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국 비난…협상 이상 기류?

입력 2018.05.06 (21:03) 수정 2018.05.06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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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미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가 정해졌다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은 뭔가 잘 준비되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그런데 북한이 오늘(6일) 외무성을 통해 미국을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그 배경이 궁금한데요. 북한부 김용덕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어제(5일)부터 회담 장소와 시기가 발표될 수 있다고 해서 기다렸는데 아직은 발표를 안 했습니다만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을 비난했네요?

[기자]

네, 강한 톤은 아닙니다만 판문점이냐 싱가포르냐 하는 상황에서 내놓은 거라 궁금증을 일으켰습니다.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의 기사인데요.

외무성 대변인은 먼저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관련하여 제재 압박의 결과인 듯 여론을 오도하고 있다"고 했고요.

"핵을 완전 포기할 때까지 제재 압박을 늦추지 않겠다고 떠들어댔다"고 말했습니다.

또 한반도에 "전략 자산을 끌어들이고" "인권 소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이런 압박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네, 그런데 지금 시점에서 이런 비난이 어떤 의미죠?

[기자]

대북 제제와 압박을 비난하는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이나 폼페이오 국무장관,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 행정부 주요인사들, 모두 강경파 인사들이죠.

이들이 북한이 대화에 나선 건 미국의 강력한 제재 때문이라고 계속 주장하는 데 대한 반박으로 읽힙니다.

전략 자산을 언급한 것은 최근 한미연합 훈련을 위해 남쪽에 들어온 F-22 스텔스 전투기를 의식한 것으로 보이고요.

아울러 지난주 미국이 대북인권주간을 보내면서 인권 압박을 강화하고 있고, 일부에서 회담 의제로 삼아야 한다고 요구하는데 대한 반발로도 보입니다.

[앵커]

북미간 협의가 그동안 잘 진척되고 있는 것 아니었나요? 뭐가 문제가 있는 겁니까?

[기자]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과 그 뒤 트럼프가 판문점과 억류 미국인 석방을 거론하는 등,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가운데 북한이 외무성을 내세워 비난을 한 것은 다소 이례적입니다.

하지만 북한 매체에서 인권 문제 등을 놓고 미국을 비난해 왔기 때문에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 내놓은 게 외무성 성명이나 담화가 아니라 대변인 답변으로 낮은 수준인 점도 여겨볼 부분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강경파가 북미 대화를 주도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고, 또 자신을 너무 압박하는 것은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메세지를 보낸 것이라며, 걱정할만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회담 시기와 장소 발표가 미뤄지고 있는 등 물밑 협상이 잘 안되고 있다는 증거다, 판문점 대신 거론되는 싱가포르가 사실상 미국의 홈그라운드고, 회담 의제에 대한 미국의 압력이 너무 강해서 접점을 못찾는 상황을 반영한 거다, 이런 해석도 있습니다.

전반적인 분위기로 볼 때 북·미 정상회담의 장소와 시기 발표에 별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만, 아무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이라는 양쪽의 주요 의제를 놓고 물밑 힘겨루기는 계속 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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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미국 비난…협상 이상 기류?
    • 입력 2018-05-06 21:06:51
    • 수정2018-05-06 21:4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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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미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가 정해졌다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은 뭔가 잘 준비되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그런데 북한이 오늘(6일) 외무성을 통해 미국을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그 배경이 궁금한데요. 북한부 김용덕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어제(5일)부터 회담 장소와 시기가 발표될 수 있다고 해서 기다렸는데 아직은 발표를 안 했습니다만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을 비난했네요?

[기자]

네, 강한 톤은 아닙니다만 판문점이냐 싱가포르냐 하는 상황에서 내놓은 거라 궁금증을 일으켰습니다.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의 기사인데요.

외무성 대변인은 먼저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관련하여 제재 압박의 결과인 듯 여론을 오도하고 있다"고 했고요.

"핵을 완전 포기할 때까지 제재 압박을 늦추지 않겠다고 떠들어댔다"고 말했습니다.

또 한반도에 "전략 자산을 끌어들이고" "인권 소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이런 압박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네, 그런데 지금 시점에서 이런 비난이 어떤 의미죠?

[기자]

대북 제제와 압박을 비난하는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이나 폼페이오 국무장관,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 행정부 주요인사들, 모두 강경파 인사들이죠.

이들이 북한이 대화에 나선 건 미국의 강력한 제재 때문이라고 계속 주장하는 데 대한 반박으로 읽힙니다.

전략 자산을 언급한 것은 최근 한미연합 훈련을 위해 남쪽에 들어온 F-22 스텔스 전투기를 의식한 것으로 보이고요.

아울러 지난주 미국이 대북인권주간을 보내면서 인권 압박을 강화하고 있고, 일부에서 회담 의제로 삼아야 한다고 요구하는데 대한 반발로도 보입니다.

[앵커]

북미간 협의가 그동안 잘 진척되고 있는 것 아니었나요? 뭐가 문제가 있는 겁니까?

[기자]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과 그 뒤 트럼프가 판문점과 억류 미국인 석방을 거론하는 등,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가운데 북한이 외무성을 내세워 비난을 한 것은 다소 이례적입니다.

하지만 북한 매체에서 인권 문제 등을 놓고 미국을 비난해 왔기 때문에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 내놓은 게 외무성 성명이나 담화가 아니라 대변인 답변으로 낮은 수준인 점도 여겨볼 부분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강경파가 북미 대화를 주도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고, 또 자신을 너무 압박하는 것은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메세지를 보낸 것이라며, 걱정할만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회담 시기와 장소 발표가 미뤄지고 있는 등 물밑 협상이 잘 안되고 있다는 증거다, 판문점 대신 거론되는 싱가포르가 사실상 미국의 홈그라운드고, 회담 의제에 대한 미국의 압력이 너무 강해서 접점을 못찾는 상황을 반영한 거다, 이런 해석도 있습니다.

전반적인 분위기로 볼 때 북·미 정상회담의 장소와 시기 발표에 별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만, 아무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이라는 양쪽의 주요 의제를 놓고 물밑 힘겨루기는 계속 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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