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우려”…한반도 건강공동체도 비상

입력 2018.05.11 (23:19) 수정 2020.10.2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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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제보건전문가들이 북한 결핵 문제에 일제히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에이즈·결핵·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국제기금 '글로벌펀드'가 북한에 대한 결핵퇴치사업을 다음 달 말 중단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전적으로 의존했던 북한은 결핵관리에 적신호가 켜진건데, 남북교류를 앞둔 시점에 남한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박광식 의학전문기자 나왔습니다.

박기자, 글로벌 펀드가 무엇인지 설명부터 해주셔야 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글로벌펀드는 미국, 러시아, 영국 등 G8 국가들을 중심으로 2002년 설립돼 매년 40억 달러의 기금을 모아 전 세계 질병퇴치를 돕고 있는 세계기금입니다.

글로벌펀드는 2010년부터 지금까지 북한의 결핵 퇴치사업에 6,900만 달러, 말라리아에 3,400만 달러를 지원해 도합 1억 달러 이상, 한화로 1,100억 원 이상 지원해왔습니다

당연히 북한에 직접 돈을 준 건 아니고요.

양질의 의약품을 구매해 세계보건기구나 유엔 산하 유니세프가 중간에서 관리해주는 방식입니다.

8년간 지속된 이 사업은 향후 2020년까지 4,400만 달러를 추가 지원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오는 6월 30일 자로 종료 선언을 한 겁니다.

[앵커]

왜 갑자기 중단을 한거죠?

[기자]

네, 중단선언은 북한과 미국이 첨예하게 대립하던 지난 2월에 나왔습니다.

글로벌펀드가 북한 지원을 중단한 이유를 살펴보면, 북한 내 독특한 환경 때문에 의약품 지원에 대한 치료효과를 검증할 수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보건전문가들은 수년 동안 북한을 잘 지원해왔고, 결핵 관련해 특별한 외부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이번 결정은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이 때문에 국제보건전문가들은 세계유명 의학저널 란셋 등을 통해 결핵약 중단이 북한 주민 건강 뿐 아니라, 한반도와 동북아 보건까지 위협할 거라고 경고합니다.

실제로 북한의 결핵실태는 심각합니다.

북한 결핵 환자는 13만 명, 인구수 대비 우리의 8.5뱁니다.

약이 듣지 않는 내성 결핵균이 한해 4,600건 이상 발견돼 슈퍼결핵균 전파도 심각한데요.

90년대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절 영양결핍과 맞물려 광범위하게 퍼졌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세계기금이 투입돼 더 큰 확산을 막고 있었던 겁니다.

[앵커]

갑자기 중단되면, 북한도 여력이 없을텐데, 어떤 여파가 있을까요?

[기자]

약 중단 여파는 벌써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북학결핵실험실 가동을 멈춘건데요.

통일의료 저자이자, 북한보건의료전문가의 말 들어보시죠.

[이혜원/‘통일의료’ 공동저자·서울의료원 공공의료팀 과장 : "표준결핵실험실이 만들어졌는데 진단을 현재 하지를 못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진단을 위한 카트리지라든지 시약이라든지 소모품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렇게 되면 진단을 할 수 없으니까, 결핵인지 모르는 환자들이 광범위하게 균을 퍼트리겠죠.

또, 결핵약은 6개월 장기복용이 기본인데, 이번 중단으로 먹다 말다 하면 내성이 생기기 쉽습니다.

결국, 어떤 약도 듣지 않는 슈퍼결핵균의 전파를 초래하는 겁니다.

앞으로 남북교류가 활성화되면 결코 남의 일이 아닌데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세계기금이 다시 들어올 수 있도록 우리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함과 동시에 북한 스스로 결핵 관리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다각적 지원이 시급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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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사회 우려”…한반도 건강공동체도 비상
    • 입력 2018-05-11 23:22:47
    • 수정2020-10-26 16:3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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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제보건전문가들이 북한 결핵 문제에 일제히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에이즈·결핵·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국제기금 '글로벌펀드'가 북한에 대한 결핵퇴치사업을 다음 달 말 중단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전적으로 의존했던 북한은 결핵관리에 적신호가 켜진건데, 남북교류를 앞둔 시점에 남한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박광식 의학전문기자 나왔습니다.

박기자, 글로벌 펀드가 무엇인지 설명부터 해주셔야 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글로벌펀드는 미국, 러시아, 영국 등 G8 국가들을 중심으로 2002년 설립돼 매년 40억 달러의 기금을 모아 전 세계 질병퇴치를 돕고 있는 세계기금입니다.

글로벌펀드는 2010년부터 지금까지 북한의 결핵 퇴치사업에 6,900만 달러, 말라리아에 3,400만 달러를 지원해 도합 1억 달러 이상, 한화로 1,100억 원 이상 지원해왔습니다

당연히 북한에 직접 돈을 준 건 아니고요.

양질의 의약품을 구매해 세계보건기구나 유엔 산하 유니세프가 중간에서 관리해주는 방식입니다.

8년간 지속된 이 사업은 향후 2020년까지 4,400만 달러를 추가 지원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오는 6월 30일 자로 종료 선언을 한 겁니다.

[앵커]

왜 갑자기 중단을 한거죠?

[기자]

네, 중단선언은 북한과 미국이 첨예하게 대립하던 지난 2월에 나왔습니다.

글로벌펀드가 북한 지원을 중단한 이유를 살펴보면, 북한 내 독특한 환경 때문에 의약품 지원에 대한 치료효과를 검증할 수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보건전문가들은 수년 동안 북한을 잘 지원해왔고, 결핵 관련해 특별한 외부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이번 결정은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이 때문에 국제보건전문가들은 세계유명 의학저널 란셋 등을 통해 결핵약 중단이 북한 주민 건강 뿐 아니라, 한반도와 동북아 보건까지 위협할 거라고 경고합니다.

실제로 북한의 결핵실태는 심각합니다.

북한 결핵 환자는 13만 명, 인구수 대비 우리의 8.5뱁니다.

약이 듣지 않는 내성 결핵균이 한해 4,600건 이상 발견돼 슈퍼결핵균 전파도 심각한데요.

90년대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절 영양결핍과 맞물려 광범위하게 퍼졌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세계기금이 투입돼 더 큰 확산을 막고 있었던 겁니다.

[앵커]

갑자기 중단되면, 북한도 여력이 없을텐데, 어떤 여파가 있을까요?

[기자]

약 중단 여파는 벌써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북학결핵실험실 가동을 멈춘건데요.

통일의료 저자이자, 북한보건의료전문가의 말 들어보시죠.

[이혜원/‘통일의료’ 공동저자·서울의료원 공공의료팀 과장 : "표준결핵실험실이 만들어졌는데 진단을 현재 하지를 못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진단을 위한 카트리지라든지 시약이라든지 소모품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렇게 되면 진단을 할 수 없으니까, 결핵인지 모르는 환자들이 광범위하게 균을 퍼트리겠죠.

또, 결핵약은 6개월 장기복용이 기본인데, 이번 중단으로 먹다 말다 하면 내성이 생기기 쉽습니다.

결국, 어떤 약도 듣지 않는 슈퍼결핵균의 전파를 초래하는 겁니다.

앞으로 남북교류가 활성화되면 결코 남의 일이 아닌데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세계기금이 다시 들어올 수 있도록 우리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함과 동시에 북한 스스로 결핵 관리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다각적 지원이 시급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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