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리포트] 공동묘지에서 생활하는 필리핀 빈민들

입력 2018.03.22 (20:35) 수정 2018.03.22 (20:4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공동묘지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한다면 어떨까요?

상상만으로도 오싹한 일이죠.

그런데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에는 공동묘지를 집으로 삼아 그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 윤수희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옹기 종기 모여 앉아 연을 만드는 아이들.

["이걸 먼저 넣어야해! (아니야~ 이게 먼저야. 이렇게 하는 거야)."]

다 만든 연을 날리며 아이들이 뛰어노는 장소는 다름 아닌 공동묘집니다.

이 아이들에겐 이곳이 집이자 놀이텁니다.

[티타/공동묘지 거주자 : "아이들은 무덤을 신경 쓰지 않아요. 공동묘지에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이죠."]

영국 가디언은 필리핀 수도 마닐라 북부의 한 공동묘지에 1950년대부터 사람들이 거주하기 시작했다면서 지금은 그 숫자가 6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습니다.

[에롤 가르시아/공동묘지 관리인 : "사람들이 이곳에 살기 시작한 건 빈곤 때문입니다. 대부분 필리핀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에요."]

마닐라의 2016년 인구 기록을 보면 제곱 킬로미터 당 거주 인구가 4만 명이 넘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일자리를 찾고자 수도인 마닐라로 몰려든 결괍니다.

결국 살 곳이 부족해진데다 집을 구할 형편도 되지 않는 이주민들이 공동묘지에 거주를 시작하게 된겁니다.

하지만 지역 당국과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이 인근에서 전기나 수도를 몰래 끌어다 쓰고 있어섭니다.

[크리스티나/공동묘지 관리자 : "우리는 그들이 공동묘지에 사는 것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이곳에 사는 것을 원하지 않아요."]

때문에 언제 쫓겨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큽니다.

[셀리아/공동묘지 거주자 : "퇴거 후 다른 곳으로 이전하게 될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어디로 옮기게 될지, 언제 나가게 될지 모르고 있어요."]

마닐라 빈민들의 음식도 열악하긴 마찬가집니다.

이른 시각, 식당에서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들이 모이자 그 쓰레기들을 뒤적이는 빈민들.

재활용할 만한 고기를 찾는 겁니다.

이렇게 모은 고기는 '팍팍'이라는 음식으로 재탄생됩니다.

['팍팍' 판매자 : "요리하기 전에 뼈를 다 발라냅니다. 음식엔 살코기만 이용해요."]

팍팍 한 그릇의 가격은 20센트 정도.

영국 BBC는 신선한 고기를 살 여력이 안되는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먹는 음식이라고 전했습니다.

[팍팍 구매자 : "이것은 가난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최선입니다. 제가 이곳에 사는 이상 계속 팍팍을 먹겠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빈곤층 여성들에게 피임약을 제공하는 가족 계획을 도입해 2015년 기준 21.6%인 빈곤율을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2022년까지 13~14%대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운바 있습니다.

하지만 빈곤 개선을 위해선 빈곤층 지원 확대 등 더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글로벌 24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24 리포트] 공동묘지에서 생활하는 필리핀 빈민들
    • 입력 2018-03-22 20:32:47
    • 수정2018-03-22 20:41:38
    글로벌24
[앵커]

공동묘지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한다면 어떨까요?

상상만으로도 오싹한 일이죠.

그런데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에는 공동묘지를 집으로 삼아 그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 윤수희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옹기 종기 모여 앉아 연을 만드는 아이들.

["이걸 먼저 넣어야해! (아니야~ 이게 먼저야. 이렇게 하는 거야)."]

다 만든 연을 날리며 아이들이 뛰어노는 장소는 다름 아닌 공동묘집니다.

이 아이들에겐 이곳이 집이자 놀이텁니다.

[티타/공동묘지 거주자 : "아이들은 무덤을 신경 쓰지 않아요. 공동묘지에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이죠."]

영국 가디언은 필리핀 수도 마닐라 북부의 한 공동묘지에 1950년대부터 사람들이 거주하기 시작했다면서 지금은 그 숫자가 6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습니다.

[에롤 가르시아/공동묘지 관리인 : "사람들이 이곳에 살기 시작한 건 빈곤 때문입니다. 대부분 필리핀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에요."]

마닐라의 2016년 인구 기록을 보면 제곱 킬로미터 당 거주 인구가 4만 명이 넘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일자리를 찾고자 수도인 마닐라로 몰려든 결괍니다.

결국 살 곳이 부족해진데다 집을 구할 형편도 되지 않는 이주민들이 공동묘지에 거주를 시작하게 된겁니다.

하지만 지역 당국과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이 인근에서 전기나 수도를 몰래 끌어다 쓰고 있어섭니다.

[크리스티나/공동묘지 관리자 : "우리는 그들이 공동묘지에 사는 것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이곳에 사는 것을 원하지 않아요."]

때문에 언제 쫓겨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큽니다.

[셀리아/공동묘지 거주자 : "퇴거 후 다른 곳으로 이전하게 될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어디로 옮기게 될지, 언제 나가게 될지 모르고 있어요."]

마닐라 빈민들의 음식도 열악하긴 마찬가집니다.

이른 시각, 식당에서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들이 모이자 그 쓰레기들을 뒤적이는 빈민들.

재활용할 만한 고기를 찾는 겁니다.

이렇게 모은 고기는 '팍팍'이라는 음식으로 재탄생됩니다.

['팍팍' 판매자 : "요리하기 전에 뼈를 다 발라냅니다. 음식엔 살코기만 이용해요."]

팍팍 한 그릇의 가격은 20센트 정도.

영국 BBC는 신선한 고기를 살 여력이 안되는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먹는 음식이라고 전했습니다.

[팍팍 구매자 : "이것은 가난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최선입니다. 제가 이곳에 사는 이상 계속 팍팍을 먹겠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빈곤층 여성들에게 피임약을 제공하는 가족 계획을 도입해 2015년 기준 21.6%인 빈곤율을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2022년까지 13~14%대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운바 있습니다.

하지만 빈곤 개선을 위해선 빈곤층 지원 확대 등 더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글로벌 24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