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21세기 최대 비극’ 예멘 내전 3년

입력 2018.03.30 (20:37) 수정 2018.03.30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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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금 세기 최대의 비극이라고 하면 무엇을 떠올리시겠습니까?

세계적으로 많은 비극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예멘 내전'은 '잊혀진 전쟁'으로 불리며 그 슬픔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발발 3주년을 맞아 오늘 글로벌 이슈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국제부 양영은 기자 나왔습니다.

양 기자, 예멘에서 내전이 일어난지 3년이 됐다고요?

[기자]

네, 예멘 현지시간으로 지난 26일이었습니다.

[앵커]

그래서인지 요즘 기사도 많이 보이는 것 같더라고요,

근데 3년이나 됐다고 해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기자]

네, 아까 '잊혀진 전쟁'이라고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정말 그렇습니다.

일단 사람들의 관심이 많지 않고, 그리고 국제사회의 '우려'는 많지만, 휴전 협상에는 실질적인 진전이 없습니다.

먼저 예멘이 어디 있는지부터 살펴볼까요?

아라비아 반도 끝 쪽에 자리한 예멘은 사우디 아라비아와 오만과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아덴만을 건너서는 아프리카 소말리아가 자리하고 있고요,

수도는 사나라고 하는 곳이고, 인구는 3천만 명이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세계 최빈국 가운데 하나입니다.

[앵커]

사실 중동의 전쟁터라고 하면 시리아가 먼저 떠오르거든요,

그런데 예멘 내전은 어떻게 일어나게 된 건가요?

[기자]

네, 시작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중동에서 이란과 사우디는 굉장히 사이가 안 좋잖아요.

그런데 예멘에 이란에 우호적인 시아파 반군 후티가 있습니다.

이들이 2014년 9월 수도 사나를 점령하고 이듬해 2월에 정부까지 쿠데타로 전복시키자 사우디가 전격적으로 군사 개입에 나섭니다.

1990년 남북 예멘이 협상으로 통일된 이후 예멘에는 오랫동안 크고 작은 내전이 이어져 왔는데요,

2014년의 경우는 본래 수니파 정부군과 시아파 반군 간의 갈등에 사우디를 중심으로 한 아랍연합군이 개입하면서 확전된 거죠,

처음에는 사우디의 전력이 워낙 압도적이어서 금방 끝날 줄 알았지만, 반군 후티가 끈질기게 저항하면서 장기화되었습니다.

[앵커]

최근에도 반군이 탄도미사일로 공격을 해서 리야드에서 사망자가 나왔다면서요?

[기자]

네, 리야드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수도인데요,

예멘 반군 후티가 리야드를 직접 겨냥해서 탄도미사일을 쏜 겁니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 대변인 : "어젯밤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에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의 공격이 있었습니다. 후티 반군은 7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리야드 뿐만 아닌데요, 사우디군은 예멘 내전 발발 3주년을 하루 앞둔 25일 밤 후티가 리야드 등 사우디 곳곳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7발을 요격했다고 밝혔습니다.

다 격추된 것으로 발표가 됐지만 파편에 맞아 이집트인 한 명이 숨지고 두 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리야드 주민 : "엄청난 폭발과 함께 굉음과 바람이 일었고 집이 부서졌습니다. 사람이 안 다친 게 천만 다행이에요."]

반군 후티가 사우디 수도 리야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지난해 11월 4일 이후 네 번째입니다.

앞서 사우디군 대변인이 말한 것처럼 사우디는 후티의 군사적 배후가 이란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이란은 부인하고 있습니다.

이런 연유로 예멘 내전은 예멘 정부와 반군 간의 충돌이 아니라, 중동 지역의 패권을 두고 경쟁하고 있는 사우디와 이란의 간접전으로 인식됩니다.

[앵커]

그러니까 사우디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예멘에 이란과 우호적인 반군이 득세하게 되면 사우디가 위협을 느끼겠군요,

현재까지의 피해 상황은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가장 최근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예멘 내전이 진행된 지난 3년 간 폭격과 교전 등으로 만 명이 숨졌고요, 또 전염병인 콜레라로 2천 명이 숨졌습니다.

그리고 인구의 70%에 달하는 2천만 명 정도가 끼니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 하고 있고 700만 명 정도가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입니다.

유엔아동기금, 유니세프죠, 지난 25일에 긴급 성명을 냈는데요, 아사 위기에 놓인 예멘 어린이를 위해 올해만 3억5천만 달러가 필요하다고 도움을 호소했습니다.

유엔은 한 보고서에서 예멘 내전을 "현시대 인간이 빚은 최악의 재앙"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앵커]

정말 안타까운데요,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나요?

[기자]

네, 현재로서는 끝이 안 보이는 상황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게다가 사우디 주도 동맹군의 폭격과 반군 후티의 반격 외에도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와 이슬람국가 IS가 뒤섞여 더 복잡한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요.

그나마 시리아의 경우는 미국과 러시아 등 세계 열강이 평화협상을 이끌면서 종식되리라는 희망의 조짐이라도 있지만 예멘은 그 조차도 아니어서 어디까지 악화될지조차 가늠하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게다가 미국과 영국 등 서방이 예멘 내전에 개입한 사우디에 무기를 다량 팔고 있어서 겉으로 예멘의 상황을 걱정하는 것과 배치되는 이중적 행태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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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21세기 최대 비극’ 예멘 내전 3년
    • 입력 2018-03-30 20:39:37
    • 수정2018-03-30 20:4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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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세기 최대의 비극이라고 하면 무엇을 떠올리시겠습니까?

세계적으로 많은 비극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예멘 내전'은 '잊혀진 전쟁'으로 불리며 그 슬픔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발발 3주년을 맞아 오늘 글로벌 이슈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국제부 양영은 기자 나왔습니다.

양 기자, 예멘에서 내전이 일어난지 3년이 됐다고요?

[기자]

네, 예멘 현지시간으로 지난 26일이었습니다.

[앵커]

그래서인지 요즘 기사도 많이 보이는 것 같더라고요,

근데 3년이나 됐다고 해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기자]

네, 아까 '잊혀진 전쟁'이라고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정말 그렇습니다.

일단 사람들의 관심이 많지 않고, 그리고 국제사회의 '우려'는 많지만, 휴전 협상에는 실질적인 진전이 없습니다.

먼저 예멘이 어디 있는지부터 살펴볼까요?

아라비아 반도 끝 쪽에 자리한 예멘은 사우디 아라비아와 오만과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아덴만을 건너서는 아프리카 소말리아가 자리하고 있고요,

수도는 사나라고 하는 곳이고, 인구는 3천만 명이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세계 최빈국 가운데 하나입니다.

[앵커]

사실 중동의 전쟁터라고 하면 시리아가 먼저 떠오르거든요,

그런데 예멘 내전은 어떻게 일어나게 된 건가요?

[기자]

네, 시작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중동에서 이란과 사우디는 굉장히 사이가 안 좋잖아요.

그런데 예멘에 이란에 우호적인 시아파 반군 후티가 있습니다.

이들이 2014년 9월 수도 사나를 점령하고 이듬해 2월에 정부까지 쿠데타로 전복시키자 사우디가 전격적으로 군사 개입에 나섭니다.

1990년 남북 예멘이 협상으로 통일된 이후 예멘에는 오랫동안 크고 작은 내전이 이어져 왔는데요,

2014년의 경우는 본래 수니파 정부군과 시아파 반군 간의 갈등에 사우디를 중심으로 한 아랍연합군이 개입하면서 확전된 거죠,

처음에는 사우디의 전력이 워낙 압도적이어서 금방 끝날 줄 알았지만, 반군 후티가 끈질기게 저항하면서 장기화되었습니다.

[앵커]

최근에도 반군이 탄도미사일로 공격을 해서 리야드에서 사망자가 나왔다면서요?

[기자]

네, 리야드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수도인데요,

예멘 반군 후티가 리야드를 직접 겨냥해서 탄도미사일을 쏜 겁니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 대변인 : "어젯밤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에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의 공격이 있었습니다. 후티 반군은 7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리야드 뿐만 아닌데요, 사우디군은 예멘 내전 발발 3주년을 하루 앞둔 25일 밤 후티가 리야드 등 사우디 곳곳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7발을 요격했다고 밝혔습니다.

다 격추된 것으로 발표가 됐지만 파편에 맞아 이집트인 한 명이 숨지고 두 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리야드 주민 : "엄청난 폭발과 함께 굉음과 바람이 일었고 집이 부서졌습니다. 사람이 안 다친 게 천만 다행이에요."]

반군 후티가 사우디 수도 리야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지난해 11월 4일 이후 네 번째입니다.

앞서 사우디군 대변인이 말한 것처럼 사우디는 후티의 군사적 배후가 이란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이란은 부인하고 있습니다.

이런 연유로 예멘 내전은 예멘 정부와 반군 간의 충돌이 아니라, 중동 지역의 패권을 두고 경쟁하고 있는 사우디와 이란의 간접전으로 인식됩니다.

[앵커]

그러니까 사우디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예멘에 이란과 우호적인 반군이 득세하게 되면 사우디가 위협을 느끼겠군요,

현재까지의 피해 상황은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가장 최근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예멘 내전이 진행된 지난 3년 간 폭격과 교전 등으로 만 명이 숨졌고요, 또 전염병인 콜레라로 2천 명이 숨졌습니다.

그리고 인구의 70%에 달하는 2천만 명 정도가 끼니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 하고 있고 700만 명 정도가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입니다.

유엔아동기금, 유니세프죠, 지난 25일에 긴급 성명을 냈는데요, 아사 위기에 놓인 예멘 어린이를 위해 올해만 3억5천만 달러가 필요하다고 도움을 호소했습니다.

유엔은 한 보고서에서 예멘 내전을 "현시대 인간이 빚은 최악의 재앙"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앵커]

정말 안타까운데요,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나요?

[기자]

네, 현재로서는 끝이 안 보이는 상황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게다가 사우디 주도 동맹군의 폭격과 반군 후티의 반격 외에도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와 이슬람국가 IS가 뒤섞여 더 복잡한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요.

그나마 시리아의 경우는 미국과 러시아 등 세계 열강이 평화협상을 이끌면서 종식되리라는 희망의 조짐이라도 있지만 예멘은 그 조차도 아니어서 어디까지 악화될지조차 가늠하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게다가 미국과 영국 등 서방이 예멘 내전에 개입한 사우디에 무기를 다량 팔고 있어서 겉으로 예멘의 상황을 걱정하는 것과 배치되는 이중적 행태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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