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리포트] 1000일 넘은 예멘 내전…“세계 최악의 인도적 위기”

입력 2017.12.27 (20:39) 수정 2017.12.27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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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예멘에서 내전이 시작된 지 천 일이 넘었습니다.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지 못해 '잊힌 전쟁'으로 불리는 사이 예멘 국민 8백만 명이 심각한 기근에 시달리는 등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이흥철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예멘 수도 사나의 한 병원입니다.

앙상한 팔다리에 배만 볼록하게 나온 아기가 힘없이 누워있습니다.

생후 11개월 된 이 아기는 심각한 영양실조로 아사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녹취> 자밀라(엄마) : "이전에는 그럭저럭 먹고 살았지만, 지금은 빵과 차밖에 먹지 못하고 있어요."

이처럼 사나의 병원에는 먹지 못해 영양실조로 고통받는 어린이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약 40만 명의 예멘 어린이가 극심한 영양실조로 목숨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예멘에서는 지난 2015년 3월부터 정부군과 시아파 계열인 후티파 반군 사이에 내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쟁이 천 일 넘게 이어지면서 예멘 국민들은 끊이지 않는 공습과 사회 기능 마비로 인한 가난, 전염병 창궐 등으로 하루하루 죽음의 공포에 떨고 있는데요.

UN에 따르면 예멘 내전으로 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8백만 명 이상이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동맹군이 지난달 예멘의 육지와, 영공, 해상을 모두 봉쇄하면서 식량과 의약품 등을 차단해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습니다.

사나 시내에 있는 슈퍼마켓입니다.

진열장에는 물건이 가득하지만 쇼핑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해상봉쇄로 수입이 금지되면서 생필품의 가격이 급등했고, 사나 시민 대부분이 치솟는 물가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녹취> 점원 : "이 우유는 원래 15달러였는데 지금은 25달러로 올랐습니다. 사람들은 그냥 음식을 구경하러 오고 있습니다."

예멘은 현재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고 있지만 시리아 내전과 비교하면 국제사회의 관심이 적어 인도적 지원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UN은 올해 예멘에 필요한 인도적 지원은 21억 달러, 우리 돈으로 2조 3천억 원 규모였는데 실제 모금액은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1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연합군이 예멘에 대한 봉쇄를 20일부터 약 30일간 일시적으로 해제하고 식량 등 인도적 지원 물자의 반입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전했는데요.

지원 물자 반입으로 예멘의 식량난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글로벌 24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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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2-27 20:31:45
    • 수정2017-12-27 20:52:37
    글로벌24
<앵커 멘트>

예멘에서 내전이 시작된 지 천 일이 넘었습니다.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지 못해 '잊힌 전쟁'으로 불리는 사이 예멘 국민 8백만 명이 심각한 기근에 시달리는 등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이흥철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예멘 수도 사나의 한 병원입니다.

앙상한 팔다리에 배만 볼록하게 나온 아기가 힘없이 누워있습니다.

생후 11개월 된 이 아기는 심각한 영양실조로 아사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녹취> 자밀라(엄마) : "이전에는 그럭저럭 먹고 살았지만, 지금은 빵과 차밖에 먹지 못하고 있어요."

이처럼 사나의 병원에는 먹지 못해 영양실조로 고통받는 어린이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약 40만 명의 예멘 어린이가 극심한 영양실조로 목숨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예멘에서는 지난 2015년 3월부터 정부군과 시아파 계열인 후티파 반군 사이에 내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쟁이 천 일 넘게 이어지면서 예멘 국민들은 끊이지 않는 공습과 사회 기능 마비로 인한 가난, 전염병 창궐 등으로 하루하루 죽음의 공포에 떨고 있는데요.

UN에 따르면 예멘 내전으로 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8백만 명 이상이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동맹군이 지난달 예멘의 육지와, 영공, 해상을 모두 봉쇄하면서 식량과 의약품 등을 차단해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습니다.

사나 시내에 있는 슈퍼마켓입니다.

진열장에는 물건이 가득하지만 쇼핑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해상봉쇄로 수입이 금지되면서 생필품의 가격이 급등했고, 사나 시민 대부분이 치솟는 물가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녹취> 점원 : "이 우유는 원래 15달러였는데 지금은 25달러로 올랐습니다. 사람들은 그냥 음식을 구경하러 오고 있습니다."

예멘은 현재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고 있지만 시리아 내전과 비교하면 국제사회의 관심이 적어 인도적 지원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UN은 올해 예멘에 필요한 인도적 지원은 21억 달러, 우리 돈으로 2조 3천억 원 규모였는데 실제 모금액은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1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연합군이 예멘에 대한 봉쇄를 20일부터 약 30일간 일시적으로 해제하고 식량 등 인도적 지원 물자의 반입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전했는데요.

지원 물자 반입으로 예멘의 식량난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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