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전국 시위·지지율 폭락…최대 위기 맞은 아베

입력 2018.03.22 (20:39) 수정 2018.03.22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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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베 일본 총리 부부가 한 사학재단을 위한 국유지 헐값 매입에 관여했다는 이른바 ‘모리토모 스캔들’ 파문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전국 대도시에서 연일 아베 내각 총사퇴 시위가 벌어지고 있고 내각 지지율은 30%대로 급락하고 있습니다.

최성원 기자와 알아봅니다.

[리포트]

[앵커]
최 기자, 화면에 한자가 떠 있네요?

최근 뉴스 보도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 아닌가요?

[기자]
네, '촌탁', 일본어로는 '손타쿠'라고 합니다.

원래 어원은 중국 고전인 시경에 나오는 말인데 '다른 사람의 마음을 미리 헤아려서 안다'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높은 사람이 지시하지 않아도 아랫사람이 알아서 일을 처리한다'는 뜻으로 바뀌었습니다

아베 총리 부부의 '사학스캔들'과 관련해 기자들이 질문했을 때 해당 사학 이사장이 "총리가 직접 지시하지 않아도 주변 사람들의 손타쿠가 있었을 것"이라고 답변하면서 이 단어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공문서 조작 파문이 갈수록 커지자 아베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일본 주요 도시에서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근처에서도 아베 내각 총사퇴를 주장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열리고 있습니다. 저렇게 '아베 정권 퇴진'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기도 하고요.

[다케다 다카오/시위자 : "아베 정권은 거짓말로 가득 차 있습니다. 빨리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내각 지지율도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죠?

[기자]
그렇습니다.

먼저 아사히신문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한 달 전에 비해 13%포인트 급락한 31%를 기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마이니치신문과 니혼TV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은 한 달 전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폭락했습니다.

지난 2012년 집권 이후 5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입니다.

아베 총리는 2007년 1차 집권 당시 임기를 1년도 못채웠는데 사퇴 직전 지지율이 29%대 였습니다.

또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아베 총리에게 책임이 있느냐'는 질문에 '책임이 있다'는 응답이 82%나 됐습니다.

사학스캔들과 재무성의 문서조작 파문으로 아베 정권에 대한 높은 불신감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는데 오는 9월 자민당 총재 3선을 노리는 아베 정권이 심각한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앵커]
아베 총리 부부를 뒤흔드는 사학스캔들, 지난해 불거졌다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것 같았는데 이번에 이슈로 다시 부상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아베 총리를 궁지로 몰고 있는 사학스캔들이 드러난 것은 1년 전입니다.

지난해 2월 9일자 아사히 신문 보도입니다.

시가 14억2300만 엔짜리 오사카의 국유지가 10분의 1 수준도 되지 않는 1억3400만 엔에 팔렸다는 내용의 특종 보도였습니다.

국유지를 헐값에 사들인 곳은 '모리토모' 학원이었습니다.

아베 총리의 아내 아키에 여사가 모리토모 학원이 설립하려는 초등학교의 명예 교장을 맡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문은 점점 커졌는데요,

운동회에서 선서하는 모습과 극우성향 교육으로 비판을 받은 바 있는 이 유치원도 모리토모 학원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죠.

[유치원생 선서 : "아베 총리 힘내라! 안보법 국회 통과 잘했어요!"]

이후 각 언론사들이 앞다퉈 스캔들을 취재했고 새로운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일본 사회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그런데 아사히신문이 지난 2일 자로 또 특종보도를 내놓으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사학스캔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재무성이 국회에 제출한 '모리토모' 학원 국유지 헐값 매각 관련 서류가 원본이 아니고 위조된 것이라는 내용의 보도였습니다.

계약 당시 서류에 적혀있던 '특례적 내용'이란 문구, 그리고 총리 부인의 이름 등이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본 정부는 문서를 위조한 것으로 지목된 담당 직원이 자살하는 등 파문이 커진 뒤에야 잘못을 시인했습니다.

[아소 다로/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 : "재무성 이재국 일부의 지시에 의해서였습니다. 깊이 사과드립니다."]

그동안 총리실과 관료 집단은 서로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해 왔는데 일본 관료 가운데 가장 자부심이 컸던 재무성에서 총리를 의식해 문서를 조작한 것이 드러나 큰 충격을 주는 것입니다.

[앵커]
아베 총리도 국회에 출석해서 입장을 밝혔죠? 뭐라고 해명했습니까?

[기자]
지난 19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아베 총리를 대상으로 재무성의 문서 조작과 관련된 집중 심의가 있었습니다.

아베 총리는 최종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공문서 조작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습니다.

[아베/일본 총리 : "재무성 이재국 내에서 그런 결재문서가 있다는 것도 몰랐기 때문에 지시할 수가 없었습니다."]

오는 27일에는 재무성 결재문서 조작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이자 당시 재무성 이재국장이 국회에 증인으로 소환되는데요.

그가 어떤 말을 할지, '누가 문서 조작을 지시했는가?'가에 대한 의문이 풀릴지 일본 정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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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전국 시위·지지율 폭락…최대 위기 맞은 아베
    • 입력 2018-03-22 20:32:47
    • 수정2018-03-22 20:46:56
    글로벌24
[앵커]

아베 일본 총리 부부가 한 사학재단을 위한 국유지 헐값 매입에 관여했다는 이른바 ‘모리토모 스캔들’ 파문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전국 대도시에서 연일 아베 내각 총사퇴 시위가 벌어지고 있고 내각 지지율은 30%대로 급락하고 있습니다.

최성원 기자와 알아봅니다.

[리포트]

[앵커]
최 기자, 화면에 한자가 떠 있네요?

최근 뉴스 보도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 아닌가요?

[기자]
네, '촌탁', 일본어로는 '손타쿠'라고 합니다.

원래 어원은 중국 고전인 시경에 나오는 말인데 '다른 사람의 마음을 미리 헤아려서 안다'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높은 사람이 지시하지 않아도 아랫사람이 알아서 일을 처리한다'는 뜻으로 바뀌었습니다

아베 총리 부부의 '사학스캔들'과 관련해 기자들이 질문했을 때 해당 사학 이사장이 "총리가 직접 지시하지 않아도 주변 사람들의 손타쿠가 있었을 것"이라고 답변하면서 이 단어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공문서 조작 파문이 갈수록 커지자 아베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일본 주요 도시에서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근처에서도 아베 내각 총사퇴를 주장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열리고 있습니다. 저렇게 '아베 정권 퇴진'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기도 하고요.

[다케다 다카오/시위자 : "아베 정권은 거짓말로 가득 차 있습니다. 빨리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내각 지지율도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죠?

[기자]
그렇습니다.

먼저 아사히신문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한 달 전에 비해 13%포인트 급락한 31%를 기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마이니치신문과 니혼TV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은 한 달 전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폭락했습니다.

지난 2012년 집권 이후 5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입니다.

아베 총리는 2007년 1차 집권 당시 임기를 1년도 못채웠는데 사퇴 직전 지지율이 29%대 였습니다.

또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아베 총리에게 책임이 있느냐'는 질문에 '책임이 있다'는 응답이 82%나 됐습니다.

사학스캔들과 재무성의 문서조작 파문으로 아베 정권에 대한 높은 불신감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는데 오는 9월 자민당 총재 3선을 노리는 아베 정권이 심각한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앵커]
아베 총리 부부를 뒤흔드는 사학스캔들, 지난해 불거졌다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것 같았는데 이번에 이슈로 다시 부상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아베 총리를 궁지로 몰고 있는 사학스캔들이 드러난 것은 1년 전입니다.

지난해 2월 9일자 아사히 신문 보도입니다.

시가 14억2300만 엔짜리 오사카의 국유지가 10분의 1 수준도 되지 않는 1억3400만 엔에 팔렸다는 내용의 특종 보도였습니다.

국유지를 헐값에 사들인 곳은 '모리토모' 학원이었습니다.

아베 총리의 아내 아키에 여사가 모리토모 학원이 설립하려는 초등학교의 명예 교장을 맡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문은 점점 커졌는데요,

운동회에서 선서하는 모습과 극우성향 교육으로 비판을 받은 바 있는 이 유치원도 모리토모 학원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죠.

[유치원생 선서 : "아베 총리 힘내라! 안보법 국회 통과 잘했어요!"]

이후 각 언론사들이 앞다퉈 스캔들을 취재했고 새로운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일본 사회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그런데 아사히신문이 지난 2일 자로 또 특종보도를 내놓으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사학스캔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재무성이 국회에 제출한 '모리토모' 학원 국유지 헐값 매각 관련 서류가 원본이 아니고 위조된 것이라는 내용의 보도였습니다.

계약 당시 서류에 적혀있던 '특례적 내용'이란 문구, 그리고 총리 부인의 이름 등이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본 정부는 문서를 위조한 것으로 지목된 담당 직원이 자살하는 등 파문이 커진 뒤에야 잘못을 시인했습니다.

[아소 다로/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 : "재무성 이재국 일부의 지시에 의해서였습니다. 깊이 사과드립니다."]

그동안 총리실과 관료 집단은 서로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해 왔는데 일본 관료 가운데 가장 자부심이 컸던 재무성에서 총리를 의식해 문서를 조작한 것이 드러나 큰 충격을 주는 것입니다.

[앵커]
아베 총리도 국회에 출석해서 입장을 밝혔죠? 뭐라고 해명했습니까?

[기자]
지난 19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아베 총리를 대상으로 재무성의 문서 조작과 관련된 집중 심의가 있었습니다.

아베 총리는 최종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공문서 조작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습니다.

[아베/일본 총리 : "재무성 이재국 내에서 그런 결재문서가 있다는 것도 몰랐기 때문에 지시할 수가 없었습니다."]

오는 27일에는 재무성 결재문서 조작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이자 당시 재무성 이재국장이 국회에 증인으로 소환되는데요.

그가 어떤 말을 할지, '누가 문서 조작을 지시했는가?'가에 대한 의문이 풀릴지 일본 정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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