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 기자 꿀! 정보] 골목마다 삶을 간직한 곳…창신동을 걷다

입력 2018.03.28 (08:35) 수정 2018.03.2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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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똑! 기자 꿀! 정보 시간입니다.

미세먼지 때문에 고생이지만 요즘 날씨, 낮에는 참 걷기 좋은 봄날입니다.

미세먼지 걷히면 걸어야겠죠. 오늘은 서울 종로구 창신동으로 가봅니다.

창신동 하면 봉제 거리, 문구 거리 등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도심에 있어 맘만 먹으면 쉽게 갈 수 있는 곳인데, 좀 더 깊이 들어가면 7, 80년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영화 촬영지로도 자주 활용된다는데요.

창신동 골목으로 정지주 기자와 함께 떠나봅니다.

[기자]

서울 하면 높은 건물들과 고층 아파트 떠오르죠.

창신동엔 이런 높은 건물이 없다고 해요.

낡은 건물이 주는 예스러움이 정겨운 곳인데요.

조선시대 한양도성 밖 첫 번째 마을입니다.

수많은 변화와 위기 속에서도 지역 주민들이 꿋꿋이 골목을 지켜왔습니다.

1960년대부터는 평화 시장 상인들이 많이 살았고요.

한때 우리나라 봉제 산업을 주도했던 곳입니다.

요즘은 새로운 문화가 입혀져 볼거리 다양해졌죠.

정겨운 이웃의 삶을 느끼며 추억 되돌아보게 하는데요.

창신동 골목으로 떠나 보시죠.

[리포트]

하늘 아래, 오밀조밀~ 크고 작은 집들이 모였습니다.

서울 창신동입니다.

지하철 동대문역에서 조금 걸어 들어가면 분위기가 확 달라졌죠?

7, 80년대 모습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수많은 변화를 조용히 지켜본 골목입니다.

봉제 공장들이 눈에 많이 띄는데요.

[안순화/문화 관광 해설사 : “창신동은 1970년, 80년대에 봉제 산업의 중심지 역할을 한 곳이죠. 동대문 패션 타운과 가깝게 있고, 또 평화 시장과 가까이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봉제 산업이 들어서게 된 것입니다.”]

알록달록 예쁜 곳도 많습니다.

2014년부터 서울시 최초의 도시재생 공간으로 재탄생하면서 볼거리가 많아졌는데요.

지하철 동대문역 근처 봉제 골목부터, 언덕길을 한 바퀴 돌아 창신 골목 시장까지.

이 골목 다 걸으려면 한 시간 반 정도 걸리는데요. 느긋하게 걸어봅니다.

골목 들어서면 창신동만의 풍경 마주하게 되죠.

원단 실은 오토바이들 바삐 지나가는데요.

창신동 대표하는 봉제 거립니다.

이곳, 2013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습니다. 그 의미가 특별한데요.

봉제 산업 역사가 살아 있는 곳입니다.

큰 공장이 있는 건 아닙니다.

대부분 이렇게 가내공업 형태, 가정집 1층에 간판 달고 작업하는 곳도 많습니다.

그 중, 한 곳 들어가 봅니다.

청바지 만들어 동대문 시장에 납품하는 곳인데, 40년이나 됐습니다.

7, 80년대 전성기 시절, 이 일대에는 대규모 봉제 공장이 많았습니다.

그 수가 수천 개에 달하기도 했죠. 지금은 900여 곳만 남았습니다.

90년대 초부터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일감이 빠져나갔기 때문이죠.

[차경남/서울 봉제 산업 협회 회장 : “6.25 (전쟁) 끝나고 나서부터 동대문하고 평화 시장이 발전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때부터 (봉제 산업이) 발전된 것입니다.”]

그 수는 줄었지만, 재봉틀 소리는 여전합니다.

봉제 산업의 명맥 꾸준히 이으며, 그 역사 계속되길 기대해 봅니다.

파란 벽이 예쁘게 느껴지죠.

가파른 계단 언덕 오르자, 창신동 일대가 한눈에 펼쳐집니다.

그런데, 살짝 오른쪽으로 고개 돌리면, 아찔한 절벽, 펼쳐지는데요.

과거엔 거대한 돌산이었습니다.

일제강점기 때 채석장으로 쓰이면서 이렇게 절벽이 돼 버렸다는데요.

아픈 역사 간직한 돌산 밑 마을 속으로 걸어가 봅니다.

낡은 건물들이 정겹죠. 서민의 삶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영화나 드라마에도 자주 등장했는데요.

이 허름한 골목 모퉁이는 영화 건축학개론에 등장했죠.

이 계단은 남자 배우들이 열연을 펼쳤던 곳이기도 합니다.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이 골목도 관광객들 필수 코스가 됐습니다.

[“멋져요. 풍경이 좋아요.”]

골목의 정겨움까지 사진에 다 담겼으면 좋겠네요.

[엔도 이즈미/일본 : “일본과는 다른 느낌으로 건물이 굉장히 분위기 있어서 아주 좋습니다.”]

이제 비탈진 언덕길 내려가 볼까요.

골목 모퉁이에 고즈넉한 한옥 눈에 띄는데요.

안으로 들어가니, 독특한 풍경 펼쳐집니다.

예스러운 한옥이 현대적 감각의 조형물과 어우러졌는데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비디오 아티스트, 고 백남준의 생갑니다.

생전 손때 묻은 오래된 TV도 볼 수 있고요.

소중히 간직했던 애장품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전시 공간으로 재탄생 되었죠.

[송가현/미술관 큐레이터 : “백남준 기념관은 서울 시립미술관의 여러 분관 가운데 하나로 백남준의 삶과 예술을 기억하고, 또 새롭게 조명하고자 작년 3월에 이곳 창신동에 개관했습니다.”]

["이 작품은 ‘백남준의 책상’이라는 작품으로 관람객이 직접 책장을 넘기면서 감상하는 미디어 전시입니다.”]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고요. 매주 월요일은 휴뭅니다.

[박승연/서울시 노원구 : “(걷다가) 한옥이 있어서 들어왔는데요. 백남준 기념관이라고 해서 좀 더 색달랐고, 백남준의 예술에 대해서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번엔 창신 골목 시장 푯말 따라 걸어 봅니다.

길 따라 펼쳐진 간판들이 정겹습니다.

어느새 허기가 느껴지는데요.

다양한 메뉴의 가게들 사이, 노란색 큰 간판이 눈에 띕니다.

모락모락~ 윤기 자르르, 바로 족발집입니다.

서민의 시름을 달래주는 대표 음식이죠.

한 번 맛보면 사랑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집은 특히 매운 족발이 인긴데요.

고춧가루 소스로 감칠맛 내고요.

석쇠에 올려 숯불 향 제대로 입혀 주면, 보기만 해도 매콤한 맛 느껴지는데요.

여기에 인심까지 더하니 금상첨화겠죠.

한 번 맛보면 다시 찾을 수밖에 없다는데요.

[진영철/서울시 강동구 : “3일에 한 번씩은 와요. 불 맛이 살짝 나면서 맛있어요. 최고예요, 최고.”]

[이상민/서울시 종로구 : “잡내가 없고 매우면서 아주 쫄깃쫄깃한 맛만 있습니다.”]

삶을 그대로 간직한 곳입니다. 걷는 걸음마다 문화도 느낄 수 있죠.

따사로운 봄날에 더 정겨운, 서울 창신동 골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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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28 08:41:58
    • 수정2018-03-28 09:3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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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똑! 기자 꿀! 정보 시간입니다.

미세먼지 때문에 고생이지만 요즘 날씨, 낮에는 참 걷기 좋은 봄날입니다.

미세먼지 걷히면 걸어야겠죠. 오늘은 서울 종로구 창신동으로 가봅니다.

창신동 하면 봉제 거리, 문구 거리 등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도심에 있어 맘만 먹으면 쉽게 갈 수 있는 곳인데, 좀 더 깊이 들어가면 7, 80년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영화 촬영지로도 자주 활용된다는데요.

창신동 골목으로 정지주 기자와 함께 떠나봅니다.

[기자]

서울 하면 높은 건물들과 고층 아파트 떠오르죠.

창신동엔 이런 높은 건물이 없다고 해요.

낡은 건물이 주는 예스러움이 정겨운 곳인데요.

조선시대 한양도성 밖 첫 번째 마을입니다.

수많은 변화와 위기 속에서도 지역 주민들이 꿋꿋이 골목을 지켜왔습니다.

1960년대부터는 평화 시장 상인들이 많이 살았고요.

한때 우리나라 봉제 산업을 주도했던 곳입니다.

요즘은 새로운 문화가 입혀져 볼거리 다양해졌죠.

정겨운 이웃의 삶을 느끼며 추억 되돌아보게 하는데요.

창신동 골목으로 떠나 보시죠.

[리포트]

하늘 아래, 오밀조밀~ 크고 작은 집들이 모였습니다.

서울 창신동입니다.

지하철 동대문역에서 조금 걸어 들어가면 분위기가 확 달라졌죠?

7, 80년대 모습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수많은 변화를 조용히 지켜본 골목입니다.

봉제 공장들이 눈에 많이 띄는데요.

[안순화/문화 관광 해설사 : “창신동은 1970년, 80년대에 봉제 산업의 중심지 역할을 한 곳이죠. 동대문 패션 타운과 가깝게 있고, 또 평화 시장과 가까이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봉제 산업이 들어서게 된 것입니다.”]

알록달록 예쁜 곳도 많습니다.

2014년부터 서울시 최초의 도시재생 공간으로 재탄생하면서 볼거리가 많아졌는데요.

지하철 동대문역 근처 봉제 골목부터, 언덕길을 한 바퀴 돌아 창신 골목 시장까지.

이 골목 다 걸으려면 한 시간 반 정도 걸리는데요. 느긋하게 걸어봅니다.

골목 들어서면 창신동만의 풍경 마주하게 되죠.

원단 실은 오토바이들 바삐 지나가는데요.

창신동 대표하는 봉제 거립니다.

이곳, 2013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습니다. 그 의미가 특별한데요.

봉제 산업 역사가 살아 있는 곳입니다.

큰 공장이 있는 건 아닙니다.

대부분 이렇게 가내공업 형태, 가정집 1층에 간판 달고 작업하는 곳도 많습니다.

그 중, 한 곳 들어가 봅니다.

청바지 만들어 동대문 시장에 납품하는 곳인데, 40년이나 됐습니다.

7, 80년대 전성기 시절, 이 일대에는 대규모 봉제 공장이 많았습니다.

그 수가 수천 개에 달하기도 했죠. 지금은 900여 곳만 남았습니다.

90년대 초부터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일감이 빠져나갔기 때문이죠.

[차경남/서울 봉제 산업 협회 회장 : “6.25 (전쟁) 끝나고 나서부터 동대문하고 평화 시장이 발전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때부터 (봉제 산업이) 발전된 것입니다.”]

그 수는 줄었지만, 재봉틀 소리는 여전합니다.

봉제 산업의 명맥 꾸준히 이으며, 그 역사 계속되길 기대해 봅니다.

파란 벽이 예쁘게 느껴지죠.

가파른 계단 언덕 오르자, 창신동 일대가 한눈에 펼쳐집니다.

그런데, 살짝 오른쪽으로 고개 돌리면, 아찔한 절벽, 펼쳐지는데요.

과거엔 거대한 돌산이었습니다.

일제강점기 때 채석장으로 쓰이면서 이렇게 절벽이 돼 버렸다는데요.

아픈 역사 간직한 돌산 밑 마을 속으로 걸어가 봅니다.

낡은 건물들이 정겹죠. 서민의 삶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영화나 드라마에도 자주 등장했는데요.

이 허름한 골목 모퉁이는 영화 건축학개론에 등장했죠.

이 계단은 남자 배우들이 열연을 펼쳤던 곳이기도 합니다.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이 골목도 관광객들 필수 코스가 됐습니다.

[“멋져요. 풍경이 좋아요.”]

골목의 정겨움까지 사진에 다 담겼으면 좋겠네요.

[엔도 이즈미/일본 : “일본과는 다른 느낌으로 건물이 굉장히 분위기 있어서 아주 좋습니다.”]

이제 비탈진 언덕길 내려가 볼까요.

골목 모퉁이에 고즈넉한 한옥 눈에 띄는데요.

안으로 들어가니, 독특한 풍경 펼쳐집니다.

예스러운 한옥이 현대적 감각의 조형물과 어우러졌는데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비디오 아티스트, 고 백남준의 생갑니다.

생전 손때 묻은 오래된 TV도 볼 수 있고요.

소중히 간직했던 애장품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전시 공간으로 재탄생 되었죠.

[송가현/미술관 큐레이터 : “백남준 기념관은 서울 시립미술관의 여러 분관 가운데 하나로 백남준의 삶과 예술을 기억하고, 또 새롭게 조명하고자 작년 3월에 이곳 창신동에 개관했습니다.”]

["이 작품은 ‘백남준의 책상’이라는 작품으로 관람객이 직접 책장을 넘기면서 감상하는 미디어 전시입니다.”]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고요. 매주 월요일은 휴뭅니다.

[박승연/서울시 노원구 : “(걷다가) 한옥이 있어서 들어왔는데요. 백남준 기념관이라고 해서 좀 더 색달랐고, 백남준의 예술에 대해서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번엔 창신 골목 시장 푯말 따라 걸어 봅니다.

길 따라 펼쳐진 간판들이 정겹습니다.

어느새 허기가 느껴지는데요.

다양한 메뉴의 가게들 사이, 노란색 큰 간판이 눈에 띕니다.

모락모락~ 윤기 자르르, 바로 족발집입니다.

서민의 시름을 달래주는 대표 음식이죠.

한 번 맛보면 사랑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집은 특히 매운 족발이 인긴데요.

고춧가루 소스로 감칠맛 내고요.

석쇠에 올려 숯불 향 제대로 입혀 주면, 보기만 해도 매콤한 맛 느껴지는데요.

여기에 인심까지 더하니 금상첨화겠죠.

한 번 맛보면 다시 찾을 수밖에 없다는데요.

[진영철/서울시 강동구 : “3일에 한 번씩은 와요. 불 맛이 살짝 나면서 맛있어요. 최고예요, 최고.”]

[이상민/서울시 종로구 : “잡내가 없고 매우면서 아주 쫄깃쫄깃한 맛만 있습니다.”]

삶을 그대로 간직한 곳입니다. 걷는 걸음마다 문화도 느낄 수 있죠.

따사로운 봄날에 더 정겨운, 서울 창신동 골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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