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달콤함 뒤 숨겨진 노동자의 눈물” 젤리회사 노동착취 논란

입력 2017.11.13 (20:35) 수정 2017.11.13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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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른들에게 독일,이라고 하면 맥주와 자동차가 연상되겠죠.

하지만 어린이들에게 독일,하면 바로 이 것을 떠올릴겁니다.

바로 젤리인데요, 독일산 젤리는 달콤한 맛과 쫄깃한 식감때문에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죠.

그런데 이 젤리가 노예 노동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베를린 연결합니다.

<질문>
이민우 특파원, 이 젤리 업체가 논란에 휩싸이게 된 이유가 뭡니까?

<답변>
네, 지난달 독일 공영방송이 제작한 프로그램에서 노예 노동 문제를 제기한 건데요.

보기만해도 군침이 넘어가는 젤리죠?

그런데 겉 포장지를 보면 '카나우바 왁스'라는 성분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젤리에서 반짝반짝 광택이 나게 하고 또 젤리가 서로 엉겨붙지 않게 하는 그런 역할을 합니다.

야자수 잎에서 채취하는데, 브라질 북동부 지역이 주 생산지입니다.

하지만 제작진이 이 곳을 찾아가봤더니 농장에서 심각한 노동 착취가 이뤄지고 있었다는 거죠.

<질문>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이 있었던 겁니까?

<답변>
네, 한마디로 동물만도 못한 취급을 받고 있다, 독일언론들은 이렇게 현지 노동자들의 실태를 표현했는데요.

노동자들은 굽은 날이 달린 10미터 길이의 긴 채를 이용해 야자잎을 채취하고 있었는데요,

무게가 12킬로그램이나 됐습니다.

야자수 줄기에 가시가 달려있어 바로 떨어질 경우 부상의 위험도 컸지만 어떤 안전장비도 갖추지 못했습니다.

<녹취> 前 농장 노동자 : "한때 농장에서 일 했었는데요. 떨어지면서 제 손 여기에서 여기에 꽂혔습니다. 손이 찢어졌었죠."

또 제대로 된 숙소가 없어서 노동자들은 야외나 트럭에서 잠을 자야했구요.

화장실이 없는건 물론이고, 생수도 구할 수 없어서 정수되지 않은 인근 하천물을 겨우 마시고 있었다고 방송은 전했습니다.

<녹취> 세르지오(브라질 노동부 관계자) : "정부는 카나우바 산업에 대해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한 조건에서 일한다는 것은 노예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이런 열악한 노동 환경속에서 일하고 받는 하루 임금은 10유로, 우리돈 만 삼천원 정도였는데요.

더 큰 문제는 이런 열악한 조건 속에서 미성년자들도 일하고 있었습니다.

명백한 불법인데요.

브라질 당국이 수시로 단속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상황은 쉽게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문제가 드러난 것이 비단 노동 착취 부분만이 아니라죠?

<답변>
네, 젤리의 식감을 내는데 없어서는 안될 핵심 재료가 젤라틴이라는 건데요,

이 젤라틴을 생산하기 위한 돼지 농장의 실태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한 동물 권리 운동가가 독일의 돼지 농장에서 비밀리에 촬영한 영상입니다.

축사의 위생 상태가 좋아보이지 않죠.

식수관도 고장나 있습니다.

염증이나 타박상 등의 상처가 보이는 돼지도 발견됐구요.

심지어 죽은 돼지도 있었지만 축사에 그대로 방치된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습니다.

<녹취> 칼 피쿠아르트(수의사) : "죽은 돼지가 축사에 남아있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다른 돼지들은 죽은 돼지를 끊임없이 건드리죠."

<질문>
충격적인 모습들인데요. 해당 젤리 업체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변>
네, 문제가 불거지자 해당 젤리 업체는 인터넷 사이트에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먼저 노동 착취 문제에 대해선 자체 감사 결과를 기다리며 브라질 노동부와 긴밀한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돼지 농장 6곳을 조사중인데, 동물 복지에 어긋나는 사항이 있다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기업이 자신들과 직접 계약하지 않은 농장들의 문제까지 발견하고 개선하기는 쉽지 않은게 현실입니다.

때문에 엠네스티 등 인권단체들은 독일과 브라질의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력 주장하고 있습니다.

베를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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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달콤함 뒤 숨겨진 노동자의 눈물” 젤리회사 노동착취 논란
    • 입력 2017-11-13 20:36:23
    • 수정2017-11-13 20:57:12
    글로벌24
<앵커 멘트>

어른들에게 독일,이라고 하면 맥주와 자동차가 연상되겠죠.

하지만 어린이들에게 독일,하면 바로 이 것을 떠올릴겁니다.

바로 젤리인데요, 독일산 젤리는 달콤한 맛과 쫄깃한 식감때문에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죠.

그런데 이 젤리가 노예 노동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베를린 연결합니다.

<질문>
이민우 특파원, 이 젤리 업체가 논란에 휩싸이게 된 이유가 뭡니까?

<답변>
네, 지난달 독일 공영방송이 제작한 프로그램에서 노예 노동 문제를 제기한 건데요.

보기만해도 군침이 넘어가는 젤리죠?

그런데 겉 포장지를 보면 '카나우바 왁스'라는 성분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젤리에서 반짝반짝 광택이 나게 하고 또 젤리가 서로 엉겨붙지 않게 하는 그런 역할을 합니다.

야자수 잎에서 채취하는데, 브라질 북동부 지역이 주 생산지입니다.

하지만 제작진이 이 곳을 찾아가봤더니 농장에서 심각한 노동 착취가 이뤄지고 있었다는 거죠.

<질문>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이 있었던 겁니까?

<답변>
네, 한마디로 동물만도 못한 취급을 받고 있다, 독일언론들은 이렇게 현지 노동자들의 실태를 표현했는데요.

노동자들은 굽은 날이 달린 10미터 길이의 긴 채를 이용해 야자잎을 채취하고 있었는데요,

무게가 12킬로그램이나 됐습니다.

야자수 줄기에 가시가 달려있어 바로 떨어질 경우 부상의 위험도 컸지만 어떤 안전장비도 갖추지 못했습니다.

<녹취> 前 농장 노동자 : "한때 농장에서 일 했었는데요. 떨어지면서 제 손 여기에서 여기에 꽂혔습니다. 손이 찢어졌었죠."

또 제대로 된 숙소가 없어서 노동자들은 야외나 트럭에서 잠을 자야했구요.

화장실이 없는건 물론이고, 생수도 구할 수 없어서 정수되지 않은 인근 하천물을 겨우 마시고 있었다고 방송은 전했습니다.

<녹취> 세르지오(브라질 노동부 관계자) : "정부는 카나우바 산업에 대해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한 조건에서 일한다는 것은 노예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이런 열악한 노동 환경속에서 일하고 받는 하루 임금은 10유로, 우리돈 만 삼천원 정도였는데요.

더 큰 문제는 이런 열악한 조건 속에서 미성년자들도 일하고 있었습니다.

명백한 불법인데요.

브라질 당국이 수시로 단속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상황은 쉽게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문제가 드러난 것이 비단 노동 착취 부분만이 아니라죠?

<답변>
네, 젤리의 식감을 내는데 없어서는 안될 핵심 재료가 젤라틴이라는 건데요,

이 젤라틴을 생산하기 위한 돼지 농장의 실태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한 동물 권리 운동가가 독일의 돼지 농장에서 비밀리에 촬영한 영상입니다.

축사의 위생 상태가 좋아보이지 않죠.

식수관도 고장나 있습니다.

염증이나 타박상 등의 상처가 보이는 돼지도 발견됐구요.

심지어 죽은 돼지도 있었지만 축사에 그대로 방치된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습니다.

<녹취> 칼 피쿠아르트(수의사) : "죽은 돼지가 축사에 남아있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다른 돼지들은 죽은 돼지를 끊임없이 건드리죠."

<질문>
충격적인 모습들인데요. 해당 젤리 업체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변>
네, 문제가 불거지자 해당 젤리 업체는 인터넷 사이트에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먼저 노동 착취 문제에 대해선 자체 감사 결과를 기다리며 브라질 노동부와 긴밀한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돼지 농장 6곳을 조사중인데, 동물 복지에 어긋나는 사항이 있다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기업이 자신들과 직접 계약하지 않은 농장들의 문제까지 발견하고 개선하기는 쉽지 않은게 현실입니다.

때문에 엠네스티 등 인권단체들은 독일과 브라질의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력 주장하고 있습니다.

베를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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