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독일, 난민 나이 검사 의무화 추진 논란

입력 2018.01.04 (20:39) 수정 2018.01.04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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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독일 정부가 백만 명이 넘는 난민을 수용하면서 이로 인한 사회적 혼란과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그런데 최근 독일 정치권을 중심으로 난민들의 나이 검사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현지 연결해 자세한 얘기 나눠봅니다.

<질문>
이민우 특파원, 독일서 난민들의 나이 검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데, 특별한 계기라도 있는 겁니까?

<답변>
네. 지난달 있었던 끔찍한 살인 사건이 발단이 됐습니다.

용의자가 10대 난민 소년인데, 이 용의자가 나이를 속인게 아니냐는 의혹 때문입니다.

지난달 28일, 독일 남서부 칸들의 한 약국에서 15살 소녀가 흉기에 찔려 숨졌습니다.

용의자는 숨진 소녀의 동갑내기 전 남자친구,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난민이었습니다.

숨진 소녀의 부모가 용의자를 한때 가족처럼 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독일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는데요.

그런데, 피해자의 아버지가 용의자가 미성년자가 아닌 것 같다며, 의혹을 제기한 겁니다.

여기에 일부 정치인들까지 나이 검사를 의무화하자고 가세하면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는 거죠.

<질문>
실제로 난민들이 미성년자로 나이를 속이는 경우가 있습니까?

<답변>
네, 그렇습니다.

18세 이하의 난민은 숙소 제공은 물론 추가 재정 지원까지 받을 수 있는데요.

이런 혜택을 받기 위해 난민들이 나이를 속이고 있다는 것이죠.

지난 2016년 독일 프라이부르크에서, 열 아홉살 독일 여학생이 난민에 의해 살해당했습니다.

당초 용의자는 열 여섯살로 알려졌었는데, 최근 재판 과정에서 용의자의 아버지가 "내 아들은 열 여섯살이 아니라 서른 세 살이다", 이렇게 밝힌 거죠.

무려 열 일곱살을 속인 건데요.

이런 사건들만 봐도 실제로 나이를 속이는 난민들이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거죠.

<질문>
그런데, '난민 연령검사 의무화'를 특히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기사당 연합 소속 정치인들이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고요?

<답변>
네. 기사당, 기독사회당은 남쪽 국경 바이에른주를 이끌고 있는데요,

이 지역에 난민이 대거 유입된 터라, 난민 문제에 더더욱 민감한 거죠.

기사당 소속의 헤르만 바이에른주 내무장관은 "너무 많은 난민이 가짜 청소년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모든 난민 신청자들의 의학 검사를 실시하자고 요구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성장판의 뼈 나이를 알 수 있게 손 엑스레이를 찍거나 치아를 조사하는 방법까지 거론됐습니다.

하지만 독일 의료협회는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요, 아무리 난민이라고는 하지만, '인권 침해' 라는 거죠.

또, 엑스레이 검사를 한다고 해도 정확한 나이를 알기는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질문>
최근엔 독일서 난민 유입 이후 범죄 건수가 증가했다는 통계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난민 혐오 정서에 또다시 불이 붙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답변>
네. 예를 들어 니더작센주의 경우 지난 2015년 이후 1년간 범죄가 10% 정도 증가했는데요.

이 가운데 90% 이상이 난민과 관련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래서, 기민기사당연합은 오는 7일로 예정된 사민당과의 대연정 협상에서 나이 검사 의무화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사민당 측은 일단 반대 입장입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난민 문제를 둘러싼 의견 대립으로 이번 대연정 협상이 또다시 무산되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베를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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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독일, 난민 나이 검사 의무화 추진 논란
    • 입력 2018-01-04 20:29:33
    • 수정2018-01-04 20:47:18
    글로벌24
<앵커 멘트>

독일 정부가 백만 명이 넘는 난민을 수용하면서 이로 인한 사회적 혼란과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그런데 최근 독일 정치권을 중심으로 난민들의 나이 검사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현지 연결해 자세한 얘기 나눠봅니다.

<질문>
이민우 특파원, 독일서 난민들의 나이 검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데, 특별한 계기라도 있는 겁니까?

<답변>
네. 지난달 있었던 끔찍한 살인 사건이 발단이 됐습니다.

용의자가 10대 난민 소년인데, 이 용의자가 나이를 속인게 아니냐는 의혹 때문입니다.

지난달 28일, 독일 남서부 칸들의 한 약국에서 15살 소녀가 흉기에 찔려 숨졌습니다.

용의자는 숨진 소녀의 동갑내기 전 남자친구,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난민이었습니다.

숨진 소녀의 부모가 용의자를 한때 가족처럼 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독일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는데요.

그런데, 피해자의 아버지가 용의자가 미성년자가 아닌 것 같다며, 의혹을 제기한 겁니다.

여기에 일부 정치인들까지 나이 검사를 의무화하자고 가세하면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는 거죠.

<질문>
실제로 난민들이 미성년자로 나이를 속이는 경우가 있습니까?

<답변>
네, 그렇습니다.

18세 이하의 난민은 숙소 제공은 물론 추가 재정 지원까지 받을 수 있는데요.

이런 혜택을 받기 위해 난민들이 나이를 속이고 있다는 것이죠.

지난 2016년 독일 프라이부르크에서, 열 아홉살 독일 여학생이 난민에 의해 살해당했습니다.

당초 용의자는 열 여섯살로 알려졌었는데, 최근 재판 과정에서 용의자의 아버지가 "내 아들은 열 여섯살이 아니라 서른 세 살이다", 이렇게 밝힌 거죠.

무려 열 일곱살을 속인 건데요.

이런 사건들만 봐도 실제로 나이를 속이는 난민들이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거죠.

<질문>
그런데, '난민 연령검사 의무화'를 특히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기사당 연합 소속 정치인들이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고요?

<답변>
네. 기사당, 기독사회당은 남쪽 국경 바이에른주를 이끌고 있는데요,

이 지역에 난민이 대거 유입된 터라, 난민 문제에 더더욱 민감한 거죠.

기사당 소속의 헤르만 바이에른주 내무장관은 "너무 많은 난민이 가짜 청소년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모든 난민 신청자들의 의학 검사를 실시하자고 요구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성장판의 뼈 나이를 알 수 있게 손 엑스레이를 찍거나 치아를 조사하는 방법까지 거론됐습니다.

하지만 독일 의료협회는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요, 아무리 난민이라고는 하지만, '인권 침해' 라는 거죠.

또, 엑스레이 검사를 한다고 해도 정확한 나이를 알기는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질문>
최근엔 독일서 난민 유입 이후 범죄 건수가 증가했다는 통계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난민 혐오 정서에 또다시 불이 붙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답변>
네. 예를 들어 니더작센주의 경우 지난 2015년 이후 1년간 범죄가 10% 정도 증가했는데요.

이 가운데 90% 이상이 난민과 관련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래서, 기민기사당연합은 오는 7일로 예정된 사민당과의 대연정 협상에서 나이 검사 의무화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사민당 측은 일단 반대 입장입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난민 문제를 둘러싼 의견 대립으로 이번 대연정 협상이 또다시 무산되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베를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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