원 일을 한 환자가 29명.

기초생활수급자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렇게 환자별 작업 내용을 일일이 기록한 뒤 한 시간에 300원에서 2천 원의 급여를 지급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병원이 착복한 돈을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1억 2천만 원이 넘습니다.

환자들에게 일을 시키면서, 300 병상에 이르는 이 병원에 정규 청소인력은 단 한 명만 뒀습니다.

<인터뷰> 박종호(전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장) : "프로그램에 따른 치료 행위도 아니었고, 애초부터 해당 업무를 담당할 인력 채용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이같은 사실을 지방 국세청과 노동청에 통보해 체불 임금과 탈루 세금도 추징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김효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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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탁·청소가 치료?…환자 착취한 정신병원
    • 입력 2017-06-16 07:06:03
    • 수정2017-06-16 07:3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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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치료 방법의 하나라며 정신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에게 세탁과 청소 같은 병원일을 시킨 원장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심지어 임금도 제대로 쳐주지 않았는데요.

한 시간에 300원을 받고 일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김효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남 나주의 한 정신병원.

뇌질환 환자 문모 씨는 이른바 '작업치료'를 받으면 용돈을 준다는 말에 이 '작업'을 했습니다.

청소도 하고 환자복을 빨기도 했습니다.

하루에 2시간에서 8시간을 일하고 받은 돈은 한 달에 30여만 원.

시급으로는 천 원이 조금 넘습니다.

<녹취> 피해 환자 가족(음성변조) : "소독 과정을 거쳐서 환자들에게 줘야지 혈액이 묻은 빨래를 환자들에게 시켜서 돈 아끼려고 그런 나쁜 놈들이 어디 있어요?"

지난 3년 동안 문 씨 처럼 병원 일을 한 환자가 29명.

기초생활수급자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렇게 환자별 작업 내용을 일일이 기록한 뒤 한 시간에 300원에서 2천 원의 급여를 지급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병원이 착복한 돈을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1억 2천만 원이 넘습니다.

환자들에게 일을 시키면서, 300 병상에 이르는 이 병원에 정규 청소인력은 단 한 명만 뒀습니다.

<인터뷰> 박종호(전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장) : "프로그램에 따른 치료 행위도 아니었고, 애초부터 해당 업무를 담당할 인력 채용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이같은 사실을 지방 국세청과 노동청에 통보해 체불 임금과 탈루 세금도 추징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김효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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