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리포트] 폴란드 원시림 벌목 강행 논란

입력 2017.08.30 (20:39) 수정 2017.08.30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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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폴란드 원시림에서 매일 멀쩡한 나무가 잘려나가고 있습니다.

병충해를 이유로 폴란드 정부가 벌목을 시작했기 때문인데요.

원시림 벌목을 놓고 환경단체는 물론 유럽연합과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이흥철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폴란드와 벨라루스 사이에 걸쳐있는 바이알로비에자 국립공원입니다.

197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곳으로 만년 전 유럽의 생태계를 보존하고 있습니다.

약 15만 헥타르의 규모를 자랑하는 이 숲에는 유럽 들소를 포함한 동물 2만여 종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녹취> 보그단 야로셰비츠(바르샤바 대학 지질생물학 교수) : "바이알로비에자 국립공원은 유럽에서 가장 보존이 잘 되어 있는 숲이기 때문에 특별합니다."

그런데 최근 이 숲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폴란드 정부가 지난해 5월 바이알로비에자 숲에 대규모 벌목을 허가해 매일 천 그루의 나무가 잘려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폴란드 정부는 산불을 방지하고 해충 감염을 막기 위해 벌목을 허가했다고 말합니다.

특히 나무를 갉아먹는 나무좀벌레를 없애겠다는 계획입니다.

<녹취> 안나 말리노브스카(산림청 대변인) : "해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감염된 나무를 베는 것입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의 벌목 계획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나무좀벌레는 10년마다 발생하는 자연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산림을 훼손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녹취> 라팔 코발치크(포유동물 연구소장) : "이 나무는 나무좀벌레에 감염돼 죽었습니다. 하지만 나무좀벌레는 숲에 위협이 되지 않습니다."

또 해충에 감염돼 죽은 나무가 숲을 보존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벌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합니다.

환경단체들도 벌목 반대 시위에 나서고 있습니다.

나무를 자르지 못하도록 벌목 기계 앞을 온몸으로 막아서는가 하면, 고공시위를 벌이기도 합니다.

지난달 29일에는 벌목 작업을 취재하려던 촬영 기자가 벌목 회사 직원들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녹취> 아카디우스 스므크(벌목 반대 단체) : "자연림인 바이알로비에자 숲이 사람의 손에 의해 잘려나간다면 유럽의 다른 숲과 똑같아지게 될 겁니다."

유럽연합은 폴란드의 벌목 작업이 원시림을 파괴하고 있다면서 벌목을 중단할 것을 요구해왔고, 지난달 유럽사법재판소에 벌목 중단 가처분을 신청하기도 했는데요.

원시림의 벌목을 중단하라는 유럽사법재판소의 결정에도 폴란드는 벌목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녹취> 콘라드 토마셰프스키(산림청장) : "산림청은 숲 보호 조치를 계속할 의무가 있습니다. 숲을 재정비하기 위한 대책의 일환입니다."

이에 전문가들과 환경단체들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정부의 벌목 강행이 해충과 산불로부터 숲을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상업적 목적으로 나무를 채취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입니다.

<녹취> 요안나 와핀스카(벌목 반대 단체) : "현재 벌목 문제는 논쟁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폴란드 정부는 지난해부터 나무 18만㎥ 이상을 벌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10년이 걸릴지, 그 이상이 걸릴지 모르는 상황.

오늘도 바이알로비에자 숲에서는 나무 천 그루가 잘려나가고 있습니다.

글로벌 24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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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리포트] 폴란드 원시림 벌목 강행 논란
    • 입력 2017-08-30 20:40:18
    • 수정2017-08-30 20:50:34
    글로벌24
<앵커 멘트>

폴란드 원시림에서 매일 멀쩡한 나무가 잘려나가고 있습니다.

병충해를 이유로 폴란드 정부가 벌목을 시작했기 때문인데요.

원시림 벌목을 놓고 환경단체는 물론 유럽연합과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이흥철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폴란드와 벨라루스 사이에 걸쳐있는 바이알로비에자 국립공원입니다.

197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곳으로 만년 전 유럽의 생태계를 보존하고 있습니다.

약 15만 헥타르의 규모를 자랑하는 이 숲에는 유럽 들소를 포함한 동물 2만여 종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녹취> 보그단 야로셰비츠(바르샤바 대학 지질생물학 교수) : "바이알로비에자 국립공원은 유럽에서 가장 보존이 잘 되어 있는 숲이기 때문에 특별합니다."

그런데 최근 이 숲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폴란드 정부가 지난해 5월 바이알로비에자 숲에 대규모 벌목을 허가해 매일 천 그루의 나무가 잘려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폴란드 정부는 산불을 방지하고 해충 감염을 막기 위해 벌목을 허가했다고 말합니다.

특히 나무를 갉아먹는 나무좀벌레를 없애겠다는 계획입니다.

<녹취> 안나 말리노브스카(산림청 대변인) : "해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감염된 나무를 베는 것입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의 벌목 계획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나무좀벌레는 10년마다 발생하는 자연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산림을 훼손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녹취> 라팔 코발치크(포유동물 연구소장) : "이 나무는 나무좀벌레에 감염돼 죽었습니다. 하지만 나무좀벌레는 숲에 위협이 되지 않습니다."

또 해충에 감염돼 죽은 나무가 숲을 보존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벌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합니다.

환경단체들도 벌목 반대 시위에 나서고 있습니다.

나무를 자르지 못하도록 벌목 기계 앞을 온몸으로 막아서는가 하면, 고공시위를 벌이기도 합니다.

지난달 29일에는 벌목 작업을 취재하려던 촬영 기자가 벌목 회사 직원들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녹취> 아카디우스 스므크(벌목 반대 단체) : "자연림인 바이알로비에자 숲이 사람의 손에 의해 잘려나간다면 유럽의 다른 숲과 똑같아지게 될 겁니다."

유럽연합은 폴란드의 벌목 작업이 원시림을 파괴하고 있다면서 벌목을 중단할 것을 요구해왔고, 지난달 유럽사법재판소에 벌목 중단 가처분을 신청하기도 했는데요.

원시림의 벌목을 중단하라는 유럽사법재판소의 결정에도 폴란드는 벌목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녹취> 콘라드 토마셰프스키(산림청장) : "산림청은 숲 보호 조치를 계속할 의무가 있습니다. 숲을 재정비하기 위한 대책의 일환입니다."

이에 전문가들과 환경단체들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정부의 벌목 강행이 해충과 산불로부터 숲을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상업적 목적으로 나무를 채취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입니다.

<녹취> 요안나 와핀스카(벌목 반대 단체) : "현재 벌목 문제는 논쟁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폴란드 정부는 지난해부터 나무 18만㎥ 이상을 벌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10년이 걸릴지, 그 이상이 걸릴지 모르는 상황.

오늘도 바이알로비에자 숲에서는 나무 천 그루가 잘려나가고 있습니다.

글로벌 24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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