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개인 정보 유출’ 페이스북…설립 이래 최대 위기

입력 2018.03.20 (20:41) 수정 2018.03.20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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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를 지원한 한 데이터 분석업체가 페이스북 사용자 5천만 명의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해 선거에 활용했다는 내부 폭로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이 조사에 착수했고 페이스북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최성원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리포트]

[앵커]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유출, 어떻게 된 일인지 자세히 짚어볼까요?

[기자]
먼저 화면에 떠 있는 두 기사를 보겠습니다.

지난 주말 미국 뉴욕타임스의 기사와 영국 가디언의 주말판 기사입니다.

두 기사 모두 페이스북이 5천만 명에 달하는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유출했고, 이를 미국 대통령 선거에 활용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와 가디언이 내부고발자 크리스토퍼 와일리와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하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내부고발자 와일리는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서 자료 분석 기법을 설계한 캐나다 국적의 28살 청년입니다.

와일리는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일종의 '성격 검사 앱'을 이용해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각종 정보를 수집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이 성격 검사 앱은 다운로드 하면 위치정보와 친구는 물론 '좋아요'를 누른 콘텐츠 등의 자료가 앱 개발자에게 자동으로 보내집니다.

이렇게 획득한 개인정보는 데이터 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 건넸고, 이 정보들은 다시 트럼프 캠프에 전달된 것입니다.

미국 전체 유권자가 약 2억 명인데, 4명 중 한 명의 개인정보가 트럼프 캠프로 넘어간 셈입니다.

5천만명의 성향 분석을 토대로 타 후보의 약점을 알리는 광고를 누구에게 보낼 지, 특정 유권자가 어떤 선동 문구에 반응하는지, 어느 지역 유세가 효과가 클 지 등 맞춤형 전략을 마련한 것입니다.

[크리스 와일리/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전 직원 : "사람들이 알아야 할 진짜 중요한 것은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페이스북으로부터 확보한 5천만 명의 개인정보를 유용했다는 것입니다. 이 자료를 잘못 사용했다는 거죠."

[앵커]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트럼프 캠프와 어떤 연관이 있는 거죠?

[기자]
이 작업에 돈을 댄 것은 공화당의 큰손인 헤지펀드 거물 로버트 머서입니다.

인공지능을 연구했던 머서는 이미 2014년 미 중간선거 때부터 신생기업이던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 1,500만 달러, 약 160억 원을 투자했고, 공화당 후보들을 도왔습니다.

지난 대선에서는 트럼프 캠프를 지원한 겁니다.

특히 백악관 수석 전략가로 발탁됐던 스티브 배넌이 이 회사 이사로 활동하는 등 트럼프 캠프와는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 기업은 트럼프 선거본부로부터 2016년 대선 자금 가운데 590만 달러,약 63억 원을 받기도 했습니다.

[크리스 와일리/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전 직원 : "스티브 배넌은 자신의 문화적인 전쟁을 위한 도구가 필요했고 그걸 원했습니다. 결국, 우리는 그가 원하는 걸 이룰 수 있는 도구를 그에게 안겨준 거죠."

[앵커]
페이스북은 이런 폭로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놨나요?

[기자]
페이스북은 성명을 통해 "당시 '성격 검사 앱'을 통해 개인 정보를 입수한 상황은 적법했다"면서도 "이를 제삼자에게 제공하는 것은 규약 위반"이라고 밝혔습니다.

와일리의 폭로 이후 페이스북에 대한 비난 여론은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습니다.

미 CNN 방송은 "비록 제삼자가 개발한 앱으로 인한 자료 유출이라고 하지만, 페이스북이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했는지는 의문"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에게 의회에 직접 나와 증언하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 외신 보도를 보니까 세계 각국에서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도 조사하겠다고 나섰죠?

[기자]
그렇습니다.

페이스북의 개인정보가 어떻게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로 흘러들어 갔는지에 대한 조사가 미국 코네티컷주와 매사추세츠주에서 시작됐습니다.

이 업체는 본사가 영국에 있고 미국에서 주로 활동해 왔는데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한 '브렉시트' 국민투표에도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황입니다.

따라서 영국과 유럽연합도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대미언 콜린스/영국 하원 디지털 위원장 : "페이스북 이용자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증거를 제시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저커버그나 고위관계자에게 보낼 것입니다."]

한 해 매출 406억 달러, 약 43조 5천억 원인 페이스북의 주요 수입원은 개인 정보를 활용한 기업이나 기관의 맞춤형 광고 수익입니다.

그러나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단순히 상품 광고를 보게 되는 것을 넘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거대 정치 자본의 여론 조작 대상이 됐다는 것은 앞으로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LA타임스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강화된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의 사업 모델 자체가 이번 사건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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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개인 정보 유출’ 페이스북…설립 이래 최대 위기
    • 입력 2018-03-20 20:35:01
    • 수정2018-03-20 20:48:36
    글로벌24
[앵커]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를 지원한 한 데이터 분석업체가 페이스북 사용자 5천만 명의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해 선거에 활용했다는 내부 폭로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이 조사에 착수했고 페이스북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최성원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리포트]

[앵커]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유출, 어떻게 된 일인지 자세히 짚어볼까요?

[기자]
먼저 화면에 떠 있는 두 기사를 보겠습니다.

지난 주말 미국 뉴욕타임스의 기사와 영국 가디언의 주말판 기사입니다.

두 기사 모두 페이스북이 5천만 명에 달하는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유출했고, 이를 미국 대통령 선거에 활용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와 가디언이 내부고발자 크리스토퍼 와일리와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하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내부고발자 와일리는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서 자료 분석 기법을 설계한 캐나다 국적의 28살 청년입니다.

와일리는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일종의 '성격 검사 앱'을 이용해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각종 정보를 수집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이 성격 검사 앱은 다운로드 하면 위치정보와 친구는 물론 '좋아요'를 누른 콘텐츠 등의 자료가 앱 개발자에게 자동으로 보내집니다.

이렇게 획득한 개인정보는 데이터 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 건넸고, 이 정보들은 다시 트럼프 캠프에 전달된 것입니다.

미국 전체 유권자가 약 2억 명인데, 4명 중 한 명의 개인정보가 트럼프 캠프로 넘어간 셈입니다.

5천만명의 성향 분석을 토대로 타 후보의 약점을 알리는 광고를 누구에게 보낼 지, 특정 유권자가 어떤 선동 문구에 반응하는지, 어느 지역 유세가 효과가 클 지 등 맞춤형 전략을 마련한 것입니다.

[크리스 와일리/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전 직원 : "사람들이 알아야 할 진짜 중요한 것은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페이스북으로부터 확보한 5천만 명의 개인정보를 유용했다는 것입니다. 이 자료를 잘못 사용했다는 거죠."

[앵커]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트럼프 캠프와 어떤 연관이 있는 거죠?

[기자]
이 작업에 돈을 댄 것은 공화당의 큰손인 헤지펀드 거물 로버트 머서입니다.

인공지능을 연구했던 머서는 이미 2014년 미 중간선거 때부터 신생기업이던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 1,500만 달러, 약 160억 원을 투자했고, 공화당 후보들을 도왔습니다.

지난 대선에서는 트럼프 캠프를 지원한 겁니다.

특히 백악관 수석 전략가로 발탁됐던 스티브 배넌이 이 회사 이사로 활동하는 등 트럼프 캠프와는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 기업은 트럼프 선거본부로부터 2016년 대선 자금 가운데 590만 달러,약 63억 원을 받기도 했습니다.

[크리스 와일리/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전 직원 : "스티브 배넌은 자신의 문화적인 전쟁을 위한 도구가 필요했고 그걸 원했습니다. 결국, 우리는 그가 원하는 걸 이룰 수 있는 도구를 그에게 안겨준 거죠."

[앵커]
페이스북은 이런 폭로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놨나요?

[기자]
페이스북은 성명을 통해 "당시 '성격 검사 앱'을 통해 개인 정보를 입수한 상황은 적법했다"면서도 "이를 제삼자에게 제공하는 것은 규약 위반"이라고 밝혔습니다.

와일리의 폭로 이후 페이스북에 대한 비난 여론은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습니다.

미 CNN 방송은 "비록 제삼자가 개발한 앱으로 인한 자료 유출이라고 하지만, 페이스북이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했는지는 의문"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에게 의회에 직접 나와 증언하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 외신 보도를 보니까 세계 각국에서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도 조사하겠다고 나섰죠?

[기자]
그렇습니다.

페이스북의 개인정보가 어떻게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로 흘러들어 갔는지에 대한 조사가 미국 코네티컷주와 매사추세츠주에서 시작됐습니다.

이 업체는 본사가 영국에 있고 미국에서 주로 활동해 왔는데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한 '브렉시트' 국민투표에도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황입니다.

따라서 영국과 유럽연합도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대미언 콜린스/영국 하원 디지털 위원장 : "페이스북 이용자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증거를 제시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저커버그나 고위관계자에게 보낼 것입니다."]

한 해 매출 406억 달러, 약 43조 5천억 원인 페이스북의 주요 수입원은 개인 정보를 활용한 기업이나 기관의 맞춤형 광고 수익입니다.

그러나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단순히 상품 광고를 보게 되는 것을 넘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거대 정치 자본의 여론 조작 대상이 됐다는 것은 앞으로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LA타임스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강화된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의 사업 모델 자체가 이번 사건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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