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문 열린 차 골라 ‘슬쩍’…차량털이 주의

입력 2018.04.10 (08:35) 수정 2018.04.10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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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주차해둔 차량 문, 확실히 잠겼는지 한 번 더 확인하셨나요.

최근 차량털이범 사건이 부쩍 늘어난 모습입니다.

문이 열린 차를 무작위로 골라 차 안의 현금이나 귀중품을 들고 달아나는 절도범입니다.

주택가나 주차장을 돌아보면 생각보다 문을 잠그지 않은 차량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피해금액이 비교적 적다 보니 신고도 잘 되지 않아 절도범이 더 기승이라고 합니다.

귀중품을 차 안에 두지 않고, 차 문을 확실히 잠그고 다니는 게 피해 예방의 최선이겠죠.

사건 현장으로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

한 남성이 주차된 차량의 문을 손으로 잡아당깁니다.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가며 차량 문을 열어보는 남성.

한 원룸 주차장에서 운전석 문을 열고 차 안으로 들어갑니다.

남성이 노린 건 사이드미러가 펼쳐져 있는 차량이었습니다.

[최광욱/광주서부경찰서 강력2팀장 : "최근에 나오는 차들을 보면 스마트키를 이용해서 잠금장치를 (작동)하면 사이드미러가 닫히는데, 사이드 미러가 안 닫혀있는 차량들을 보고 ‘아, 이런 차량들은 문이 열려 있겠다.’ 그런 추측을 하고 다닌 거죠."]

차량털이범의 동선을 추적하던 경찰.

불과 한 시간 전, 인근 식당 CCTV에서 이 남성의 모습을 찾아냅니다.

[피해 식당 대표 : "저희 매장 같은 경우는 전날 청소를 깔끔하게 하고 가는데, (다음 날 아침에) 한 테이블만 지저분하게 돼 있었어요. 그래서 바로 CCTV를 돌려 봤어요."]

영업이 끝난 식당 주방을 뒤지기 시작하더니 반찬통과 고기 등을 들고 나와 두 시간 동안 혼자 삼겹살을 구워 먹고, 술까지 마셨습니다.

[피해 식당 대표 : "(처음엔) 금고 쪽을 뒤지기 시작했죠. 한참 15분 정도 뒤지다가 거기서 건질 것이 없었는지 배라도 채우고 갈 겸해서 주방을 뒤지더라고요. 국물이 있는 거나 (먹을 걸 챙겨서) 다 홀로 갖고 나와서 고기를 구워 먹기 시작했죠."]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는 듯 설거지까지 하고 태연하게 자리를 떠난 이 남성. 36살 고 모 씨로 상습적으로 절도를 저질러 온 전과 57범이었습니다.

식당 금고에서 금품을 훔치려다 여의치 않자 음식을 훔쳐 먹고 사라진 뒤, 차량 절도까지 저지른 거였습니다.

[최광욱/광주서부경찰서 강력2팀장 : "그냥 돌아다녀 보다가 한 번 문도 열어봤다가 문이 열려있으면 들어가고 아니면 자기가 창문이나 이런 걸 통해서 ‘들어갈 수 있겠다.’ 그런 생각이 드는 곳에는 한 번 씩 들어가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강원도 원주에선 경찰의 잠복 끝에 차량털이범이 검거됩니다.

모자를 깊게 눌러 쓴 남성이 한참을 차 안에 있다가 밖으로 나옵니다.

며칠 뒤, 남성은 또다시 이 주택가에 나타납니다.

검은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길을 걸어가는 척하다가 주차된 차량 문 손잡이를 잡아당깁니다.

그 순간, 남성이 문을 열려던 차량에서 사람들이 내립니다.

[김성종/원주경찰서 경위 : "잠복근무를 서고 있었는데 피의자가 지나가면서 저희 잠복하는 형사 차량도 열어보고 간 겁니다. (차 안에는) 저희 형사들이 있었죠. 그래서 형사들이 내려서 검거한 겁니다."]

인근에 살고 있던 50살 이 모 씨가 문이 열려 있는 차량을 노리고 상습 절도를 저질러오다 잠복 중인 경찰 차량에 손을 댄 겁니다.

[김성종/원주경찰서 경위 : "하루에 보통 2~3대에서 (절도를) 했습니다. 지나가면서 그냥 (문을) 당겨보는 겁니다. 한 번씩. 그러면 열리는 차 문이 있으니까 열리는 차만 상대로 범행을 했습니다."]

차 한 대 당 절도 피해 금액은 몇천 원에서 몇만 원 사이입니다.

한 피해자는 10번 넘게 차량에 있는 금품이 털렸지만, 액수가 크지 않아 피해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김성종/원주경찰서 경위 : "차량에는 큰돈이나 귀중한 금품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신고를 잘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점을 악용해서 범행 대상으로 삼았던 것 같습니다."]

인적이 드문 노상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은 특히 차량털이범의 표적이 됐습니다.

충북 단양 지역의 CCTV를 관리하는 통합관제센터입니다.

[진용환/단양 통합관제센터 관제요원 : "봄철에 차량털이 범죄가 종종 발생하고 지금 차량털이 사건 집중 단속 기간입니다. 특히 주차장의 CCTV를 집중적으로 관제하고 있습니다. 지금 한 달에 세 건 정도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지난 5일 새벽, CCTV를 지켜보던 관제 요원이 수상한 남자의 움직임을 포착합니다.

캄캄한 주차장 사이를 이리저리 오가며 주차된 차량 문을 잡아당깁니다.

[진용환/단양 통합관제센터 관제요원 : "탐문이라고 하죠. 차 문을 여는 시도를 하고 외부에서 (차량 내부를) 확인하면서 차 문을 만지는 현장을 목격했는데…."]

트럭 한 대의 문이 열리자 운전석에 올라타 차량 내부를 뒤지기 시작합니다.

[진용환/단양 통합관제센터 관제요원 : "흰색 화물차량의 앞문을 열고 그 안에 들어가서 휴대전화 전등으로 안을 확인하면서 내부를 뒤지는 현장을 관제요원이 목격하고 신고를 한 겁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그 자리에서 남성을 현행범으로 체포했습니다.

[당시 출동 경찰/음성변조 : "우리가 출동했을 때 차량 주차된 게 여러 대가 있잖아요. 손전등을 딱 비추니까 남성이 차 뒤에 웅크리고 숨어있었어요."]

경찰은 차량 절도 피해를 막기 위해 잠금장치를 반드시 확인하고, 피해 금액이 소액이더라도 신고해줄 것으로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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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문 열린 차 골라 ‘슬쩍’…차량털이 주의
    • 입력 2018-04-10 08:40:43
    • 수정2018-04-10 08:5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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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주차해둔 차량 문, 확실히 잠겼는지 한 번 더 확인하셨나요.

최근 차량털이범 사건이 부쩍 늘어난 모습입니다.

문이 열린 차를 무작위로 골라 차 안의 현금이나 귀중품을 들고 달아나는 절도범입니다.

주택가나 주차장을 돌아보면 생각보다 문을 잠그지 않은 차량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피해금액이 비교적 적다 보니 신고도 잘 되지 않아 절도범이 더 기승이라고 합니다.

귀중품을 차 안에 두지 않고, 차 문을 확실히 잠그고 다니는 게 피해 예방의 최선이겠죠.

사건 현장으로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

한 남성이 주차된 차량의 문을 손으로 잡아당깁니다.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가며 차량 문을 열어보는 남성.

한 원룸 주차장에서 운전석 문을 열고 차 안으로 들어갑니다.

남성이 노린 건 사이드미러가 펼쳐져 있는 차량이었습니다.

[최광욱/광주서부경찰서 강력2팀장 : "최근에 나오는 차들을 보면 스마트키를 이용해서 잠금장치를 (작동)하면 사이드미러가 닫히는데, 사이드 미러가 안 닫혀있는 차량들을 보고 ‘아, 이런 차량들은 문이 열려 있겠다.’ 그런 추측을 하고 다닌 거죠."]

차량털이범의 동선을 추적하던 경찰.

불과 한 시간 전, 인근 식당 CCTV에서 이 남성의 모습을 찾아냅니다.

[피해 식당 대표 : "저희 매장 같은 경우는 전날 청소를 깔끔하게 하고 가는데, (다음 날 아침에) 한 테이블만 지저분하게 돼 있었어요. 그래서 바로 CCTV를 돌려 봤어요."]

영업이 끝난 식당 주방을 뒤지기 시작하더니 반찬통과 고기 등을 들고 나와 두 시간 동안 혼자 삼겹살을 구워 먹고, 술까지 마셨습니다.

[피해 식당 대표 : "(처음엔) 금고 쪽을 뒤지기 시작했죠. 한참 15분 정도 뒤지다가 거기서 건질 것이 없었는지 배라도 채우고 갈 겸해서 주방을 뒤지더라고요. 국물이 있는 거나 (먹을 걸 챙겨서) 다 홀로 갖고 나와서 고기를 구워 먹기 시작했죠."]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는 듯 설거지까지 하고 태연하게 자리를 떠난 이 남성. 36살 고 모 씨로 상습적으로 절도를 저질러 온 전과 57범이었습니다.

식당 금고에서 금품을 훔치려다 여의치 않자 음식을 훔쳐 먹고 사라진 뒤, 차량 절도까지 저지른 거였습니다.

[최광욱/광주서부경찰서 강력2팀장 : "그냥 돌아다녀 보다가 한 번 문도 열어봤다가 문이 열려있으면 들어가고 아니면 자기가 창문이나 이런 걸 통해서 ‘들어갈 수 있겠다.’ 그런 생각이 드는 곳에는 한 번 씩 들어가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강원도 원주에선 경찰의 잠복 끝에 차량털이범이 검거됩니다.

모자를 깊게 눌러 쓴 남성이 한참을 차 안에 있다가 밖으로 나옵니다.

며칠 뒤, 남성은 또다시 이 주택가에 나타납니다.

검은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길을 걸어가는 척하다가 주차된 차량 문 손잡이를 잡아당깁니다.

그 순간, 남성이 문을 열려던 차량에서 사람들이 내립니다.

[김성종/원주경찰서 경위 : "잠복근무를 서고 있었는데 피의자가 지나가면서 저희 잠복하는 형사 차량도 열어보고 간 겁니다. (차 안에는) 저희 형사들이 있었죠. 그래서 형사들이 내려서 검거한 겁니다."]

인근에 살고 있던 50살 이 모 씨가 문이 열려 있는 차량을 노리고 상습 절도를 저질러오다 잠복 중인 경찰 차량에 손을 댄 겁니다.

[김성종/원주경찰서 경위 : "하루에 보통 2~3대에서 (절도를) 했습니다. 지나가면서 그냥 (문을) 당겨보는 겁니다. 한 번씩. 그러면 열리는 차 문이 있으니까 열리는 차만 상대로 범행을 했습니다."]

차 한 대 당 절도 피해 금액은 몇천 원에서 몇만 원 사이입니다.

한 피해자는 10번 넘게 차량에 있는 금품이 털렸지만, 액수가 크지 않아 피해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김성종/원주경찰서 경위 : "차량에는 큰돈이나 귀중한 금품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신고를 잘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점을 악용해서 범행 대상으로 삼았던 것 같습니다."]

인적이 드문 노상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은 특히 차량털이범의 표적이 됐습니다.

충북 단양 지역의 CCTV를 관리하는 통합관제센터입니다.

[진용환/단양 통합관제센터 관제요원 : "봄철에 차량털이 범죄가 종종 발생하고 지금 차량털이 사건 집중 단속 기간입니다. 특히 주차장의 CCTV를 집중적으로 관제하고 있습니다. 지금 한 달에 세 건 정도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지난 5일 새벽, CCTV를 지켜보던 관제 요원이 수상한 남자의 움직임을 포착합니다.

캄캄한 주차장 사이를 이리저리 오가며 주차된 차량 문을 잡아당깁니다.

[진용환/단양 통합관제센터 관제요원 : "탐문이라고 하죠. 차 문을 여는 시도를 하고 외부에서 (차량 내부를) 확인하면서 차 문을 만지는 현장을 목격했는데…."]

트럭 한 대의 문이 열리자 운전석에 올라타 차량 내부를 뒤지기 시작합니다.

[진용환/단양 통합관제센터 관제요원 : "흰색 화물차량의 앞문을 열고 그 안에 들어가서 휴대전화 전등으로 안을 확인하면서 내부를 뒤지는 현장을 관제요원이 목격하고 신고를 한 겁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그 자리에서 남성을 현행범으로 체포했습니다.

[당시 출동 경찰/음성변조 : "우리가 출동했을 때 차량 주차된 게 여러 대가 있잖아요. 손전등을 딱 비추니까 남성이 차 뒤에 웅크리고 숨어있었어요."]

경찰은 차량 절도 피해를 막기 위해 잠금장치를 반드시 확인하고, 피해 금액이 소액이더라도 신고해줄 것으로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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