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北, 인질외교 꼼수…석방 6일 전 ‘혼수상태’ 털어놔

입력 2017.06.16 (21:10) 수정 2017.06.16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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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2009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돼 있던 자국 여기자 2명을 데리고 귀국하는 모습입니다.

이처럼 미국 정부는 과거 자국민 인질 석방을 위해 전직 대통령이나 인권 전문가 등을 해결사로 활용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현직 고위 관료가 등장합니다.

미국인 대학생 웜비어의 석방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이 사람, 바로 조셉 윤, 미국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보가 가능한 대북 정책 수석참모가 어떤 이유로 웜비어 석방 과정에 관여했는지, 또 석방 협상 과정의 뒷얘기는 어땠는지 워싱턴 박유한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8일, 조셉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비밀리에 노르웨이로 날아갑니다.

겉으로는 미국 민간 전문가들과 북한 관리의 접촉이 이뤄지는 자리였지만 조셉윤 대표는 북한 외무성 고위 관리를 따로 만나 인질 석방을 요구했고,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을 통한 인질들의 영사 접견에 합의합니다.

이 합의로 북한은 한 차례 영사접견을 허용했지만 웜비어는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이후 북한은, 뉴욕에서 북미 접촉을 다시 하자고 요구했고, 지난 6일 조셉윤 대표와 자성남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대사가 만납니다.

북한은 이 때에야 웜비어가 혼수상태라고 털어놓습니다. 불과 석방 일주일 전이었습니다.

엿새 뒤인 12일, 웜비어의 상태를 보고받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조셉윤 대표가 의료진과 함께 평양에 갑니다.

의식이 없는 웜비어를 본 윤 대표는 즉각 석방을 요구했고, 다음 날 웜비어와 함께 북한을 떠납니다.

<녹취> 헤더 노어트(美 국무부 대변인) : "협상은 뭔가를 대가로 받고 어떤 것을 기꺼이 포기하는 것을 뜻합니다. 이번 송환은 협상이 아니었습니다. (미국 국민을) 돌려받은 것입니다."

협상이 아니었다는 평가에서 미 국무부의 강한 불쾌감이 읽혀집니다.

웜비어가 회복되지 못하면 김정은 정권에 대한 제재와 압박이 더 강해질 거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박유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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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리포트] 北, 인질외교 꼼수…석방 6일 전 ‘혼수상태’ 털어놔
    • 입력 2017-06-16 21:13:25
    • 수정2017-06-16 21: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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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2009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돼 있던 자국 여기자 2명을 데리고 귀국하는 모습입니다.

이처럼 미국 정부는 과거 자국민 인질 석방을 위해 전직 대통령이나 인권 전문가 등을 해결사로 활용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현직 고위 관료가 등장합니다.

미국인 대학생 웜비어의 석방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이 사람, 바로 조셉 윤, 미국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보가 가능한 대북 정책 수석참모가 어떤 이유로 웜비어 석방 과정에 관여했는지, 또 석방 협상 과정의 뒷얘기는 어땠는지 워싱턴 박유한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8일, 조셉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비밀리에 노르웨이로 날아갑니다.

겉으로는 미국 민간 전문가들과 북한 관리의 접촉이 이뤄지는 자리였지만 조셉윤 대표는 북한 외무성 고위 관리를 따로 만나 인질 석방을 요구했고,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을 통한 인질들의 영사 접견에 합의합니다.

이 합의로 북한은 한 차례 영사접견을 허용했지만 웜비어는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이후 북한은, 뉴욕에서 북미 접촉을 다시 하자고 요구했고, 지난 6일 조셉윤 대표와 자성남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대사가 만납니다.

북한은 이 때에야 웜비어가 혼수상태라고 털어놓습니다. 불과 석방 일주일 전이었습니다.

엿새 뒤인 12일, 웜비어의 상태를 보고받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조셉윤 대표가 의료진과 함께 평양에 갑니다.

의식이 없는 웜비어를 본 윤 대표는 즉각 석방을 요구했고, 다음 날 웜비어와 함께 북한을 떠납니다.

<녹취> 헤더 노어트(美 국무부 대변인) : "협상은 뭔가를 대가로 받고 어떤 것을 기꺼이 포기하는 것을 뜻합니다. 이번 송환은 협상이 아니었습니다. (미국 국민을) 돌려받은 것입니다."

협상이 아니었다는 평가에서 미 국무부의 강한 불쾌감이 읽혀집니다.

웜비어가 회복되지 못하면 김정은 정권에 대한 제재와 압박이 더 강해질 거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박유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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