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아래 첫 동네’ 역사 속으로…심원마을 ‘철거’

입력 2017.11.12 (21:14) 수정 2017.11.12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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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리산 고지대에 있어 '하늘아래 첫 동네'로 불리는 '심원마을'이 철거됐습니다.

마을이 사라진 이유는 여느 산골마을처럼 사람들이 도시로 떠나서가 아니라, 관광명소가 되면서 훼손된 자연을 지키기 위해서 주민들이 이주를 결심했기 때문인데요.

삶의 터전까지 기꺼이 내놓은 사람들 덕분에 자연의 품으로 돌아간 심원마을을 박영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리산 한가운데 달궁계곡.

해달 750m에 자리 잡은 심원마을은 '하늘 아래 첫 동네'로 불렸습니다.

자연과 사람이 어울려 살던 조용한 산골 마을이었지만 1987년 지리산 관광도로가 개통되면서 식당과 숙박시설 등이 들어섰고 자연훼손과 환경오염도 심각해졌습니다.

차량과 사람의 소음이 늘어나면서 반달곰 등 야생동물들은 마을을 피해 외곽으로 달아났습니다.

<인터뷰> 이승준(국립공원관리공단 과장) : "반달곰 세 쌍둥이가 태어났는데도 불구하고 걔네들이 (지리산)심층부에 들어오지 못하고 바깥쪽에 있을 정도로 동물들이 서식하는데 좋은 환경이 아니었습니다."

이에 따라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주민들과 협의를 통해 보상금을 지급하고 마을 철거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지난주 철거가 마무리되면서 마을 안 20가구 건물 55동과 진입도로, 옹벽 등 모든 인공시설물이 사라졌습니다.

그 자리에는 사스레나무와 국수나무, 병꽃나무 등 지리산 자생 수종 4만 8천여 그루가 자라게 됩니다.

<인터뷰> 윤대원(국립공원관리공단 부장) : "반야봉, 노고단, 만복대에 둘러싸인 이 지역에 야생 동식물이 자연스럽게 유입될 수 있도록 서식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하였습니다."

지리산국립공원 지정 50주년을 맞은 올해 심원마을 주민들은 고향 동네를 자연의 품으로 돌려보냈습니다.

KBS 뉴스 박영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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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 아래 첫 동네’ 역사 속으로…심원마을 ‘철거’
    • 입력 2017-11-12 21:16:44
    • 수정2017-11-12 22: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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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리산 고지대에 있어 '하늘아래 첫 동네'로 불리는 '심원마을'이 철거됐습니다.

마을이 사라진 이유는 여느 산골마을처럼 사람들이 도시로 떠나서가 아니라, 관광명소가 되면서 훼손된 자연을 지키기 위해서 주민들이 이주를 결심했기 때문인데요.

삶의 터전까지 기꺼이 내놓은 사람들 덕분에 자연의 품으로 돌아간 심원마을을 박영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리산 한가운데 달궁계곡.

해달 750m에 자리 잡은 심원마을은 '하늘 아래 첫 동네'로 불렸습니다.

자연과 사람이 어울려 살던 조용한 산골 마을이었지만 1987년 지리산 관광도로가 개통되면서 식당과 숙박시설 등이 들어섰고 자연훼손과 환경오염도 심각해졌습니다.

차량과 사람의 소음이 늘어나면서 반달곰 등 야생동물들은 마을을 피해 외곽으로 달아났습니다.

<인터뷰> 이승준(국립공원관리공단 과장) : "반달곰 세 쌍둥이가 태어났는데도 불구하고 걔네들이 (지리산)심층부에 들어오지 못하고 바깥쪽에 있을 정도로 동물들이 서식하는데 좋은 환경이 아니었습니다."

이에 따라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주민들과 협의를 통해 보상금을 지급하고 마을 철거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지난주 철거가 마무리되면서 마을 안 20가구 건물 55동과 진입도로, 옹벽 등 모든 인공시설물이 사라졌습니다.

그 자리에는 사스레나무와 국수나무, 병꽃나무 등 지리산 자생 수종 4만 8천여 그루가 자라게 됩니다.

<인터뷰> 윤대원(국립공원관리공단 부장) : "반야봉, 노고단, 만복대에 둘러싸인 이 지역에 야생 동식물이 자연스럽게 유입될 수 있도록 서식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하였습니다."

지리산국립공원 지정 50주년을 맞은 올해 심원마을 주민들은 고향 동네를 자연의 품으로 돌려보냈습니다.

KBS 뉴스 박영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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