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영국 의료진 대상 폭행 심각… 공공의료서비스 위기

입력 2017.11.21 (20:34) 수정 2017.11.21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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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영국은 70년 넘게 무상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있는데요.

그런데 이 공공의료 서비스, NHS 소속 의료진들을 향한 폭행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병원을 떠나는 의료진이 늘어나면서 응급 시스템 마비까지 우려되는 상황인데요.

현지 연결해 오늘 이 소식 알아봅니다.

<질문>
김덕원 특파원, 영국 의료진들이 폭언과 폭행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게 사실입니까?

<답변>
네. 그렇습니다.

영국 BBC는 구급대원과 의사 등 의료진을 겨냥한 폭언과 폭행 사건이 해마다 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화면을 보면서 설명을 드리면, 도움 요청을 받고 출동한 구급 대원을 바닥에 눕히고 때리고 발길질까지 합니다.

구급차 안에서 난동을 부리기도 하고, 의료진의 얼굴에 침을 뱉기도 합니다.

영국 국민건강 서비스 NHS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폭행을 당한 구급대원과 의사 등 의료진이 7만 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루 평균 190여 명이 환자들로부터 폭행을 당한 겁니다.

<녹취> 로라 버렛(NHS 소속 구급대원) : "(이로) 물거나 때리기도 하고 아니면 머리카락을 잡아 당기기도 합니다. 정말 끔찍합니다. 이런 일이 거의 매일 일어납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구조 활동을 돕기 위해 출동했다 폭행에 시달리는 경찰들도 2만3천 명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녹취> 마이크 부르스(웨스트미들랜드주 경찰) : "(당시 환자가) 제 얼굴에 직접 침을 뱉어 눈과 입에 들어갔죠. 전염병에 걸렸는지 확인하기까지 6개월이 걸렸습니다."

<질문>
의료진 폭행 사건이 왜 이렇게 빈번하게 발생하는 겁니까?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겁니까?

<답변>
네. NHS 소속 의료진은 환자들이 폭력적으로 변하는 원인을 '부족한 직원 수'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무상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마다 환자들로 북적입니다.

그러나 의료진이 턱없이 부족해 진료를 받기까지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수술실도, 입원실도 모자랍니다.

지난해 12월에는 누울 침대가 없어 수술을 받지 못해 생후 6개월된 아기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결국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오랫동안 쌓인 불만이 극단적 행동으로 분출된다는 겁니다.

<녹취> 이브 길레스피(NHS 소속 간호사) : "지난 2년 동안 상황은 더 심각해졌습니다. 너무 끔찍합니다. 사람들을 위한 작은 공간조차 없습니다."

이로 인해 의료진들의 고통도 가중되고 있습니다.

업무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병가를 내는 의료진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5명 가운데 1명 꼴로 병가 신청을 냈습니다.

아예 병원을 떠나는 간호사나 의사들도 있습니다.

<녹취> 크리스틴 토론토(의사) : "의료진들이 밤낮없이 교대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제가 원치 않아도 근무를 해야 합니다. 곧 호주 시드니로 옮길 예정입니다."

<질문>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영국 정부의 입장은 뭡니까?

<답변>
네. 영국 보건부는 오는 2021년까지 국민건강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에 2만 천 명의 인력 증원을 약속했습니다.

의료업계는 정부의 방침을 환영하면서도 폭력 행위에 대해 강력히 처벌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킴 선레이(간호대학 고용담당 관계자) : "더 엄격한 형사 처벌과 관련 법률이 마련돼야 합니다. 폭력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가 포함돼야 합니다."

그러나 영국 언론들은 정부가 부족한 NHS의 예산을 확보할 뚜렷한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병원 응급실마다 의료진이 폭행당하는 상황은 언제든지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지금까지 런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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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영국 의료진 대상 폭행 심각… 공공의료서비스 위기
    • 입력 2017-11-21 20:22:27
    • 수정2017-11-21 20:53:12
    글로벌24
<앵커 멘트>

영국은 70년 넘게 무상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있는데요.

그런데 이 공공의료 서비스, NHS 소속 의료진들을 향한 폭행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병원을 떠나는 의료진이 늘어나면서 응급 시스템 마비까지 우려되는 상황인데요.

현지 연결해 오늘 이 소식 알아봅니다.

<질문>
김덕원 특파원, 영국 의료진들이 폭언과 폭행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게 사실입니까?

<답변>
네. 그렇습니다.

영국 BBC는 구급대원과 의사 등 의료진을 겨냥한 폭언과 폭행 사건이 해마다 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화면을 보면서 설명을 드리면, 도움 요청을 받고 출동한 구급 대원을 바닥에 눕히고 때리고 발길질까지 합니다.

구급차 안에서 난동을 부리기도 하고, 의료진의 얼굴에 침을 뱉기도 합니다.

영국 국민건강 서비스 NHS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폭행을 당한 구급대원과 의사 등 의료진이 7만 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루 평균 190여 명이 환자들로부터 폭행을 당한 겁니다.

<녹취> 로라 버렛(NHS 소속 구급대원) : "(이로) 물거나 때리기도 하고 아니면 머리카락을 잡아 당기기도 합니다. 정말 끔찍합니다. 이런 일이 거의 매일 일어납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구조 활동을 돕기 위해 출동했다 폭행에 시달리는 경찰들도 2만3천 명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녹취> 마이크 부르스(웨스트미들랜드주 경찰) : "(당시 환자가) 제 얼굴에 직접 침을 뱉어 눈과 입에 들어갔죠. 전염병에 걸렸는지 확인하기까지 6개월이 걸렸습니다."

<질문>
의료진 폭행 사건이 왜 이렇게 빈번하게 발생하는 겁니까?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겁니까?

<답변>
네. NHS 소속 의료진은 환자들이 폭력적으로 변하는 원인을 '부족한 직원 수'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무상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마다 환자들로 북적입니다.

그러나 의료진이 턱없이 부족해 진료를 받기까지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수술실도, 입원실도 모자랍니다.

지난해 12월에는 누울 침대가 없어 수술을 받지 못해 생후 6개월된 아기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결국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오랫동안 쌓인 불만이 극단적 행동으로 분출된다는 겁니다.

<녹취> 이브 길레스피(NHS 소속 간호사) : "지난 2년 동안 상황은 더 심각해졌습니다. 너무 끔찍합니다. 사람들을 위한 작은 공간조차 없습니다."

이로 인해 의료진들의 고통도 가중되고 있습니다.

업무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병가를 내는 의료진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5명 가운데 1명 꼴로 병가 신청을 냈습니다.

아예 병원을 떠나는 간호사나 의사들도 있습니다.

<녹취> 크리스틴 토론토(의사) : "의료진들이 밤낮없이 교대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제가 원치 않아도 근무를 해야 합니다. 곧 호주 시드니로 옮길 예정입니다."

<질문>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영국 정부의 입장은 뭡니까?

<답변>
네. 영국 보건부는 오는 2021년까지 국민건강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에 2만 천 명의 인력 증원을 약속했습니다.

의료업계는 정부의 방침을 환영하면서도 폭력 행위에 대해 강력히 처벌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킴 선레이(간호대학 고용담당 관계자) : "더 엄격한 형사 처벌과 관련 법률이 마련돼야 합니다. 폭력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가 포함돼야 합니다."

그러나 영국 언론들은 정부가 부족한 NHS의 예산을 확보할 뚜렷한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병원 응급실마다 의료진이 폭행당하는 상황은 언제든지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지금까지 런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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