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인니 ‘멧돼지 사냥’…문화냐 학대냐

입력 2017.10.24 (20:35) 수정 2017.10.24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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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인도네시아의 한 사냥 대회를 두고 논란이 일고 습니다.

울타리 안에 멧돼지를 가둬 놓고 개를 풀어 사냥을 하는 건데, 동물보호단체들은 엄연한 '동물 학대'라며 중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얘기 나눠봅니다.

<질문>
유석조 특파원, 어떤 사냥 대회인지 설명해주시죠.

<답변>
네. 인도네시아의 일부 지역에서 열리는 이 대회는 멧돼지를 쓰러뜨린 개가 우승하는 방식인데요.

먼저 화면부터 보시겠습니다.

수도 자카르타에서 170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마자라야' 지역입니다.

울타리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소리를 지릅니다.

멧돼지와 개 한 마리가 격렬히 싸우고 있는데요.

서로 물고, 뜯기며 사투를 벌입니다.

아두 바공(Adu Bagong)이라 불리는 멧돼지 사냥 대회 모습입니다.

멧돼지를 쓰러뜨리는 개가 나올 때까지 싸움이 계속되는데요.

대회에 참가해서 우승하는 개 주인에게는 2천 달러, 우리돈으로 약 226만 원의 상금이 주어집니다.

<질문>
그런데 이 사냥 대회가 원래는 다른 목적으로 시작된 거라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1960년대, 농작물을 먹어치우는 멧돼지를 쫓아내기 위해 개를 풀어 사냥했던 게 이 대회의 시초였습니다.

<녹취> 지역 주민 : "단순한 사냥 대회가 아닙니다. (농작물을 파괴하는) 멧돼지는 골칫거리예요."

하지만 몇년 전부터 투견과 같은 방식으로 변질됐습니다.

멧돼지와 개 싸움에 판돈을 걸고 도박을 하는 건데요.

경기 방식 또한 점점 잔인해지고 있습니다.

멧돼지가 이겨서 더 이상 싸움이 진행되지 않으면 계속 개를 교체해 가며 싸움을 계속 시킵니다.

결국, 멧돼지의 숨이 끊어져야 경기가 끝나는 건데요.

이렇게 죽은 동물들은 식용 고기로 팔려 나간다고 합니다.

<질문>
이 대회를 두고 전통이냐 동물 학대냐 논란이 뜨겁다고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온 풍습이니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게다가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녹취> 동물 사육자 : "사냥 대회를 통해 개들의 경제적 가치가 매겨지는 것이죠. (만약 폐지된다면) 저 같은 동물 사육자들은 쓸모가 없어집니다."

하지만 동물 보호단체들의 입장은 다릅니다.

전통을 가장한 동물 학대일 뿐이라며 강력히 비판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부 주민들이 멧돼지나 개를 훈련시키는 과정에서 막대기로 때리는 등의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녹취> 마리손 구아노(동물 권리보호 활동가) : "개와 멧돼지의 우승 여부와 관련이 있는, (쉽게 말해) 도박의 경우는 문제가 다르죠.이 사냥 경기는 동물을 상대로 한 범죄 행위입니다."

<질문>
우리나라 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등 국가에서는 '투견', '동물 싸움' 모두 불법인데요.

인도네시아의 경우 어떻습니까?

<답변>
네. 물론 인도네시아 정부도 동물을 학대하거나 고문하는 행위 등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국은 해당 사냥 대회를 둘러싼 논란에는 어떠한 입장 표명도 하지 않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전통문화냐 동물학대냐를 놓고 지역 주민과 동물 보호단체 간의 논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방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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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인니 ‘멧돼지 사냥’…문화냐 학대냐
    • 입력 2017-10-24 20:41:53
    • 수정2017-10-24 20:45:56
    글로벌24
<앵커 멘트>

인도네시아의 한 사냥 대회를 두고 논란이 일고 습니다.

울타리 안에 멧돼지를 가둬 놓고 개를 풀어 사냥을 하는 건데, 동물보호단체들은 엄연한 '동물 학대'라며 중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얘기 나눠봅니다.

<질문>
유석조 특파원, 어떤 사냥 대회인지 설명해주시죠.

<답변>
네. 인도네시아의 일부 지역에서 열리는 이 대회는 멧돼지를 쓰러뜨린 개가 우승하는 방식인데요.

먼저 화면부터 보시겠습니다.

수도 자카르타에서 170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마자라야' 지역입니다.

울타리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소리를 지릅니다.

멧돼지와 개 한 마리가 격렬히 싸우고 있는데요.

서로 물고, 뜯기며 사투를 벌입니다.

아두 바공(Adu Bagong)이라 불리는 멧돼지 사냥 대회 모습입니다.

멧돼지를 쓰러뜨리는 개가 나올 때까지 싸움이 계속되는데요.

대회에 참가해서 우승하는 개 주인에게는 2천 달러, 우리돈으로 약 226만 원의 상금이 주어집니다.

<질문>
그런데 이 사냥 대회가 원래는 다른 목적으로 시작된 거라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1960년대, 농작물을 먹어치우는 멧돼지를 쫓아내기 위해 개를 풀어 사냥했던 게 이 대회의 시초였습니다.

<녹취> 지역 주민 : "단순한 사냥 대회가 아닙니다. (농작물을 파괴하는) 멧돼지는 골칫거리예요."

하지만 몇년 전부터 투견과 같은 방식으로 변질됐습니다.

멧돼지와 개 싸움에 판돈을 걸고 도박을 하는 건데요.

경기 방식 또한 점점 잔인해지고 있습니다.

멧돼지가 이겨서 더 이상 싸움이 진행되지 않으면 계속 개를 교체해 가며 싸움을 계속 시킵니다.

결국, 멧돼지의 숨이 끊어져야 경기가 끝나는 건데요.

이렇게 죽은 동물들은 식용 고기로 팔려 나간다고 합니다.

<질문>
이 대회를 두고 전통이냐 동물 학대냐 논란이 뜨겁다고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온 풍습이니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게다가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녹취> 동물 사육자 : "사냥 대회를 통해 개들의 경제적 가치가 매겨지는 것이죠. (만약 폐지된다면) 저 같은 동물 사육자들은 쓸모가 없어집니다."

하지만 동물 보호단체들의 입장은 다릅니다.

전통을 가장한 동물 학대일 뿐이라며 강력히 비판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부 주민들이 멧돼지나 개를 훈련시키는 과정에서 막대기로 때리는 등의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녹취> 마리손 구아노(동물 권리보호 활동가) : "개와 멧돼지의 우승 여부와 관련이 있는, (쉽게 말해) 도박의 경우는 문제가 다르죠.이 사냥 경기는 동물을 상대로 한 범죄 행위입니다."

<질문>
우리나라 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등 국가에서는 '투견', '동물 싸움' 모두 불법인데요.

인도네시아의 경우 어떻습니까?

<답변>
네. 물론 인도네시아 정부도 동물을 학대하거나 고문하는 행위 등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국은 해당 사냥 대회를 둘러싼 논란에는 어떠한 입장 표명도 하지 않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전통문화냐 동물학대냐를 놓고 지역 주민과 동물 보호단체 간의 논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방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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