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현장] 中 반려동물 1억 마리, 펫산업 폭발 성장

입력 2018.04.07 (21:44) 수정 2018.04.1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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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4억 명의 '사람'들이 사는 중국에 '반려동물'은 몇 마리나 될까요?

최근 급속하게 늘어서 1억 마리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집 지키는 존재에 불과했지만,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가족 같은 존재'가 된 건 중국도 예외가 아닌데요,

덩달아 반려동물 리조트가 생기는 등 이른바 펫산업도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김경수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국 랴오닝성에서 가장 큰 반려동물 시장입니다.

새벽에 문을 열어 점심시간 전에 문을 닫는 아침 시장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장을 찾았습니다.

다양한 품종의 개와 고양이들이 새 주인을 기다립니다.

곳곳에서 흥정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시장 상인 : "500위안에 데리고 갈래요? (암컷인가요?) 수컷이요."]

집에서 태어난 강아지나 고양이를 품 안에 안고 구매자를 찾아 시장을 돌아다니기도 합니다.

상인들은 좌판을 깔고 영업 중입니다.

[쉬차이휘/시장 상인 : "나이 든 사람들보다 젊은 사람들이 더 많이 찾아와요. 요즘 장사 잘 돼요. 예전보다 훨씬 장사가 잘 돼요. 저는 솔직히 말해요."]

시장에서 2만 원에 거래되는 고양이가 있는가 하면 이런 고급 종은 30만 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흥정 끝에 새 주인을 만난 새끼 고양이는 주인 가방으로 들어가고 강아지도 하나둘 새 주인 품으로 떠납니다.

[펑티엔휘/랴오닝성 푸순시 : "오늘 반려동물을 보러 왔어요. 여기에 많다고 해서 한 마리 사려고요. 혼자 사니까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요."]

중국의 반려동물 수는 현재 1억 마리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고,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수치로 보면 중국인 14명 가운데 한 명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는 겁니다.

시장규모는 지난해 1500억 위안, 25조 원 정도로 2010년 시장규모 140억 위안보다 10배 이상 늘었습니다.

반려동물 사료와 미용서비스, 동물 장난감 시장 등 관련 산업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중국 선양시에도 올해 초 애견 카페가 처음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차를 마시며 반려동물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입니다.

이 애견카페는 미용과 목욕, 위탁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문을 연 지 얼마 안 됐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멀리 떨어진 다른 도시에서도 손님들이 찾아옵니다.

특히 개 스파 등 고가의 미용 서비스 예약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이 호강하면 주인도 기분이 좋아진다는 생각에 일부 중국인들은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합니다.

[뤼바이휘/애견카페 직원 : "손님이 개를 데리고 오면 아주 좋아하고 이런 카페가 있다는 데 놀라요. 이곳은 특히 추운 겨울에도 개를 데리고 와서 같이 놀 수 있는 곳입니다."]

중국 최대 명절이었던 지난 춘절 기간에는 고향에 동물을 데리고 갈 수 없는 고객들이 몰려들면서 카페 '동물 호텔'이 만실을 기록했습니다.

[쯩이안/수의사 : "예전에 개를 키우면 그냥 집 지키는 개에 불과했는데 중국 경기가 좋아지고 생활 수준이 높아진 뒤로 개는 더이상 개 한마리가 아닙니다."]

중국 지린성 창춘시 외곽, 시 중심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지린성 최초의 <반려동물 리조트가 건설되고 있습니다.

올해 여름 개업을 목표로 막바지 공사가 한창입니다.

반려동물을 데리고 와서 함께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주인을 위한 객실과 함께 반려동물을 위한 각종 놀이 시설이 들어섭니다.

[류/반려동물 리조트 직원 : "여기에 반려동물 미끄럼틀, 수영장, 그리고 높은 계단 등 놀이시설이 들어설 겁니다. 동물의 담력을 키울 수 있어요. 그리고 동물들이 즐겁게 뛰어놀 수 있게 운동장에 풀을 심을 계획입니다."]

중국인들이 죽은 동물을 떠나보내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동물 장례식장에 장송곡이 흐르고 참석자들이 묵념으로 반려동물을 떠나보냅니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이 동물 장례식장에서는 하루 평균 세 마리 동물이 화장되고 있습니다.

장례식 비용은 우리 돈 10만 원 정도입니다.

가족이 직접 죽은 반려동물을 데리고 오기도 하지만 동물만 보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빠서 못 오는 주인도 있고, 너무 슬퍼서 오지 못하는 주인들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고객에겐 장례식장 직원들이 반려동물의 마지막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보내줍니다.

[아후/창춘시 동물구조팀 직원 : "반려동물이 죽으면 주인들의 마음이 아파요. 자신의 가족이 돌아가셨을 때랑 똑같은 심정입니다. 반려동물은 가족이랑 같아요. 개가 아니라 아기입니다."]

장례식장 근처에는 죽은 동물을 위해 주인들이 마련해 준 묘지가 있습니다.

가족과도 같았던 반려동물 사진을 비석에 담고 종종 찾아와 좋아하던 간식을 두고 가기도 합니다.

티엔티엔이란 이름의 이 개 비석에는 이번 생의 우리 인연 다음 생까지 이어지자는 비문이 적혀 있습니다.

이처럼 묘지 터를 찾는 사람들이 늘자 근처 마을 주민들이 부지를 제공하고 묘지를 관리해주는 대가로 동물 주인들을 지역 농산품 판로로 개척해 마을 수익을 올리기도 합니다.

[아안/마을 촌장 : "우리 마을 농산품을 (도시 사람들에게) 알리면서 상품 가치를 높일 수 있고요. 이후 농산품 배달 등을 위해 일자리가 생긴다는 장점이 있어요."]

반려동물 1억 마리를 넘어선 중국, 반려동물의 삶도 이전과 크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지린성 창춘시에서 김경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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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현장] 中 반려동물 1억 마리, 펫산업 폭발 성장
    • 입력 2018-04-07 22:05:51
    • 수정2018-04-10 09:5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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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4억 명의 '사람'들이 사는 중국에 '반려동물'은 몇 마리나 될까요?

최근 급속하게 늘어서 1억 마리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집 지키는 존재에 불과했지만,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가족 같은 존재'가 된 건 중국도 예외가 아닌데요,

덩달아 반려동물 리조트가 생기는 등 이른바 펫산업도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김경수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국 랴오닝성에서 가장 큰 반려동물 시장입니다.

새벽에 문을 열어 점심시간 전에 문을 닫는 아침 시장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장을 찾았습니다.

다양한 품종의 개와 고양이들이 새 주인을 기다립니다.

곳곳에서 흥정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시장 상인 : "500위안에 데리고 갈래요? (암컷인가요?) 수컷이요."]

집에서 태어난 강아지나 고양이를 품 안에 안고 구매자를 찾아 시장을 돌아다니기도 합니다.

상인들은 좌판을 깔고 영업 중입니다.

[쉬차이휘/시장 상인 : "나이 든 사람들보다 젊은 사람들이 더 많이 찾아와요. 요즘 장사 잘 돼요. 예전보다 훨씬 장사가 잘 돼요. 저는 솔직히 말해요."]

시장에서 2만 원에 거래되는 고양이가 있는가 하면 이런 고급 종은 30만 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흥정 끝에 새 주인을 만난 새끼 고양이는 주인 가방으로 들어가고 강아지도 하나둘 새 주인 품으로 떠납니다.

[펑티엔휘/랴오닝성 푸순시 : "오늘 반려동물을 보러 왔어요. 여기에 많다고 해서 한 마리 사려고요. 혼자 사니까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요."]

중국의 반려동물 수는 현재 1억 마리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고,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수치로 보면 중국인 14명 가운데 한 명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는 겁니다.

시장규모는 지난해 1500억 위안, 25조 원 정도로 2010년 시장규모 140억 위안보다 10배 이상 늘었습니다.

반려동물 사료와 미용서비스, 동물 장난감 시장 등 관련 산업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중국 선양시에도 올해 초 애견 카페가 처음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차를 마시며 반려동물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입니다.

이 애견카페는 미용과 목욕, 위탁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문을 연 지 얼마 안 됐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멀리 떨어진 다른 도시에서도 손님들이 찾아옵니다.

특히 개 스파 등 고가의 미용 서비스 예약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이 호강하면 주인도 기분이 좋아진다는 생각에 일부 중국인들은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합니다.

[뤼바이휘/애견카페 직원 : "손님이 개를 데리고 오면 아주 좋아하고 이런 카페가 있다는 데 놀라요. 이곳은 특히 추운 겨울에도 개를 데리고 와서 같이 놀 수 있는 곳입니다."]

중국 최대 명절이었던 지난 춘절 기간에는 고향에 동물을 데리고 갈 수 없는 고객들이 몰려들면서 카페 '동물 호텔'이 만실을 기록했습니다.

[쯩이안/수의사 : "예전에 개를 키우면 그냥 집 지키는 개에 불과했는데 중국 경기가 좋아지고 생활 수준이 높아진 뒤로 개는 더이상 개 한마리가 아닙니다."]

중국 지린성 창춘시 외곽, 시 중심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지린성 최초의 <반려동물 리조트가 건설되고 있습니다.

올해 여름 개업을 목표로 막바지 공사가 한창입니다.

반려동물을 데리고 와서 함께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주인을 위한 객실과 함께 반려동물을 위한 각종 놀이 시설이 들어섭니다.

[류/반려동물 리조트 직원 : "여기에 반려동물 미끄럼틀, 수영장, 그리고 높은 계단 등 놀이시설이 들어설 겁니다. 동물의 담력을 키울 수 있어요. 그리고 동물들이 즐겁게 뛰어놀 수 있게 운동장에 풀을 심을 계획입니다."]

중국인들이 죽은 동물을 떠나보내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동물 장례식장에 장송곡이 흐르고 참석자들이 묵념으로 반려동물을 떠나보냅니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이 동물 장례식장에서는 하루 평균 세 마리 동물이 화장되고 있습니다.

장례식 비용은 우리 돈 10만 원 정도입니다.

가족이 직접 죽은 반려동물을 데리고 오기도 하지만 동물만 보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빠서 못 오는 주인도 있고, 너무 슬퍼서 오지 못하는 주인들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고객에겐 장례식장 직원들이 반려동물의 마지막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보내줍니다.

[아후/창춘시 동물구조팀 직원 : "반려동물이 죽으면 주인들의 마음이 아파요. 자신의 가족이 돌아가셨을 때랑 똑같은 심정입니다. 반려동물은 가족이랑 같아요. 개가 아니라 아기입니다."]

장례식장 근처에는 죽은 동물을 위해 주인들이 마련해 준 묘지가 있습니다.

가족과도 같았던 반려동물 사진을 비석에 담고 종종 찾아와 좋아하던 간식을 두고 가기도 합니다.

티엔티엔이란 이름의 이 개 비석에는 이번 생의 우리 인연 다음 생까지 이어지자는 비문이 적혀 있습니다.

이처럼 묘지 터를 찾는 사람들이 늘자 근처 마을 주민들이 부지를 제공하고 묘지를 관리해주는 대가로 동물 주인들을 지역 농산품 판로로 개척해 마을 수익을 올리기도 합니다.

[아안/마을 촌장 : "우리 마을 농산품을 (도시 사람들에게) 알리면서 상품 가치를 높일 수 있고요. 이후 농산품 배달 등을 위해 일자리가 생긴다는 장점이 있어요."]

반려동물 1억 마리를 넘어선 중국, 반려동물의 삶도 이전과 크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지린성 창춘시에서 김경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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