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 인사이드] 다슬기 잡다가 사고…한 해 사망자 20명↑

입력 2017.07.30 (06:54) 수정 2017.07.30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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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매년 휴가철마다 강이나 계곡에선 물에 빠지는 사고가 끊이지 않습니다.

물놀이를 하다가 발생하는 사고가 가장 많은데요.

그 다음으로 많은 것이 바로 다슬기를 잡다가 일어납니다.

한해 평균 20명 이상이 다슬기 잡다가 숨지는데요.

주의할 점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강원도 횡성의 한 식당.

주변에서 잡은 다슬기를 넣은 해장국이 인기 메늅니다.

아미노산이 풍부한 다슬기는 여름철 별미로 손꼽힙니다.

<인터뷰> 김현숙(식당 손님) : "맛있어요. 여름에는 보양식이에요."

<인터뷰> 차장섭(식당 손님) : "섬강에서 직접 잡은 다슬기니까 훨씬 더 싱싱하고 맛있는 것 같아요."

다슬기는 손쉽게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이맘때면 마을 주민뿐 아니라 하천에 놀러온 피서객들도 많이 잡는데요.

<인터뷰> 피서객 : "아욱 넣고 된장국 끓여 먹고요."

하지만 다슬기 잡이에 빠져있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깊은 곳으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다슬기를 잡을 때 구명조끼와 같은 안전 장비를 착용한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지난 6월 21일, 강원도 횡성에선 다슬기를 잡으러 간 50대 여성이 물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며칠 뒤엔 충북 영동에서 다슬기를 잡던 70대 할머니가 급류에 휩쓸려 숨지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박민호(소방장/영동소방서 지휘조사팀) : "500m 정도 떨어진 하류 지점으로 떠내려가는 것을 보고 (일행이) 구조 지점에서 낚시를 하고 있던 분과 함께 구조를 했는데요. 저희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반응은 없는 (숨진) 상태였습니다."

지난해 다슬기를 잡다 숨진 사람은 강원도에서 11명, 충북에선 10명.

전국적으로 1년에 최소 20명 이상이 숨지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람 잡는 다슬기’라는 말이 나올 정돈데요.

왜 이렇게 사고가 많을까요?

언뜻 잔잔해 보이는 하천도 바닥은 지형변화가 심한 곳이 많습니다.

다슬기를 잡는데 빠져있다 보면, 물웅덩이나 움푹 들어간 곳을 보지 못해 사고가 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어떤지, 물 속 상황을 직접 알아봤습니다.

처음엔 수심이 종아리 높였지만 아래만 보며 걷다보니 어느덧 물이 허리까지 차오릅니다.

바닥이 울퉁불퉁해 걷기 힘든 상황. 물웅덩이가 있는 곳에선 순식간에 몸이 중심을 잃습니다.

<인터뷰> 이영진(횡성소방서 119구조대원) : "물 웅덩이 같은 곳에 발이 빠지게 되면 우선 사람이 당황하게 되고, 당황하게 되면 몸 또한 경직되고, 바로 코앞에 있는 사물도 잘 보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의도와 다르게 (물에) 빠지게 되는 거죠."

물 속 바위나 돌에 낀 이끼나 수초도 문젭니다.

보기에는 평범한 돌, 그러나 칫솔로 표면을 긁자 이끼가 잔뜩 묻어납니다.

이처럼 돌에 낀 이끼를 잘못 밟으면 미끄러져 물살에 휩쓸릴 수 있습니다.

가장 위험한 것은 야간 다슬기잡이입니다.

다슬기는 야행성이기 때문에 밤에 잡는 경우도 많은데요.

밤에는 물의 흐름과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워 사고 가능성이 훨씬 더 커집니다.

<인터뷰> 이영진(횡성소방서 119구조대원) : "마을 주민분들 같은 경우 지형지물을 잘 안다고 생각해서 야간에 다슬기 채취하러 가시는 경우가 있는데요. 밤은 낮과 다르게 방향감각이 많이 떨어집니다.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 도움을 청할 수도 없고, 그때는 크게는 사망에 이르게 되는 거죠."

또 요즘처럼 국지성 폭우가 자주 내릴 때는 급류가 형성되거나, 물이 소용돌이치는 경우가 많아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만일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수심이 낮더라도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는 필숩니다.

<인터뷰> 김응찬(영동소방서 119구조대 팀장) : "수영을 잘한다고 생각해서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구명조끼는 생명 조끼다 생각하시고 항상 반드시 착용해야 합니다."

또 다슬기를 잡으러 갈 땐 혼자가 아닌, 최소한 두 명 이상이 함께 움직여야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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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7-30 06:59:29
    • 수정2017-07-30 07:03:38
    KBS 재난방송센터
<앵커 멘트>

매년 휴가철마다 강이나 계곡에선 물에 빠지는 사고가 끊이지 않습니다.

물놀이를 하다가 발생하는 사고가 가장 많은데요.

그 다음으로 많은 것이 바로 다슬기를 잡다가 일어납니다.

한해 평균 20명 이상이 다슬기 잡다가 숨지는데요.

주의할 점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강원도 횡성의 한 식당.

주변에서 잡은 다슬기를 넣은 해장국이 인기 메늅니다.

아미노산이 풍부한 다슬기는 여름철 별미로 손꼽힙니다.

<인터뷰> 김현숙(식당 손님) : "맛있어요. 여름에는 보양식이에요."

<인터뷰> 차장섭(식당 손님) : "섬강에서 직접 잡은 다슬기니까 훨씬 더 싱싱하고 맛있는 것 같아요."

다슬기는 손쉽게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이맘때면 마을 주민뿐 아니라 하천에 놀러온 피서객들도 많이 잡는데요.

<인터뷰> 피서객 : "아욱 넣고 된장국 끓여 먹고요."

하지만 다슬기 잡이에 빠져있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깊은 곳으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다슬기를 잡을 때 구명조끼와 같은 안전 장비를 착용한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지난 6월 21일, 강원도 횡성에선 다슬기를 잡으러 간 50대 여성이 물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며칠 뒤엔 충북 영동에서 다슬기를 잡던 70대 할머니가 급류에 휩쓸려 숨지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박민호(소방장/영동소방서 지휘조사팀) : "500m 정도 떨어진 하류 지점으로 떠내려가는 것을 보고 (일행이) 구조 지점에서 낚시를 하고 있던 분과 함께 구조를 했는데요. 저희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반응은 없는 (숨진) 상태였습니다."

지난해 다슬기를 잡다 숨진 사람은 강원도에서 11명, 충북에선 10명.

전국적으로 1년에 최소 20명 이상이 숨지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람 잡는 다슬기’라는 말이 나올 정돈데요.

왜 이렇게 사고가 많을까요?

언뜻 잔잔해 보이는 하천도 바닥은 지형변화가 심한 곳이 많습니다.

다슬기를 잡는데 빠져있다 보면, 물웅덩이나 움푹 들어간 곳을 보지 못해 사고가 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어떤지, 물 속 상황을 직접 알아봤습니다.

처음엔 수심이 종아리 높였지만 아래만 보며 걷다보니 어느덧 물이 허리까지 차오릅니다.

바닥이 울퉁불퉁해 걷기 힘든 상황. 물웅덩이가 있는 곳에선 순식간에 몸이 중심을 잃습니다.

<인터뷰> 이영진(횡성소방서 119구조대원) : "물 웅덩이 같은 곳에 발이 빠지게 되면 우선 사람이 당황하게 되고, 당황하게 되면 몸 또한 경직되고, 바로 코앞에 있는 사물도 잘 보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의도와 다르게 (물에) 빠지게 되는 거죠."

물 속 바위나 돌에 낀 이끼나 수초도 문젭니다.

보기에는 평범한 돌, 그러나 칫솔로 표면을 긁자 이끼가 잔뜩 묻어납니다.

이처럼 돌에 낀 이끼를 잘못 밟으면 미끄러져 물살에 휩쓸릴 수 있습니다.

가장 위험한 것은 야간 다슬기잡이입니다.

다슬기는 야행성이기 때문에 밤에 잡는 경우도 많은데요.

밤에는 물의 흐름과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워 사고 가능성이 훨씬 더 커집니다.

<인터뷰> 이영진(횡성소방서 119구조대원) : "마을 주민분들 같은 경우 지형지물을 잘 안다고 생각해서 야간에 다슬기 채취하러 가시는 경우가 있는데요. 밤은 낮과 다르게 방향감각이 많이 떨어집니다.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 도움을 청할 수도 없고, 그때는 크게는 사망에 이르게 되는 거죠."

또 요즘처럼 국지성 폭우가 자주 내릴 때는 급류가 형성되거나, 물이 소용돌이치는 경우가 많아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만일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수심이 낮더라도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는 필숩니다.

<인터뷰> 김응찬(영동소방서 119구조대 팀장) : "수영을 잘한다고 생각해서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구명조끼는 생명 조끼다 생각하시고 항상 반드시 착용해야 합니다."

또 다슬기를 잡으러 갈 땐 혼자가 아닌, 최소한 두 명 이상이 함께 움직여야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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