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돈 되면 다 한다”…폭력조직 검거

입력 2018.03.28 (08:30) 수정 2018.03.2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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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강원도 춘천 지역에서 세를 불려온 조직폭력배가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기존에 있던 지역 폭력 조직을 세력 다툼 끝에 몰아내고 그 자리를 차지한 조직인데,

전형적인 기업형 조폭의 모습입니다.

장례식장 조화 납품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까지, 그야말로 '돈 되는 일'이라면 뭐든지 손을 대고 사업을 독점해 갔습니다.

힘으로 기존의 사업자를 몰아내고, 자신들이 이권을 차지한 건데요.

조직원 기강 관리도 살벌했습니다.

탈퇴한 조직원을 야산에다가 묻어 놓고 협박을 하는 등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일을 벌였습니다.

사건의 전말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건장한 남성 10여명이 주차장으로 모여듭니다.

허리를 굽혀 깍듯이 인사를 한 뒤, 차량을 나눠타고 어딘가로 이동합니다.

강원도 춘천 지역을 장악해온 폭력조직원들이 타 조직원과 세력 다툼을 벌이려고 떠나는 모습입니다.

경찰은 지난해 8월부터 이 조직을 추적해 왔습니다.

[신정교/경기북부경찰청 광역수사대장 : "중고등학교 선후배로 연결된 조직으로 보시면 되고요. 공조수사를 통해 조직폭력배 65명 등 총 93명을 검거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해당 폭력 조직은 2011년 춘천 시내 4개 조직을 통합하며 몸집을 키웠습니다.

조직 통합과 함께 지역 폭력조직 계보의 세대 교체까지 있었습니다.

[서정훈/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팀장 : “기존에 활동했던 선배들이 후배 조직원들한테 축출이 되고 이제 신 씨가 새로운 두목으로 추대가 된 겁니다. 강원도 홍천에 있는 행사장을 빌려서 조직원들이 약 50여 명이 모여서 큰 형님을 추대하는 행사를 (가졌습니다.)”]

신 모 씨를 중심으로 새로 결성된 조직은 돈이 되는 각종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먼저 눈독을 들인 건 장례식장에 조화를 납품하는 일입니다.

[서정훈/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팀장 : “기존의 장례업자가 영안실에 납품을 하고 있었는데 수익이 상당히 좋다는 걸 아니깐 조직원들을 동원해서 (납품업자들을) 협박을 해서 영안실 조화 납품 건을 뺏은 거죠.”]

7년여 동안 춘천 지역 장례식장은 신 씨의 조직에서 납품하는 조화만 거래해 왔습니다.

[장례식장 관계자 : “꽃이 비싸요. 춘천이. (춘천이 원래 비싸요?) 독점이니까 비싸요. 춘천, 강원도권 내에서 비싸다는 얘깁니다.”]

[장례식장 관계자B : “납품하던 분이 있었어요. 지금은 다른 거 하시죠.”]

기존의 납품 업자들은 신 씨 조직의 보복이 두려워 신고도 못하고 속앓이만 했습니다.

[서정훈/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팀장 : “그 납품업자는 지금 노동일을 하고 있어요. 그 당시 그것을 뺏기고 나서. 춘천이 실질적으로 큰 거 같은데 사실 그 바닥이 상당히 좁습니다. 그래서 감히 덤빌 생각 자체를 못하는 거죠.”]

신 씨 조직의 돈벌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노래방에 여성 종업원을 소개해주는 업주를 경찰에 신고하는 방법으로 문을 닫게 한 뒤, 자신들이 그 영업을 독점해 갔습니다.

경쟁 업체에 위협을 가하며 사채업에도 손을 댔습니다.

[서정훈/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팀장 : “사채업이라는 게 정상적으로 영업을 할 수도 있고 불법으로 영업을 할 수도 있는데, 그들이 영업을 하기 위해서 명함 같은 걸 뿌리고 그러면은 조직원들이 명함 뿌린 사람들을 붙잡고 영업을 못 하게 한 거죠.”]

유흥업소에 도박장, 해외 불법 도박 사이트까지 돈 되는 일이라면 그야말로 물불을 가리지 않고 뛰어들었습니다.

[신정교/경기북부경찰청 광역수사대장 : “지역 지하경제, 예를 들면은 사채업, 보도방 그다음에 유흥업소 영업부장 각종 이권 사업을 기존 사업자들 협박해서 몰아내고 자신들이 독점한 그런 특징이 있습니다.”]

조직은 상명하복의 엄격한 행동강령에 따라 움직였습니다.

지연, 학연으로 엮인 조직원들에게 단합을 강조하며 세를 확장해 나갔습니다.

[서정훈/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팀장 : “보고 체계 같은 경우에는 무조건 1년 선배한테 보고하고 1년 후배에게 지시하는 그런 시스템으로 되어있거든요. 위에 선배가 시키면 무조건 후배 조직원은 그 말에 복종을 해야 한다는 행동 강령을 가지고 있다고 보시면 돼요.”]

조직을 탈퇴하려는 조직원에게는 무자비한 폭력을 가했습니다.

탈퇴한 조직원을 야산에 묻어 놓고 휘발유를 뿌리겠다고 협박하는 등 영화에서나 봤을법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서정훈/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팀장 : “행동 강령 중의 하나가 탈퇴한 조직원은 팔다리를 부러트린다는 행동 강령이 있습니다. 탈퇴 조직원이 야산으로 끌려가서 팔을 실질적으로 조직원들이 부러뜨린 사건이 있습니다.”]

경찰은 해당 폭력 조직의 실체를 파악하고 일망타진을 위해 수사망을 좁혀갔지만 검거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신정교/경기북부경찰청 광역수사대장 : “(조직원들에게) 가족들에게 위해를 가하겠다. 그런 식으로 협박을 하고요. 조직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진술을 하는 조직원들은 변호사 비용도 자기들이 직접 대주고 그런 식으로 해서 경찰 수사를 좀 어렵게 방해를 한 사실이 있습니다.”]

경찰은 폭력 조직 두목 48살 신 모 씨를 비롯해 조직 폭력배와 불법 도박사이트 관리자 등 모두 93명을 붙잡아 15명을 구속했습니다.

또한 달아난 부두목과 조직원 등 5명의 행방을 추적하는 한편, 폭력 조직에 대한 첩보 수집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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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28 08:36:03
    • 수정2018-03-28 09:3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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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강원도 춘천 지역에서 세를 불려온 조직폭력배가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기존에 있던 지역 폭력 조직을 세력 다툼 끝에 몰아내고 그 자리를 차지한 조직인데,

전형적인 기업형 조폭의 모습입니다.

장례식장 조화 납품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까지, 그야말로 '돈 되는 일'이라면 뭐든지 손을 대고 사업을 독점해 갔습니다.

힘으로 기존의 사업자를 몰아내고, 자신들이 이권을 차지한 건데요.

조직원 기강 관리도 살벌했습니다.

탈퇴한 조직원을 야산에다가 묻어 놓고 협박을 하는 등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일을 벌였습니다.

사건의 전말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건장한 남성 10여명이 주차장으로 모여듭니다.

허리를 굽혀 깍듯이 인사를 한 뒤, 차량을 나눠타고 어딘가로 이동합니다.

강원도 춘천 지역을 장악해온 폭력조직원들이 타 조직원과 세력 다툼을 벌이려고 떠나는 모습입니다.

경찰은 지난해 8월부터 이 조직을 추적해 왔습니다.

[신정교/경기북부경찰청 광역수사대장 : "중고등학교 선후배로 연결된 조직으로 보시면 되고요. 공조수사를 통해 조직폭력배 65명 등 총 93명을 검거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해당 폭력 조직은 2011년 춘천 시내 4개 조직을 통합하며 몸집을 키웠습니다.

조직 통합과 함께 지역 폭력조직 계보의 세대 교체까지 있었습니다.

[서정훈/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팀장 : “기존에 활동했던 선배들이 후배 조직원들한테 축출이 되고 이제 신 씨가 새로운 두목으로 추대가 된 겁니다. 강원도 홍천에 있는 행사장을 빌려서 조직원들이 약 50여 명이 모여서 큰 형님을 추대하는 행사를 (가졌습니다.)”]

신 모 씨를 중심으로 새로 결성된 조직은 돈이 되는 각종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먼저 눈독을 들인 건 장례식장에 조화를 납품하는 일입니다.

[서정훈/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팀장 : “기존의 장례업자가 영안실에 납품을 하고 있었는데 수익이 상당히 좋다는 걸 아니깐 조직원들을 동원해서 (납품업자들을) 협박을 해서 영안실 조화 납품 건을 뺏은 거죠.”]

7년여 동안 춘천 지역 장례식장은 신 씨의 조직에서 납품하는 조화만 거래해 왔습니다.

[장례식장 관계자 : “꽃이 비싸요. 춘천이. (춘천이 원래 비싸요?) 독점이니까 비싸요. 춘천, 강원도권 내에서 비싸다는 얘깁니다.”]

[장례식장 관계자B : “납품하던 분이 있었어요. 지금은 다른 거 하시죠.”]

기존의 납품 업자들은 신 씨 조직의 보복이 두려워 신고도 못하고 속앓이만 했습니다.

[서정훈/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팀장 : “그 납품업자는 지금 노동일을 하고 있어요. 그 당시 그것을 뺏기고 나서. 춘천이 실질적으로 큰 거 같은데 사실 그 바닥이 상당히 좁습니다. 그래서 감히 덤빌 생각 자체를 못하는 거죠.”]

신 씨 조직의 돈벌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노래방에 여성 종업원을 소개해주는 업주를 경찰에 신고하는 방법으로 문을 닫게 한 뒤, 자신들이 그 영업을 독점해 갔습니다.

경쟁 업체에 위협을 가하며 사채업에도 손을 댔습니다.

[서정훈/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팀장 : “사채업이라는 게 정상적으로 영업을 할 수도 있고 불법으로 영업을 할 수도 있는데, 그들이 영업을 하기 위해서 명함 같은 걸 뿌리고 그러면은 조직원들이 명함 뿌린 사람들을 붙잡고 영업을 못 하게 한 거죠.”]

유흥업소에 도박장, 해외 불법 도박 사이트까지 돈 되는 일이라면 그야말로 물불을 가리지 않고 뛰어들었습니다.

[신정교/경기북부경찰청 광역수사대장 : “지역 지하경제, 예를 들면은 사채업, 보도방 그다음에 유흥업소 영업부장 각종 이권 사업을 기존 사업자들 협박해서 몰아내고 자신들이 독점한 그런 특징이 있습니다.”]

조직은 상명하복의 엄격한 행동강령에 따라 움직였습니다.

지연, 학연으로 엮인 조직원들에게 단합을 강조하며 세를 확장해 나갔습니다.

[서정훈/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팀장 : “보고 체계 같은 경우에는 무조건 1년 선배한테 보고하고 1년 후배에게 지시하는 그런 시스템으로 되어있거든요. 위에 선배가 시키면 무조건 후배 조직원은 그 말에 복종을 해야 한다는 행동 강령을 가지고 있다고 보시면 돼요.”]

조직을 탈퇴하려는 조직원에게는 무자비한 폭력을 가했습니다.

탈퇴한 조직원을 야산에 묻어 놓고 휘발유를 뿌리겠다고 협박하는 등 영화에서나 봤을법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서정훈/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팀장 : “행동 강령 중의 하나가 탈퇴한 조직원은 팔다리를 부러트린다는 행동 강령이 있습니다. 탈퇴 조직원이 야산으로 끌려가서 팔을 실질적으로 조직원들이 부러뜨린 사건이 있습니다.”]

경찰은 해당 폭력 조직의 실체를 파악하고 일망타진을 위해 수사망을 좁혀갔지만 검거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신정교/경기북부경찰청 광역수사대장 : “(조직원들에게) 가족들에게 위해를 가하겠다. 그런 식으로 협박을 하고요. 조직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진술을 하는 조직원들은 변호사 비용도 자기들이 직접 대주고 그런 식으로 해서 경찰 수사를 좀 어렵게 방해를 한 사실이 있습니다.”]

경찰은 폭력 조직 두목 48살 신 모 씨를 비롯해 조직 폭력배와 불법 도박사이트 관리자 등 모두 93명을 붙잡아 15명을 구속했습니다.

또한 달아난 부두목과 조직원 등 5명의 행방을 추적하는 한편, 폭력 조직에 대한 첩보 수집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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