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 조작·합격 지시…공공기관 채용 ‘악취’

입력 2017.09.06 (23:45) 수정 2017.09.06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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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감사원이 50여 개 공공기관을 감사한 결과 채용 과정에서 법을 어기거나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사례가 100건이나 확인됐습니다.

기관장이 특정인 채용을 지시하거나 채용 과정에서 점수를 조작하고, 합격 인원을 늘리는 등 인사권 남용이 심각하다고 감사원은 평가했습니다.

김기흥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석탄공사는 2014년 청년 인턴 10명을 채용했습니다.

당시 권혁수 사장은 모 실장에게 자신의 조카 A씨를 인턴으로 합격시키라고 지시했습니다.

실장은 A씨 점수가 너무 낮아 합격이 어렵다는 실무자 보고를 받고도 합격시키라 했고 실무자는 자기소개서에 만점을 줬습니다.

면접에서도 심사표가 재작성됐고, 결국 A씨는 합격했습니다.

이듬해 권 사장은 조카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지시했고, 현재 석탄공사 사장인 백창현 당시 본부장은 이를 따랐습니다.

백 본부장은 또 2016년 정규직 채용에서 응시자 36명 전원이 필기시험에서 떨어졌지만 직원 자녀 B씨 등 22명에게 면접기회를 줘, 결국 B씨 등 6명은 최종 합격했습니다.

석유공사 김정래 사장은 지난해 모 처장에게 자신의 전 직장 후배와 대학 후배의 이력서를 건네며 1급 상당의 계약직으로 채용하도록 지시했습니다.

감사원이 53개 공공기관을 감사한 결과 채용 과정에서 기관장의 부당한 지시나 점수 조작, 채용 인원 늘리기 등 위법하거나 부당한 업무 처리가 100건이나 확인됐습니다.

<녹취> 김태우(감사원 홍보담당관) :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채용이 이루어지는 정부 부처와 달리 공공기관의 경우 법령이 아닌 자체 규정에 따라 채용이 이루어져 엄격하게 관리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감사원은 석탄공사 권혁수 전 사장 등 8명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수사를 요청하고 16명에 대해선 징계를 요구했습니다.

KBS 뉴스 김기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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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수 조작·합격 지시…공공기관 채용 ‘악취’
    • 입력 2017-09-06 23:48:20
    • 수정2017-09-06 23:5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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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감사원이 50여 개 공공기관을 감사한 결과 채용 과정에서 법을 어기거나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사례가 100건이나 확인됐습니다.

기관장이 특정인 채용을 지시하거나 채용 과정에서 점수를 조작하고, 합격 인원을 늘리는 등 인사권 남용이 심각하다고 감사원은 평가했습니다.

김기흥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석탄공사는 2014년 청년 인턴 10명을 채용했습니다.

당시 권혁수 사장은 모 실장에게 자신의 조카 A씨를 인턴으로 합격시키라고 지시했습니다.

실장은 A씨 점수가 너무 낮아 합격이 어렵다는 실무자 보고를 받고도 합격시키라 했고 실무자는 자기소개서에 만점을 줬습니다.

면접에서도 심사표가 재작성됐고, 결국 A씨는 합격했습니다.

이듬해 권 사장은 조카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지시했고, 현재 석탄공사 사장인 백창현 당시 본부장은 이를 따랐습니다.

백 본부장은 또 2016년 정규직 채용에서 응시자 36명 전원이 필기시험에서 떨어졌지만 직원 자녀 B씨 등 22명에게 면접기회를 줘, 결국 B씨 등 6명은 최종 합격했습니다.

석유공사 김정래 사장은 지난해 모 처장에게 자신의 전 직장 후배와 대학 후배의 이력서를 건네며 1급 상당의 계약직으로 채용하도록 지시했습니다.

감사원이 53개 공공기관을 감사한 결과 채용 과정에서 기관장의 부당한 지시나 점수 조작, 채용 인원 늘리기 등 위법하거나 부당한 업무 처리가 100건이나 확인됐습니다.

<녹취> 김태우(감사원 홍보담당관) :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채용이 이루어지는 정부 부처와 달리 공공기관의 경우 법령이 아닌 자체 규정에 따라 채용이 이루어져 엄격하게 관리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감사원은 석탄공사 권혁수 전 사장 등 8명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수사를 요청하고 16명에 대해선 징계를 요구했습니다.

KBS 뉴스 김기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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