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유럽·미국, ‘서머타임’ 실효성 논란

입력 2018.03.26 (20:39) 수정 2018.03.26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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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5일부터 유럽에서는 일광절약시간제가 시작됐습니다.

해가 일찍 뜨는 여름철에 표준 시간을 1시간 앞당기는 제도로, '서머타임'이라고 해서 우리나라에서도 시행된 적이 있었는데요,

지금 유럽과 미국에서는 이 '서머타임'을 둘러싸고 실효성 논란이 뜨겁습니다.

국제부 양영은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리포트]

[앵커]
양 기자, 지금 유럽과 미국에서 '서머타임'이 시행 중인 거죠?

[기자]
네, 유럽에서는 25일부터 미국에서는 지난 11일 일요일부터 '서머타임'에 들어갔습니다.

영어로 '데이라잇 세이빙 타임' 말 그대로, 직역하면 일광 절약 시간 제도인데요,

올해가 또 이 '서머타임'이 미국에서 도입된지 100년을 맞는 해이기도 합니다.

[앵커]
앞서 '실효성 논란'이라고 이야기가 나왔지만, 도입될 때는 이유가 있었을 것 아녜요.

[기자]
네, 당시 도입 취지를 살펴보면 실효성이 있는지 없는지 따져보기가 좀 더 쉬울 텐데요.

서머타임의 시작은 전쟁과 관련이 깊습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이 1차 세계대전 당시 연료를 아껴서 전쟁에 사용하려고 서머타임을 처음 도입했다고 합니다.

또 미국은 에너지 소비를 줄인다는 명목으로 1918년 3월에 서머타임을 도입해 올해로 정확히 100년을 맞았는데요,

1966년에 미국 전역으로 확산됐고, 1970년대 들어서는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 시행이라는 현재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앵커]
그럼 지금 미국에서도 전체가 다 시행하는 건 아닌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애리조나주와 하와이주, 그리고 US 버진아일랜드 같은 일부 섬에서는 시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근데 플로리다주에서는 얼마 전에 연중 시행하겠다고 했잖아요.

[기자]
네, 서머타임은 말 그대로 여름철에만 표준시간을 앞당기는 거잖아요.

그런데 플로리다주는 앞으로 일년 내내 서머타임을 유지하겠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서머타임'이 영구히 지속되는 거죠.

지난 23일 릭 스콧 주지사가 '햇빛보호법'이라는 법안에 서명했는데요,

연방의회 승인 절차를 거치게 되면 '서머타임'이 끝나는 11월에도 시곗바늘을 한 시간 뒤로 돌리지 않고 계속 그대로 가는 거죠.

플로리다주는 미국에서 '선샤인 스테이트'라고 불립니다.

일년 내내 충분한 일광을 볼 수 있기 때문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서머타임을 연중 실시하는 게 관광 산업을 비롯한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될 거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카슨 스팁치크 : "우리는 해가 질 때까지 하루 종일 물고기를 잡거든요, 그러니 해가 길어지면 그만큼 물고기를 잡는 시간도 길어지죠."]

[앵커]
그러면 좋은 거 아닌가요?

근데 왜 실효성 논란이 있나요?

[기자]
네, '서머타임'이라는 거는 일년에 두 번 시간대를 인위적으로 바꾸는 거잖아요,

그래서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서머타임' 폐지론이 나오고 있는데요.

가장 큰 이유는 건강입니다.

학계에서는 인위적인 시간대 조정이 수면장애와 심장마비의 위험을 높인다고 보고 있습니다.

[파르타 난디/내과 전문의 : "수면 부족으로 기억력이 감퇴하거나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또 서머타임의 영향으로 일하다가 다치거나 자동차 사고가 급증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미국 시카고 시민 : "서머타임이 시작된 지 하루가 지났지만 아직 예전 스케쥴로 생활하고 있어요, 솔직히 좀 피곤하네요. 애들도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하고요."]

게다가 길어진 낮 시간을 활용해 에너지를 절약하고 경제활동을 촉진한다는 게 원래 도입 취지였지만, 이것도 실질적 효과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면서 무용론이 힘을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앵커]
보니까 우리나라에서도 1948년과 88년에 시행된 적이 있더라고요,

지금은 시행되고 있지 않은데 그럼 유럽과 미국에선 어떻게 될 것 같나요?

[기자]
글쎄요, 예측은 어렵지만 흐름은 말씀드릴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서머타임'을 통해 얻고자 하는 효과는 '일광시간 증가' 그리고 '늘어난 일광 시간의 활용'이거든요,

그런데 인위적으로 시간 조정을 하다보니 '건강의 우려'가 있는 거죠,

그래서 매사추세츠주나 코네티컷주 등 미국 북동부 6개 주는 '서머타임' 대신 아예 시간대 자체를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동부표준시를 따르고 있는데, 이보다 1시간 빠른 대서양표준시로 옮겨서 일광 시간은 늘리면서도 시간 조정은 일어나지 않게 아예 고정해버리는 거죠.

플로리다가 연중 '서머타임'을 유지하겠다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그리고 유럽의 경우는 유럽의회가 지난 달 유럽연합집행위원회에 일광절약시간제의 장단점을 종합평가해 '폐지' 여부 검토를 건의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상태입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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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유럽·미국, ‘서머타임’ 실효성 논란
    • 입력 2018-03-26 20:43:41
    • 수정2018-03-26 20:48:42
    글로벌24
[앵커]

25일부터 유럽에서는 일광절약시간제가 시작됐습니다.

해가 일찍 뜨는 여름철에 표준 시간을 1시간 앞당기는 제도로, '서머타임'이라고 해서 우리나라에서도 시행된 적이 있었는데요,

지금 유럽과 미국에서는 이 '서머타임'을 둘러싸고 실효성 논란이 뜨겁습니다.

국제부 양영은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리포트]

[앵커]
양 기자, 지금 유럽과 미국에서 '서머타임'이 시행 중인 거죠?

[기자]
네, 유럽에서는 25일부터 미국에서는 지난 11일 일요일부터 '서머타임'에 들어갔습니다.

영어로 '데이라잇 세이빙 타임' 말 그대로, 직역하면 일광 절약 시간 제도인데요,

올해가 또 이 '서머타임'이 미국에서 도입된지 100년을 맞는 해이기도 합니다.

[앵커]
앞서 '실효성 논란'이라고 이야기가 나왔지만, 도입될 때는 이유가 있었을 것 아녜요.

[기자]
네, 당시 도입 취지를 살펴보면 실효성이 있는지 없는지 따져보기가 좀 더 쉬울 텐데요.

서머타임의 시작은 전쟁과 관련이 깊습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이 1차 세계대전 당시 연료를 아껴서 전쟁에 사용하려고 서머타임을 처음 도입했다고 합니다.

또 미국은 에너지 소비를 줄인다는 명목으로 1918년 3월에 서머타임을 도입해 올해로 정확히 100년을 맞았는데요,

1966년에 미국 전역으로 확산됐고, 1970년대 들어서는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 시행이라는 현재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앵커]
그럼 지금 미국에서도 전체가 다 시행하는 건 아닌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애리조나주와 하와이주, 그리고 US 버진아일랜드 같은 일부 섬에서는 시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근데 플로리다주에서는 얼마 전에 연중 시행하겠다고 했잖아요.

[기자]
네, 서머타임은 말 그대로 여름철에만 표준시간을 앞당기는 거잖아요.

그런데 플로리다주는 앞으로 일년 내내 서머타임을 유지하겠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서머타임'이 영구히 지속되는 거죠.

지난 23일 릭 스콧 주지사가 '햇빛보호법'이라는 법안에 서명했는데요,

연방의회 승인 절차를 거치게 되면 '서머타임'이 끝나는 11월에도 시곗바늘을 한 시간 뒤로 돌리지 않고 계속 그대로 가는 거죠.

플로리다주는 미국에서 '선샤인 스테이트'라고 불립니다.

일년 내내 충분한 일광을 볼 수 있기 때문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서머타임을 연중 실시하는 게 관광 산업을 비롯한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될 거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카슨 스팁치크 : "우리는 해가 질 때까지 하루 종일 물고기를 잡거든요, 그러니 해가 길어지면 그만큼 물고기를 잡는 시간도 길어지죠."]

[앵커]
그러면 좋은 거 아닌가요?

근데 왜 실효성 논란이 있나요?

[기자]
네, '서머타임'이라는 거는 일년에 두 번 시간대를 인위적으로 바꾸는 거잖아요,

그래서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서머타임' 폐지론이 나오고 있는데요.

가장 큰 이유는 건강입니다.

학계에서는 인위적인 시간대 조정이 수면장애와 심장마비의 위험을 높인다고 보고 있습니다.

[파르타 난디/내과 전문의 : "수면 부족으로 기억력이 감퇴하거나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또 서머타임의 영향으로 일하다가 다치거나 자동차 사고가 급증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미국 시카고 시민 : "서머타임이 시작된 지 하루가 지났지만 아직 예전 스케쥴로 생활하고 있어요, 솔직히 좀 피곤하네요. 애들도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하고요."]

게다가 길어진 낮 시간을 활용해 에너지를 절약하고 경제활동을 촉진한다는 게 원래 도입 취지였지만, 이것도 실질적 효과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면서 무용론이 힘을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앵커]
보니까 우리나라에서도 1948년과 88년에 시행된 적이 있더라고요,

지금은 시행되고 있지 않은데 그럼 유럽과 미국에선 어떻게 될 것 같나요?

[기자]
글쎄요, 예측은 어렵지만 흐름은 말씀드릴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서머타임'을 통해 얻고자 하는 효과는 '일광시간 증가' 그리고 '늘어난 일광 시간의 활용'이거든요,

그런데 인위적으로 시간 조정을 하다보니 '건강의 우려'가 있는 거죠,

그래서 매사추세츠주나 코네티컷주 등 미국 북동부 6개 주는 '서머타임' 대신 아예 시간대 자체를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동부표준시를 따르고 있는데, 이보다 1시간 빠른 대서양표준시로 옮겨서 일광 시간은 늘리면서도 시간 조정은 일어나지 않게 아예 고정해버리는 거죠.

플로리다가 연중 '서머타임'을 유지하겠다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그리고 유럽의 경우는 유럽의회가 지난 달 유럽연합집행위원회에 일광절약시간제의 장단점을 종합평가해 '폐지' 여부 검토를 건의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상태입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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