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낮잠 줄게 저녁 다오” 스페인 근로시간 개혁

입력 2017.07.19 (20:36) 수정 2017.07.19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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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날씨 무척이나 덥죠, 이런 날 점심을 먹고 나면 한숨 잤으면 좋겠다 싶으신 분들 많으실 겁니다.

눈치보지 않고 당당히 낮잠을 잘 수 있는 대표적인 나라가 바로 스페인이죠.

그런데 스페인의 일부 지역에서 '시에스타'라고 하는 낮잠 문화를 포기하고 저녁이 있는 삶을 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합니다.

낮잠을 포기한 이유, 뭘까요? 파리 연결합니다.

<질문>
박진현 특파원, '시에스타'라는 문화가 왜 생겨난 겁니까?

<답변>
네,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농경 시대 뙤약볕에서 일하는 농부들이 한낮의 더위를 피하고자 생겨나게 됐다는 설이 가장 유력합니다.

스페인과 지중해 연안의 일부 국가 또 남미 국가들에서 행해지고 있는데요.

스페인을 여행해보신 분들은 경험해보셨겠지만 특정 시간이 되면 이렇게 아예 문을 닫아버리는 가게들이 많습니다.

스페인에선 보통 오후 두시부터 다섯시까지가 해당됩니다.

낮잠을 자며 휴식을 취하는 사람도 있고요.

이 시간을 이용해 2~3시간 가량의 느긋한 점심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질문>
사실 저도 가끔 점심을 먹은 뒤에 식곤증이라고 하죠.

좀 자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할때가 있긴 하거든요. 또 잠깐 자고 나면 개운하고 업무에 더 집중이 잘되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그런데 일부 지역에서 이제 이 시에스타를 갖지 않겠다, 이런 합의가 있었다죠?

<답변>
네, 우리에겐 주도인 '바르셀로나'로 유명한 곳이죠.

카탈루냐 지방에서 결정한 사안입니다.

카탈루냐의 회사 백여곳이 속한 기업연합, 노동조합 등이 일일 근로시간 감축을 위한 근로 시간 개혁 협약에 서명했습니다.

점심 시간이나 휴식시간을 줄이고 퇴근을 앞당기자는 겁니다.

<질문>
왜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겁니까?

<답변>
네, 스페인 직장인들은 보통의 경우 오전 9시에서 10시 사이에 업무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중간에 시에스타를 가지면 그 시간만큼 업무 공백이 생기게 됩니다.

공백을 메우려다 보니 퇴근은 오후 8시 이후에나 가능한 거죠.

결과적으로 하루 회사에 머무는 시간이 11시간 이상이 되는 셈입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스페인 노동자들의 연간 근로시간은 1,691 시간으로 독일보다 300시간 이상 많았습니다.

스페인의 대표적인 근로시간 개혁 운동단체인 레포마 오라리아는 장시간 근로 시간이 사람들의 복지와 가족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는데요.

건강을 위해서, 또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서 근로 시간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질문>
스페인에서 근로시간을 개혁하자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돼 왔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도 같은 주장을 펼친 바 있습니다.

<녹취> "근무 시간 합리화는 매우 필요한 일입니다. 6시에 퇴근할 수 있도록 합의를 도출해 내겠습니다."

또 근무 시간의 변화를 위해서는 현재의 프랑스와 같은 중부유럽 표준시간대가 아닌 같은 경도에 있는 포르투갈과 영국처럼 그리니치 표준시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또 일부 전문가들은 이미 시에스타가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녹취> "시에스타는 농경시대나 내전 이전에 유용했지 현재와는 맞지 않습니다."

실제로 최근 조사에서 스페인 국민의 60% 가까이가 시에스타를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시에스타를 없애고 근로 시간을 개혁하자는 스페인 사회의 논의가 일과 삶의 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파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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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낮잠 줄게 저녁 다오” 스페인 근로시간 개혁
    • 입력 2017-07-19 20:25:18
    • 수정2017-07-19 20:55:01
    글로벌24
<앵커 멘트>

요즘 날씨 무척이나 덥죠, 이런 날 점심을 먹고 나면 한숨 잤으면 좋겠다 싶으신 분들 많으실 겁니다.

눈치보지 않고 당당히 낮잠을 잘 수 있는 대표적인 나라가 바로 스페인이죠.

그런데 스페인의 일부 지역에서 '시에스타'라고 하는 낮잠 문화를 포기하고 저녁이 있는 삶을 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합니다.

낮잠을 포기한 이유, 뭘까요? 파리 연결합니다.

<질문>
박진현 특파원, '시에스타'라는 문화가 왜 생겨난 겁니까?

<답변>
네,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농경 시대 뙤약볕에서 일하는 농부들이 한낮의 더위를 피하고자 생겨나게 됐다는 설이 가장 유력합니다.

스페인과 지중해 연안의 일부 국가 또 남미 국가들에서 행해지고 있는데요.

스페인을 여행해보신 분들은 경험해보셨겠지만 특정 시간이 되면 이렇게 아예 문을 닫아버리는 가게들이 많습니다.

스페인에선 보통 오후 두시부터 다섯시까지가 해당됩니다.

낮잠을 자며 휴식을 취하는 사람도 있고요.

이 시간을 이용해 2~3시간 가량의 느긋한 점심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질문>
사실 저도 가끔 점심을 먹은 뒤에 식곤증이라고 하죠.

좀 자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할때가 있긴 하거든요. 또 잠깐 자고 나면 개운하고 업무에 더 집중이 잘되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그런데 일부 지역에서 이제 이 시에스타를 갖지 않겠다, 이런 합의가 있었다죠?

<답변>
네, 우리에겐 주도인 '바르셀로나'로 유명한 곳이죠.

카탈루냐 지방에서 결정한 사안입니다.

카탈루냐의 회사 백여곳이 속한 기업연합, 노동조합 등이 일일 근로시간 감축을 위한 근로 시간 개혁 협약에 서명했습니다.

점심 시간이나 휴식시간을 줄이고 퇴근을 앞당기자는 겁니다.

<질문>
왜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겁니까?

<답변>
네, 스페인 직장인들은 보통의 경우 오전 9시에서 10시 사이에 업무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중간에 시에스타를 가지면 그 시간만큼 업무 공백이 생기게 됩니다.

공백을 메우려다 보니 퇴근은 오후 8시 이후에나 가능한 거죠.

결과적으로 하루 회사에 머무는 시간이 11시간 이상이 되는 셈입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스페인 노동자들의 연간 근로시간은 1,691 시간으로 독일보다 300시간 이상 많았습니다.

스페인의 대표적인 근로시간 개혁 운동단체인 레포마 오라리아는 장시간 근로 시간이 사람들의 복지와 가족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는데요.

건강을 위해서, 또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서 근로 시간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질문>
스페인에서 근로시간을 개혁하자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돼 왔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도 같은 주장을 펼친 바 있습니다.

<녹취> "근무 시간 합리화는 매우 필요한 일입니다. 6시에 퇴근할 수 있도록 합의를 도출해 내겠습니다."

또 근무 시간의 변화를 위해서는 현재의 프랑스와 같은 중부유럽 표준시간대가 아닌 같은 경도에 있는 포르투갈과 영국처럼 그리니치 표준시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또 일부 전문가들은 이미 시에스타가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녹취> "시에스타는 농경시대나 내전 이전에 유용했지 현재와는 맞지 않습니다."

실제로 최근 조사에서 스페인 국민의 60% 가까이가 시에스타를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시에스타를 없애고 근로 시간을 개혁하자는 스페인 사회의 논의가 일과 삶의 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파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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