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물 부족 시달리는 칠레 주민들, 원인은 아보카도?

입력 2018.03.30 (20:33) 수정 2018.03.30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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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보카도가 슈퍼푸드로 떠오르면서 즐겨 드시는 분들이 많아졌죠.

아보카도는 대부분 멕시코와 칠레 등의 국가에서 생산되고 있는데요.

그런데 칠레 일부 지역의 주민들이 아보카도 때문에 마실 물 조차 부족하다 주장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상파울루 특파원 연결해 이야기 나눕니다.

이재환 특파원,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곳이 어딥니까?

[기자]

네, 칠레 발파라이소 주 페토르카 지역인데요.

화면 먼저 보시겠습니다.

메마른 땅 위에 이런 저런 쓰레기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습니다.

과거엔 강이 흘렀던 곳이지만 지금은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게 됐습니다.

[지역주민 : "이곳은 강이었습니다. 15년 전 모습이에요. 지금은 쓰레기장으로 변했죠."]

수로도 말라붙었고, 수돗물은 정해진 시간에만 공급됩니다.

일부 주민들은 한번씩 찾아오는 급수 트럭을 통해 겨우 식수를 공급받습니다.

마실 물마저 부족하다보니 씻거나 빨래를 하는 것도 이들에겐 사칩니다.

[지역주민 : "한여름에 씻을 수도 없었어요. 요리도 못 했죠. 상황이 나빴습니다. 많은 고통을 겪고 있지만 어떻게든 매년 살아남아야 해요."]

[앵커]

생활이 참 불편할 것 같은데요.

이렇게 물부족이 심한 원인은 뭡니까?

[기자]

네, 페토르카 지역이 원래 고온건조한데다 가뭄이 계속된 탓도 있지만 주민들은 급격한 물부족의 원인으로 아보카도 농장을 꼽고 있습니다.

[캐롤리나/수자원 관리 당국 : "지역민들이 급수 트럭을 통해 물을 공급받는 동안 (아보카도) 농장에 많은 물이 흘러들고 저장되어 있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고통받고 있습니다."]

지역의 하천 지하수등 대부분의 물이 아보카도 농장에 공급되고 있다는 주장인데요.

실제로 아보카도 재배에는 많은 물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FP 통신은 아보카도 농장 0.01제곱킬로미터당 하루 필요한 물의 양은 십만 리터로 이는 천명이 하루 소비하는 물의 양과 맞먹는다고 전했습니다.

게다가 아보카도 인기가 높아지면서 재배 면적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1990년대 2천 헥타르, 20제곱킬로미터에 불과하던 아보카도 재배 면적은 최근 약 만 6천 헥타르, 160 제곱킬로미터로 8배나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아보카도가 돈이 된다고는 하지만, 사람들이 마실 물까지 부족할 정도라면 물 사용에 대한 규제를 해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하지만 규제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AFP 통신은 그 원인 중 하나로 칠레에선 물이 사실상 사유 재산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돈을 내고 허가권을 획득하면 물을 어떤 용도로, 또 아무리 많이 써도 무방한데다 심지어 타인에게 이를 판매할 수도 있어서라는 겁니다.

미셸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이 물을 농업 등의 용도보다 사람이 우선적으로 사용하게 하도록 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하는 법 개정안을 내기도 했지만 논의가 중단된 상탭니다.

때문에 일부 환경 운동가들은 아보카도 농장으로 인한 물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선 국제사회의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합니다.

[로드리고/환경 운동가 : "아보카도로 인해 칠레인들이 물 부족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유럽은 아보카도 수입을 중단해야 합니다."]

칠레에서 지난해 수출한 아보카도는 15만 9천톤 이상, 2016년에 비해 5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아보카도 수출로 인한 수익과 물 부족 문제 사이에서 칠레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상파울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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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30 20:35:51
    • 수정2018-03-30 20:4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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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보카도가 슈퍼푸드로 떠오르면서 즐겨 드시는 분들이 많아졌죠.

아보카도는 대부분 멕시코와 칠레 등의 국가에서 생산되고 있는데요.

그런데 칠레 일부 지역의 주민들이 아보카도 때문에 마실 물 조차 부족하다 주장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상파울루 특파원 연결해 이야기 나눕니다.

이재환 특파원,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곳이 어딥니까?

[기자]

네, 칠레 발파라이소 주 페토르카 지역인데요.

화면 먼저 보시겠습니다.

메마른 땅 위에 이런 저런 쓰레기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습니다.

과거엔 강이 흘렀던 곳이지만 지금은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게 됐습니다.

[지역주민 : "이곳은 강이었습니다. 15년 전 모습이에요. 지금은 쓰레기장으로 변했죠."]

수로도 말라붙었고, 수돗물은 정해진 시간에만 공급됩니다.

일부 주민들은 한번씩 찾아오는 급수 트럭을 통해 겨우 식수를 공급받습니다.

마실 물마저 부족하다보니 씻거나 빨래를 하는 것도 이들에겐 사칩니다.

[지역주민 : "한여름에 씻을 수도 없었어요. 요리도 못 했죠. 상황이 나빴습니다. 많은 고통을 겪고 있지만 어떻게든 매년 살아남아야 해요."]

[앵커]

생활이 참 불편할 것 같은데요.

이렇게 물부족이 심한 원인은 뭡니까?

[기자]

네, 페토르카 지역이 원래 고온건조한데다 가뭄이 계속된 탓도 있지만 주민들은 급격한 물부족의 원인으로 아보카도 농장을 꼽고 있습니다.

[캐롤리나/수자원 관리 당국 : "지역민들이 급수 트럭을 통해 물을 공급받는 동안 (아보카도) 농장에 많은 물이 흘러들고 저장되어 있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고통받고 있습니다."]

지역의 하천 지하수등 대부분의 물이 아보카도 농장에 공급되고 있다는 주장인데요.

실제로 아보카도 재배에는 많은 물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FP 통신은 아보카도 농장 0.01제곱킬로미터당 하루 필요한 물의 양은 십만 리터로 이는 천명이 하루 소비하는 물의 양과 맞먹는다고 전했습니다.

게다가 아보카도 인기가 높아지면서 재배 면적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1990년대 2천 헥타르, 20제곱킬로미터에 불과하던 아보카도 재배 면적은 최근 약 만 6천 헥타르, 160 제곱킬로미터로 8배나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아보카도가 돈이 된다고는 하지만, 사람들이 마실 물까지 부족할 정도라면 물 사용에 대한 규제를 해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하지만 규제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AFP 통신은 그 원인 중 하나로 칠레에선 물이 사실상 사유 재산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돈을 내고 허가권을 획득하면 물을 어떤 용도로, 또 아무리 많이 써도 무방한데다 심지어 타인에게 이를 판매할 수도 있어서라는 겁니다.

미셸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이 물을 농업 등의 용도보다 사람이 우선적으로 사용하게 하도록 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하는 법 개정안을 내기도 했지만 논의가 중단된 상탭니다.

때문에 일부 환경 운동가들은 아보카도 농장으로 인한 물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선 국제사회의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합니다.

[로드리고/환경 운동가 : "아보카도로 인해 칠레인들이 물 부족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유럽은 아보카도 수입을 중단해야 합니다."]

칠레에서 지난해 수출한 아보카도는 15만 9천톤 이상, 2016년에 비해 5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아보카도 수출로 인한 수익과 물 부족 문제 사이에서 칠레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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