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제조업 강국’ 독일, 이제 유통업도 강국

입력 2017.08.03 (18:08) 수정 2017.08.0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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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독일, 하면 전통적인 제조업 강국이죠.

최근엔 제조업과 IT 기술을 연계하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데요,

이제는 제조업 뿐 아니라 유통업에서도 강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베를린 이민우 특파원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질문>
최근 독일의 유통업체가 미국 시장에도 진출했다면서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독일의 저가 슈퍼마켓 체인인 리들이 미국 시장에 진출했는데요.

버지니아 등 3개주 에서 모두 스무 곳의 매장을 새롭게 열었습니다.

지금 보시는 곳이 지난달 18일 버지니아 주에서 문을 연 첫 번째 매장입니다.

리들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내건 모토가 바로, 더 작게, 더 세련되게, 하지만 더 저렴하게입니다.

매장에 진열된 품목 수를 줄여 가격을 낮추겠다는 전략인거죠.

<녹취> 제시카 하가드(리들 대변인) : "미국 슈퍼마켓에서는 케첩의 경우 보통 50종류가 있지만 리들에서는 2~3개 종류만 있죠."

리들은 개장 초반 부터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향후 5년간 2천 500개의 매장을 열어, 미국 내 3번째 유통 업체가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질문>
리들 뿐 아니라 다른 독일 유통업체들도 큰 성과를 얻고 있죠?

<딥변>
네, 그렇습니다.

알디 라는 이름의 유통업체인데, 역시 리들과 마찬가지로 저가 슈퍼마켓 체인입니다.

알디는 지난 1976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현재 1600여개의 미국 내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5년 동안 34억 달러를 들여 미국 전역에 9백개 매장을 더 열 계획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경기가 둔화되면서 글로벌 대형 유통업체들이 고전하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죠.

알디는 미국 뿐 아니라 유럽, 호주 시장에서도 승승장구하며 세를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질문>
독일 업체들 기세가 대단한데, 그럼 미국 현지 유통 업체들도 바짝 긴장하겠는걸요?

<답변>
리들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발표한 성명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미국 내 경쟁사보다 최대 50% 가량 가격을 낮춰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겁니다.

독일 유통업체들의 이런 거센 가격 인하 압력에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도 바짝 긴장하고 있는데요,

월마트는 가격 할인을 위해서만 약 60억 달러, 우리 돈 6조 7천 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일부 식품 가격을 낮추고 자체 브랜드 제품군을 정비하는 등 독일 유통 업체들의 공세에 맞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질문>
독일 업체들이 기세가 대단한데, 그 비결이 뭘까요?

<답변>
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무엇보다 가격 경쟁력이 월등하기 때문입니다.

저도 이 곳에서 알디와 리들을 즐겨 찾는데, 얼핏 포장만 보면 싸구려 제품같이 느껴지고 물건의 종류도 많지 않지만, 막상 내용을 보면 품질이 전혀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외양보다는 내실에 주력하는, 독일스럽다는 말이 어울릴 듯 한데요,

당연히 근검절약이 몸에 밴 독일과 유럽인들에게 큰 인기를 얻을 수 밖에 없겠죠.

유럽전체의 생필품 물가를 알디와 리들이 떨어뜨렸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인데요.

이런 가격 파괴 전략이 유럽을 넘어 미국 시장에까지 통하고 있는 겁니다.

실제로 알디 미국 법인이 판매하는 생필품의 평균 가격은 월마트에 비해 20% 이상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질문>
그럼 질문이 또 나올 수 밖에 없네요.

어떻게 이렇게 싼 가격으로 물건을 팔 수 있는 건가요?

<답변>
네, 그 비결은 바로 '선택과 집중'입니다.

앞에 보신 인터뷰에서도 잠깐 언급됐었죠?

케첩의 경우 50가지 종류가 아니라 두 세개 종류만을 판다구요.

그러니까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주는 대신, 품목을 대폭 줄여서 유통 비용을 최대한 줄이고, 그만큼 가격을 낮추겠다는 겁니다.

월마트는 매장 한 곳에 평균 3만개 제품을 진열하는 반면, 알디는 2천개 이하입니다.

차이가 많이 나죠.

상품도 유명 브랜드가 아닌, 자체 제작 브랜드만을 90% 이상 판매하는데요.

<녹취> 필 렘퍼트(유통 전문가) : "광고가격을 낮추면 상품가격도 낮아지는대신 경쟁력이 커집니다. 또한 젊은사람들은 부모세대와 달리 유명상품이나 아는 브랜드를 찾지 않습니다."

상품 브랜드를 위한 광고 비용, 매장 내 인테리어 비용 등 줄일 수 있는건 다 줄여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뜻이죠.

물론 여기에 철저한 품질관리가 동반되어야 함은 너무도 당연하겠죠.

화려하지도, 다양하지도 않지만 질 좋고 값싼 생필품.

생활물가가 만만치 않은 한국에서도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이 바로 이런 것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베를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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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03 18:11:00
    • 수정2017-08-03 18: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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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독일, 하면 전통적인 제조업 강국이죠.

최근엔 제조업과 IT 기술을 연계하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데요,

이제는 제조업 뿐 아니라 유통업에서도 강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베를린 이민우 특파원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질문>
최근 독일의 유통업체가 미국 시장에도 진출했다면서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독일의 저가 슈퍼마켓 체인인 리들이 미국 시장에 진출했는데요.

버지니아 등 3개주 에서 모두 스무 곳의 매장을 새롭게 열었습니다.

지금 보시는 곳이 지난달 18일 버지니아 주에서 문을 연 첫 번째 매장입니다.

리들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내건 모토가 바로, 더 작게, 더 세련되게, 하지만 더 저렴하게입니다.

매장에 진열된 품목 수를 줄여 가격을 낮추겠다는 전략인거죠.

<녹취> 제시카 하가드(리들 대변인) : "미국 슈퍼마켓에서는 케첩의 경우 보통 50종류가 있지만 리들에서는 2~3개 종류만 있죠."

리들은 개장 초반 부터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향후 5년간 2천 500개의 매장을 열어, 미국 내 3번째 유통 업체가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질문>
리들 뿐 아니라 다른 독일 유통업체들도 큰 성과를 얻고 있죠?

<딥변>
네, 그렇습니다.

알디 라는 이름의 유통업체인데, 역시 리들과 마찬가지로 저가 슈퍼마켓 체인입니다.

알디는 지난 1976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현재 1600여개의 미국 내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5년 동안 34억 달러를 들여 미국 전역에 9백개 매장을 더 열 계획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경기가 둔화되면서 글로벌 대형 유통업체들이 고전하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죠.

알디는 미국 뿐 아니라 유럽, 호주 시장에서도 승승장구하며 세를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질문>
독일 업체들 기세가 대단한데, 그럼 미국 현지 유통 업체들도 바짝 긴장하겠는걸요?

<답변>
리들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발표한 성명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미국 내 경쟁사보다 최대 50% 가량 가격을 낮춰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겁니다.

독일 유통업체들의 이런 거센 가격 인하 압력에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도 바짝 긴장하고 있는데요,

월마트는 가격 할인을 위해서만 약 60억 달러, 우리 돈 6조 7천 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일부 식품 가격을 낮추고 자체 브랜드 제품군을 정비하는 등 독일 유통 업체들의 공세에 맞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질문>
독일 업체들이 기세가 대단한데, 그 비결이 뭘까요?

<답변>
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무엇보다 가격 경쟁력이 월등하기 때문입니다.

저도 이 곳에서 알디와 리들을 즐겨 찾는데, 얼핏 포장만 보면 싸구려 제품같이 느껴지고 물건의 종류도 많지 않지만, 막상 내용을 보면 품질이 전혀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외양보다는 내실에 주력하는, 독일스럽다는 말이 어울릴 듯 한데요,

당연히 근검절약이 몸에 밴 독일과 유럽인들에게 큰 인기를 얻을 수 밖에 없겠죠.

유럽전체의 생필품 물가를 알디와 리들이 떨어뜨렸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인데요.

이런 가격 파괴 전략이 유럽을 넘어 미국 시장에까지 통하고 있는 겁니다.

실제로 알디 미국 법인이 판매하는 생필품의 평균 가격은 월마트에 비해 20% 이상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질문>
그럼 질문이 또 나올 수 밖에 없네요.

어떻게 이렇게 싼 가격으로 물건을 팔 수 있는 건가요?

<답변>
네, 그 비결은 바로 '선택과 집중'입니다.

앞에 보신 인터뷰에서도 잠깐 언급됐었죠?

케첩의 경우 50가지 종류가 아니라 두 세개 종류만을 판다구요.

그러니까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주는 대신, 품목을 대폭 줄여서 유통 비용을 최대한 줄이고, 그만큼 가격을 낮추겠다는 겁니다.

월마트는 매장 한 곳에 평균 3만개 제품을 진열하는 반면, 알디는 2천개 이하입니다.

차이가 많이 나죠.

상품도 유명 브랜드가 아닌, 자체 제작 브랜드만을 90% 이상 판매하는데요.

<녹취> 필 렘퍼트(유통 전문가) : "광고가격을 낮추면 상품가격도 낮아지는대신 경쟁력이 커집니다. 또한 젊은사람들은 부모세대와 달리 유명상품이나 아는 브랜드를 찾지 않습니다."

상품 브랜드를 위한 광고 비용, 매장 내 인테리어 비용 등 줄일 수 있는건 다 줄여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뜻이죠.

물론 여기에 철저한 품질관리가 동반되어야 함은 너무도 당연하겠죠.

화려하지도, 다양하지도 않지만 질 좋고 값싼 생필품.

생활물가가 만만치 않은 한국에서도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이 바로 이런 것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베를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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