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한반도] 아시아에 온 트럼프…“북한은 미국을 시험 말라”

입력 2017.11.11 (07:50) 수정 2017.11.11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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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맨트>

미 트럼프 대통령은 한중일 순방 기간 북핵 문제를 최대 이슈로 내걸었지만, 이견을 피하고 대북 공조 전선을 다진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대신 경제적으로는 확실한 선물 보따리를 챙겨갔습니다.

그래도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에서 김정은 정권에게 구체적이고 단호한 메시지를 던진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이슈 앤 한반도> 오늘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중.일 순방을 결산하면서 우리의 향후 과제를 고민하는 시간 갖겠습니다.

이다솔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주한미군의 심장부이자, 한미 동맹의 상징인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입니다.

미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첫 일정으로 이곳을 찾은 자리에 문재인 대통령도 함께 했습니다.

<녹취> 트럼프(美 대통령) : "여러분은 한국과 미국 모두에 좋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과 이렇게 함께 만나는 건 아주 멋진 일입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 "여러분은 우리 대한민국이 가장 어려울 때 함께 피 흘린 진정한 친구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1박 2일 한국 국빈 방문의 하이라이트는 둘째 날 이뤄진 국회 연설이었습니다.

미국 대통령으로는 24년 만에 우리 국회를 찾아 연설한 트럼프 대통령.

집단수용소와 고문, 굶주림, 강제 노역 등 북한의 처참한 인권 상황을 낱낱이 고발하며 지옥에 빗댔습니다.

<녹취> 트럼프(美 대통령) : "북한은 당신의 할아버지(김일성)가 그리던 낙원이 아닙니다. 그 누구도 가서는 안 되는 지옥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제력을 보였던 과거 정부들과는 다르다고 김정은 정권에 경고했습니다.

<녹취> 트럼프(美 대통령) : "지금 정부는 과거 정부와 비교했을 때 매우 다른 정부입니다. 우리를 과소평가하지 마십시오. 우리를 시험하지도 마십시오."

북한의 완전한 핵 포기가 대화의 전제조건이란 점도 거듭 강조했습니다.

<녹취> 트럼프(美 대통령) : "그동안 저지른 공격 행위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도발을 멈춘다면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로켓맨, 완전 파괴처럼 과거 북한에 대해 퍼부었던 거친 표현을 쓰는 대신 북한 체제를 조목조목 비판하는 말로 34분 연설 중 24분을 채웠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위협적인 언사를 자제하고 한국을 안심시켰다고 평가했습니다.

<인터뷰> 김현욱(국립외교원 교수) : "힘을 이미 과시해줬고 보여줬다. 실제 이거를 사용하길 원하지 않는다. 이렇게 얘기를 하지만 동시에 북한이 나와서 대화를 한다면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서 우리가 뭐 길을 준비할 수 있다,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 압박과 대화를 동시에 추진을 하면서 북한을 비핵화 대화로 유도하려는 기존의 대북정책과 같은 정책을 다시 되풀이하는 거라고 봐야 되겠죠."

북한의 인권 문제를 집중 거론한 트럼프 대통령의 우리 국회 연설은 마치 김정은 독재에 대한 고발장처럼 들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 그의 동선을 따라 찬반 시위가 열리고 미 대통령 차량이 이를 피해 대로를 역주행하는 일도 있었지만 큰 불상사는 없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한·중·일 순방 기간 한국에서 머문 시간이 가장 짧았지만, 북핵과 FTA 등 현안은 어느 곳 못지않게 무거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 직전, 일각에서 한미 동맹과 관련해 일련의 논란이 있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외신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강조하며 ‘균형 외교’를 언급한 점, 또 한중 간 사드 합의와 관련해 외교장관이 밝힌 이른바 3불 원칙 때문입니다.

<녹취> 강경화(외교부 장관) : "사드 추가 배치를 검토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미일) 삼국 간 안보 협력이 삼국 간의 군사 동맹으로 발전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3불 원칙과 관련해서는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한국의 주권을 거론하며 확정적이지 않을 것이라고까지 말했습니다.

여기에 미국의 대외 정책에서 한국이 소외되는 이른바 코리아패싱 논란도 계속됐습니다.

한미 정상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논란을 불식시키려 노력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 "균형 외교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하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한국 외교의 지평을 더 넓히겠다는 것입니다."

<녹취> 트럼프(美 대통령) : "한국은 굉장히 중요한 국가입니다. 한국을 건너뛰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바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에 대한 불만을 거침없이 쏟아왔고 문 대통령은 신속한 협의를 약속했습니다.

이와 함께 미국은 한국의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을 해제하는데 동의하고 한국은 미국의 첨단무기를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김현욱(국립외교원 교수) : "물론 이제 무기를 미국으로부터 상당 부분 구매해야 한다는 그러한 부담감은 있지만 만약 그런 것을 통해서 한국군의 전력이 강화되고 이것이 전작권 전환으로 이어진다면 한국으로서도 상당한 이득을 얻은 거다."

비록 날씨 문제로 취소는 했지만 문재인, 트럼프 두 대통령이 함께 DMZ를 방문하려했던 것은 한미동맹이 대북 압박 공조의 의지를 밝힌 대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부부가 나란히 거니는 곳, 바로 중국 황제가 머물던 자금성입니다.

서울을 떠나 베이징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 일행을 자금성을 통째로 비워가며 대접한 겁니다.

기자회견에 나선 미중 정상은 기존 입장을 유지하되 이견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녹취> 트럼프(美 대통령) : "우리는 과거에 실패했던 (북한 핵문제) 접근법의 전철을 밟지 않기로 합의했습니다."

<녹취> 시진핑(中 국가주석) :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엄격하고도 전면적으로 이행할 것입니다."

<녹취> 신범철(국립외교원 교수/지난 9일, KBS 뉴스 집중) : "미중이 이 정도로 합의한 것으로 봐서는 상당히 한반도의 안정이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서 경제적 외교적 수단 외에도 군사적 옵션을 계속 강조해 왔는데 그 부분은 이번 미중 간 정상회담에서 크게 부각되지 않았습니다."

미국이 집중 거론해온 무역 불균형 문제를 부드럽게 넘어가는 대신, 중국은 우리 돈 280조원에 해당하는 대미 경제 협약을 맺어 선물을 안겼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중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자신의 손녀딸을 자랑하는 등 양국 정상이 친밀함을 과시한 것도 화제가 됐습니다.

<녹취> 아라벨라(트럼프 대통령 외손녀) : "안녕하세요 시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펑 할머니. 제가 노래 한 곡 불러드리겠습니다. 우리의 들판."

정상간 친밀감을 높이려는 노력은 트럼프의 아시아 순방 첫 국가이자 미국의 군사동맹국인 일본에서도 두드러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골프는 물론이고, 4차례에 걸쳐 함께 식사를 하며 돈독한 스킨십을 과시했습니다.

이른바 인도-태평양 전략을 내세우며 특히 북핵 문제에 있어 빈틈없는 공조를 강조했습니다.

<녹취> 트럼프(美 대통령) : "(북핵과 미사일을) 용납하지 않을 겁니다.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녹취> 아베(日 총리) : "북한의 35개 단체와 개인의 자산 동결을 내일 결정하겠습니다."

북핵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가장 두드러진 의제였습니다.

한중일 세 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순방에 맞춰 북한에 대한 독자적인 압박에 나서기도 했는데요.

그런 만큼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순방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중국의 항구도시 다롄의 중심가.

북한산 석탄을 중국으로 실어 나르는 업체가 간판도 없이 영업 중입니다.

이 업체 대표인 중국 동포 김 모 씨를 비롯해 70명이 넘는 대북 무역상을 중국 당국이 체포했다고 대북 소식통이 전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또 지난 8일부터는 중국 여행사들의 평양 여행 상품 판매를 전격 중단시켰습니다.

<녹취> 단둥 OO여행사 직원(음성변조) : "당분간 평양 여행을 할 수 없습니다. (왜 갈 수 없나요?) 요즘은 방문단 시찰 기간이고, (여행 재개는) 통지를 기다려야 합니다."

우리 정부 역시 트럼프 방한 하루 전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 조달에 관여한 북한 금융기관 관련 18명을 제재 대상에 올렸습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독자 제재로, 실효성 보다는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 압박에 힘을 싣는 상징적인 조치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녹취> 백태현(통일부 대변인/지난 6일) : "북한의 대량 살상무기 개발 및 주요 외화 수입원을 차단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매체들을 동원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까지 싸잡아 비난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방한에 반대하는 서울의 시위 장면이 담긴 사진도 무더기로 함께 실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9일) : "참가자들은 트럼프가 탄 차량이 지나갈 때마다‘무기장사꾼 트럼프는 물러가라’, ‘트럼프 반대’, ‘전쟁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저주를 퍼부었습니다."

<인터뷰>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한미 간의 어떤 공조자세가 다시 한 번 확인됐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굉장히 불편하게 느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비난하고 또 우리 대통령의 대북공조자세에 대해서 비판하면서 아마 우리 국내적으로 남남 갈등을 유발하려고 하는 의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기간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한국과 미국, 호주 해군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 제주 인근 해상에서 연합 해양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오늘부터는 세 개의 미 항공모함 전단이 한반도 인근 서태평양에서 군사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주변국 주요 일정을 지켜본 이후, 대응 수위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트럼프 대통령의 동북아 순방에 또 목적을 예의주시해 보고 있고 또 그에 앞서서 이루어졌던 중국의 제19차 당 대회 그리고 10월 22일에 있었던 일본의 총선 이런 어떤 중국과 일본의 리더십에 어떤 교체 내지는 재정립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의 의미를 보면서 향후 자신들의 어떤 정책방향을 결정하려고 하는 이런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 순방 과정에서 재확인한 대북 국제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을 비핵화 대화로 유도할 수 있는 외교 전략을 지속적으로 펴나가야 한다고 제언합니다.

<인터뷰>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이제 트럼프의 아시아 순방 특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서 북핵문제에 대한 외교적 해법에 대한 합의가 있었고요. 또 한반도평화에 대한 우리 역할이 확인된 바가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 외교는 이런 한미공조의 바탕 위에서 대북 협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미 트럼프 대통령은 한중일 순방을 북한 핵개발에 대한 압박과 공조를 이어가는 동시에 경제적 실리를 챙기며 마무리했습니다.

숨 가쁘게 이어져온 한반도 주변 정치와 외교 흐름의 중요한 단락이 마무리되면서, 주요 국가들의 대북 정책과 북한의 대응이 보다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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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11 08:35:12
    • 수정2017-11-11 08:5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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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맨트>

미 트럼프 대통령은 한중일 순방 기간 북핵 문제를 최대 이슈로 내걸었지만, 이견을 피하고 대북 공조 전선을 다진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대신 경제적으로는 확실한 선물 보따리를 챙겨갔습니다.

그래도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에서 김정은 정권에게 구체적이고 단호한 메시지를 던진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이슈 앤 한반도> 오늘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중.일 순방을 결산하면서 우리의 향후 과제를 고민하는 시간 갖겠습니다.

이다솔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주한미군의 심장부이자, 한미 동맹의 상징인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입니다.

미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첫 일정으로 이곳을 찾은 자리에 문재인 대통령도 함께 했습니다.

<녹취> 트럼프(美 대통령) : "여러분은 한국과 미국 모두에 좋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과 이렇게 함께 만나는 건 아주 멋진 일입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 "여러분은 우리 대한민국이 가장 어려울 때 함께 피 흘린 진정한 친구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1박 2일 한국 국빈 방문의 하이라이트는 둘째 날 이뤄진 국회 연설이었습니다.

미국 대통령으로는 24년 만에 우리 국회를 찾아 연설한 트럼프 대통령.

집단수용소와 고문, 굶주림, 강제 노역 등 북한의 처참한 인권 상황을 낱낱이 고발하며 지옥에 빗댔습니다.

<녹취> 트럼프(美 대통령) : "북한은 당신의 할아버지(김일성)가 그리던 낙원이 아닙니다. 그 누구도 가서는 안 되는 지옥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제력을 보였던 과거 정부들과는 다르다고 김정은 정권에 경고했습니다.

<녹취> 트럼프(美 대통령) : "지금 정부는 과거 정부와 비교했을 때 매우 다른 정부입니다. 우리를 과소평가하지 마십시오. 우리를 시험하지도 마십시오."

북한의 완전한 핵 포기가 대화의 전제조건이란 점도 거듭 강조했습니다.

<녹취> 트럼프(美 대통령) : "그동안 저지른 공격 행위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도발을 멈춘다면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로켓맨, 완전 파괴처럼 과거 북한에 대해 퍼부었던 거친 표현을 쓰는 대신 북한 체제를 조목조목 비판하는 말로 34분 연설 중 24분을 채웠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위협적인 언사를 자제하고 한국을 안심시켰다고 평가했습니다.

<인터뷰> 김현욱(국립외교원 교수) : "힘을 이미 과시해줬고 보여줬다. 실제 이거를 사용하길 원하지 않는다. 이렇게 얘기를 하지만 동시에 북한이 나와서 대화를 한다면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서 우리가 뭐 길을 준비할 수 있다,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 압박과 대화를 동시에 추진을 하면서 북한을 비핵화 대화로 유도하려는 기존의 대북정책과 같은 정책을 다시 되풀이하는 거라고 봐야 되겠죠."

북한의 인권 문제를 집중 거론한 트럼프 대통령의 우리 국회 연설은 마치 김정은 독재에 대한 고발장처럼 들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 그의 동선을 따라 찬반 시위가 열리고 미 대통령 차량이 이를 피해 대로를 역주행하는 일도 있었지만 큰 불상사는 없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한·중·일 순방 기간 한국에서 머문 시간이 가장 짧았지만, 북핵과 FTA 등 현안은 어느 곳 못지않게 무거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 직전, 일각에서 한미 동맹과 관련해 일련의 논란이 있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외신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강조하며 ‘균형 외교’를 언급한 점, 또 한중 간 사드 합의와 관련해 외교장관이 밝힌 이른바 3불 원칙 때문입니다.

<녹취> 강경화(외교부 장관) : "사드 추가 배치를 검토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미일) 삼국 간 안보 협력이 삼국 간의 군사 동맹으로 발전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3불 원칙과 관련해서는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한국의 주권을 거론하며 확정적이지 않을 것이라고까지 말했습니다.

여기에 미국의 대외 정책에서 한국이 소외되는 이른바 코리아패싱 논란도 계속됐습니다.

한미 정상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논란을 불식시키려 노력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 "균형 외교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하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한국 외교의 지평을 더 넓히겠다는 것입니다."

<녹취> 트럼프(美 대통령) : "한국은 굉장히 중요한 국가입니다. 한국을 건너뛰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바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에 대한 불만을 거침없이 쏟아왔고 문 대통령은 신속한 협의를 약속했습니다.

이와 함께 미국은 한국의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을 해제하는데 동의하고 한국은 미국의 첨단무기를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김현욱(국립외교원 교수) : "물론 이제 무기를 미국으로부터 상당 부분 구매해야 한다는 그러한 부담감은 있지만 만약 그런 것을 통해서 한국군의 전력이 강화되고 이것이 전작권 전환으로 이어진다면 한국으로서도 상당한 이득을 얻은 거다."

비록 날씨 문제로 취소는 했지만 문재인, 트럼프 두 대통령이 함께 DMZ를 방문하려했던 것은 한미동맹이 대북 압박 공조의 의지를 밝힌 대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부부가 나란히 거니는 곳, 바로 중국 황제가 머물던 자금성입니다.

서울을 떠나 베이징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 일행을 자금성을 통째로 비워가며 대접한 겁니다.

기자회견에 나선 미중 정상은 기존 입장을 유지하되 이견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녹취> 트럼프(美 대통령) : "우리는 과거에 실패했던 (북한 핵문제) 접근법의 전철을 밟지 않기로 합의했습니다."

<녹취> 시진핑(中 국가주석) :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엄격하고도 전면적으로 이행할 것입니다."

<녹취> 신범철(국립외교원 교수/지난 9일, KBS 뉴스 집중) : "미중이 이 정도로 합의한 것으로 봐서는 상당히 한반도의 안정이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서 경제적 외교적 수단 외에도 군사적 옵션을 계속 강조해 왔는데 그 부분은 이번 미중 간 정상회담에서 크게 부각되지 않았습니다."

미국이 집중 거론해온 무역 불균형 문제를 부드럽게 넘어가는 대신, 중국은 우리 돈 280조원에 해당하는 대미 경제 협약을 맺어 선물을 안겼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중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자신의 손녀딸을 자랑하는 등 양국 정상이 친밀함을 과시한 것도 화제가 됐습니다.

<녹취> 아라벨라(트럼프 대통령 외손녀) : "안녕하세요 시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펑 할머니. 제가 노래 한 곡 불러드리겠습니다. 우리의 들판."

정상간 친밀감을 높이려는 노력은 트럼프의 아시아 순방 첫 국가이자 미국의 군사동맹국인 일본에서도 두드러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골프는 물론이고, 4차례에 걸쳐 함께 식사를 하며 돈독한 스킨십을 과시했습니다.

이른바 인도-태평양 전략을 내세우며 특히 북핵 문제에 있어 빈틈없는 공조를 강조했습니다.

<녹취> 트럼프(美 대통령) : "(북핵과 미사일을) 용납하지 않을 겁니다.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녹취> 아베(日 총리) : "북한의 35개 단체와 개인의 자산 동결을 내일 결정하겠습니다."

북핵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가장 두드러진 의제였습니다.

한중일 세 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순방에 맞춰 북한에 대한 독자적인 압박에 나서기도 했는데요.

그런 만큼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순방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중국의 항구도시 다롄의 중심가.

북한산 석탄을 중국으로 실어 나르는 업체가 간판도 없이 영업 중입니다.

이 업체 대표인 중국 동포 김 모 씨를 비롯해 70명이 넘는 대북 무역상을 중국 당국이 체포했다고 대북 소식통이 전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또 지난 8일부터는 중국 여행사들의 평양 여행 상품 판매를 전격 중단시켰습니다.

<녹취> 단둥 OO여행사 직원(음성변조) : "당분간 평양 여행을 할 수 없습니다. (왜 갈 수 없나요?) 요즘은 방문단 시찰 기간이고, (여행 재개는) 통지를 기다려야 합니다."

우리 정부 역시 트럼프 방한 하루 전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 조달에 관여한 북한 금융기관 관련 18명을 제재 대상에 올렸습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독자 제재로, 실효성 보다는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 압박에 힘을 싣는 상징적인 조치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녹취> 백태현(통일부 대변인/지난 6일) : "북한의 대량 살상무기 개발 및 주요 외화 수입원을 차단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매체들을 동원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까지 싸잡아 비난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방한에 반대하는 서울의 시위 장면이 담긴 사진도 무더기로 함께 실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9일) : "참가자들은 트럼프가 탄 차량이 지나갈 때마다‘무기장사꾼 트럼프는 물러가라’, ‘트럼프 반대’, ‘전쟁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저주를 퍼부었습니다."

<인터뷰>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한미 간의 어떤 공조자세가 다시 한 번 확인됐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굉장히 불편하게 느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비난하고 또 우리 대통령의 대북공조자세에 대해서 비판하면서 아마 우리 국내적으로 남남 갈등을 유발하려고 하는 의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기간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한국과 미국, 호주 해군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 제주 인근 해상에서 연합 해양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오늘부터는 세 개의 미 항공모함 전단이 한반도 인근 서태평양에서 군사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주변국 주요 일정을 지켜본 이후, 대응 수위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트럼프 대통령의 동북아 순방에 또 목적을 예의주시해 보고 있고 또 그에 앞서서 이루어졌던 중국의 제19차 당 대회 그리고 10월 22일에 있었던 일본의 총선 이런 어떤 중국과 일본의 리더십에 어떤 교체 내지는 재정립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의 의미를 보면서 향후 자신들의 어떤 정책방향을 결정하려고 하는 이런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 순방 과정에서 재확인한 대북 국제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을 비핵화 대화로 유도할 수 있는 외교 전략을 지속적으로 펴나가야 한다고 제언합니다.

<인터뷰>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이제 트럼프의 아시아 순방 특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서 북핵문제에 대한 외교적 해법에 대한 합의가 있었고요. 또 한반도평화에 대한 우리 역할이 확인된 바가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 외교는 이런 한미공조의 바탕 위에서 대북 협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미 트럼프 대통령은 한중일 순방을 북한 핵개발에 대한 압박과 공조를 이어가는 동시에 경제적 실리를 챙기며 마무리했습니다.

숨 가쁘게 이어져온 한반도 주변 정치와 외교 흐름의 중요한 단락이 마무리되면서, 주요 국가들의 대북 정책과 북한의 대응이 보다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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