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차카 조선인의 ‘恨’…수난 다큐 첫 공개

입력 2017.10.29 (21:17) 수정 2017.10.29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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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겨울 영하 50도까지 떨어지는 러시아의 변방 캄차카 반도에 평생 고향을 그리워한 동포들이 있습니다.

해방 직후 북한 지역에서 이주해 간 조선인 노무자들인데요.

6.25 전쟁이 일어나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신세가 된 이들의 삶을 20년 동안 기록한 다큐가 있습니다.

이근우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혹한의 땅 러시아 캄차카주.

1947년부터 북한에서 구소련에 의해 노무자로 온 조선인 2천여 명이 살던 곳입니다.

손진택 옹은 남녘에 두고 온 부인과 자식들이 평생 눈에 밟혔습니다.

<녹취> 손진택 : "더 이상 할 말이 없고 남북이 막혀서..."

그 후 극적인 상봉.

<녹취> "(네가 봉인이냐?) 네 봉인이에요."

그러나 모진 세월을 함께 견뎌온 친구는 먼저 보내야 했습니다.

<녹취> "술을 가져왔소 드시겠소..."

조선인 공동 묘지.

손 옹도 3년 후(1998년) 이 곳에 묻혔습니다.

어머니 몰래 캄차카로 온 임양한옹은 그리움과 죄책감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세월만 흐르고 숨을 거뒀습니다.

한 노부부는 고향의 누각을 본떠 미리 자신들의 묘비를 만들고 타국에 묻혀야 했습니다.

15년 후 제작진을 다시 만난 김재권옹.

조선인 노무자 중 마지막으로 남은 93세의 생존자입니다.

<녹취> "아 그립도다, 조국 산천아."

<인터뷰> 정수웅(감독) : "몰랐던 역사이기 때문에 그걸 어떻게 해서든지 후손들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캄차카 자작나무 숲에는 한민족의 또다른 수난사가 잠들어 있습니다.

KBS 뉴스 이근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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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캄차카 조선인의 ‘恨’…수난 다큐 첫 공개
    • 입력 2017-10-29 21:21:58
    • 수정2017-10-29 21:4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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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겨울 영하 50도까지 떨어지는 러시아의 변방 캄차카 반도에 평생 고향을 그리워한 동포들이 있습니다.

해방 직후 북한 지역에서 이주해 간 조선인 노무자들인데요.

6.25 전쟁이 일어나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신세가 된 이들의 삶을 20년 동안 기록한 다큐가 있습니다.

이근우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혹한의 땅 러시아 캄차카주.

1947년부터 북한에서 구소련에 의해 노무자로 온 조선인 2천여 명이 살던 곳입니다.

손진택 옹은 남녘에 두고 온 부인과 자식들이 평생 눈에 밟혔습니다.

<녹취> 손진택 : "더 이상 할 말이 없고 남북이 막혀서..."

그 후 극적인 상봉.

<녹취> "(네가 봉인이냐?) 네 봉인이에요."

그러나 모진 세월을 함께 견뎌온 친구는 먼저 보내야 했습니다.

<녹취> "술을 가져왔소 드시겠소..."

조선인 공동 묘지.

손 옹도 3년 후(1998년) 이 곳에 묻혔습니다.

어머니 몰래 캄차카로 온 임양한옹은 그리움과 죄책감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세월만 흐르고 숨을 거뒀습니다.

한 노부부는 고향의 누각을 본떠 미리 자신들의 묘비를 만들고 타국에 묻혀야 했습니다.

15년 후 제작진을 다시 만난 김재권옹.

조선인 노무자 중 마지막으로 남은 93세의 생존자입니다.

<녹취> "아 그립도다, 조국 산천아."

<인터뷰> 정수웅(감독) : "몰랐던 역사이기 때문에 그걸 어떻게 해서든지 후손들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캄차카 자작나무 숲에는 한민족의 또다른 수난사가 잠들어 있습니다.

KBS 뉴스 이근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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