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첫 조류경보 낙동강 식수 ‘비상’…보 수문 연 곳은 ‘멀쩡’

입력 2018.06.15 (21:36) 수정 2018.06.18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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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강물이 온통 녹색으로 변하는 이런 '녹조 현상'은 왜 생기는 걸까요?

물속 미생물인 '남조류'가 비정상적으로 많아져서 입니다.

이렇게 되면 물에서 불쾌한 냄새와 비릿한 맛이 나는데요,

특히 이 네 종류는 수질오염과 생태계 파괴는 물론, 사람의 간세포와 신경계에도 나쁜 영향을 미쳐 특별히 '유해 남조류'로 분류됩니다.

남조류가 수온이 높고 고인 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녹조는 주로 여름에 생기는데요.

지난해에는 금강 5월 17일, 낙동강은 6월 7일에 첫 조류경보가 발령됐습니다.

올해도 여름이 다가오면서 남조류가 급속히 번식해 낙동강에 첫 경보가 내려졌는데요,

차주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낙동강 첫 조류 경보…식수 관리 ‘비상’

[리포트]

낙동강 하류 창녕함안보 구간입니다.

강물 색이 평소와 비슷해 보이지만 이미 녹조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이곳에서 측정한 유해 남조류는 1㎖당 3천여 개체,

2주 연속 천 개체가 넘어 전국에서 처음으로 조류경보 관심 단계가 발령됐습니다.

[임종업/낙동강유역환경청 수생태관리과 팀장 : "강우가 적어지고 기온이 급격히 올라가면서 조류가 증가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예년과 유사한 정도로 조류가..."]

최근 4년 동안 창녕함안보 구간에서는 5월 말에서 6월 중순 사이 조류경보가 내려졌습니다.

지난해 6월부터 수문 3개 가운데 한 개를 열었지만 올해도 비슷한 시기에 조류가 발생한 겁니다.

보시다시피 이곳 창녕함안보의 수문은 일부만 열려 있어서 낙동강의 흐름이 매우 느린 상황입니다.

영남권에서는 먹는 물 관리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오·폐수가 흘러들지 않도록 드론을 띄워 인근 하천을 감시하기로 했습니다.

또 정수장 10곳의 고도처리 시설을 활용해 조류독소 등을 제거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차주하입니다.

▼보 개방이 강 살리나?…수문 연 곳 ‘멀쩡’

[기자]

녹조는 유속이 느린 물과 높은 수온 그리고 햇빛을 좋아합니다.

여기에 양분이 되는 질소와 인이 많아지면 빠르게 확산하는데요,

유독 몇년 전부터 녹조가 심해진 이유를 놓고 논란이 계속돼왔습니다.

온도나 햇빛은 자연현상이니 접어두고, 질소와 인 같은 오염물질이 예전보다 많이 유입되는 탓인지, 아니면 4대강 보 설치로 물의 흐름이 느려져, 오염물질이 빠져나가지 못 하기 때문인지 말이죠.

그 답을 얻기 위해 정부는 1년 전, 일부 보의 수문을 개방했습니다.

원래대로 강물을 흐르게 한 뒤에 결과를 보자는 건데요,

이달 말 발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정부 발표에 앞서서 금강에서 의미있는 차이를 발견했는데요,

김진호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금강 3개 보 중 가장 하류에 있는 백제보입니다.

수문이 닫혀있고, 강물은 호수처럼 고여 있습니다.

보 인근에서 어렵지 않게 눈에 들어오는 생물은 큰빗이끼벌레입니다.

물이 고여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태형동물입니다.

["어흐, 이거 납니다" (냄새가 심하게 나는 거라고 볼 수 있어요)."]

수질 4급수 지표종 붉은 깔따구도 있습니다.

강바닥을 퍼올렸더니 모래가 아닌 펄 더미.

흙이 썩어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김성중/대전충남녹색연합 선임활동가 : "이 종 모두 다 정체된 수역에서 나타난 생물이라고 할 수 있고요. 현재 백제보 상류는 보 수문이 개방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체된 수역입니다."]

백제보 상류에 있는 세종보를 찾았습니다.

8달째 수문을 열어 놓은 곳입니다.

비교적 빠른 유속에 모래톱이 새로 만들어졌고, 자갈밭도 생겼습니다.

강물이 흐르면서 생긴 변화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는 겁니다.

뒤로 보이는 수문 개방 이후 이 곳은 수위가 낮아졌습니다.

지금은 용존산소량을 늘릴 수 있는 이런 여울을 쉽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물속 유해 남조류를 비교해봤습니다.

수문을 연 세종보 인근은 나오지 않았지만, 백제보에선 수온이 올라가면서 예년처럼 농도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정민걸/공주대학교 환경교육과 교수 : "이게 저수지와 같은 상황이다, 특히 물이 썩고 있다라는 걸 보여주는 그런 의미가 되니까 수문 개방은 그런 면에서 굉장히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옵니다."]

같은 금강 줄기에 나타난 두 얼굴.

두 곳이 차이는 결국 강물은 흘러야 썩지 않는다는 겁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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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첫 조류경보 낙동강 식수 ‘비상’…보 수문 연 곳은 ‘멀쩡’
    • 입력 2018-06-15 21:41:36
    • 수정2018-06-18 08:5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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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강물이 온통 녹색으로 변하는 이런 '녹조 현상'은 왜 생기는 걸까요? 물속 미생물인 '남조류'가 비정상적으로 많아져서 입니다. 이렇게 되면 물에서 불쾌한 냄새와 비릿한 맛이 나는데요, 특히 이 네 종류는 수질오염과 생태계 파괴는 물론, 사람의 간세포와 신경계에도 나쁜 영향을 미쳐 특별히 '유해 남조류'로 분류됩니다. 남조류가 수온이 높고 고인 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녹조는 주로 여름에 생기는데요. 지난해에는 금강 5월 17일, 낙동강은 6월 7일에 첫 조류경보가 발령됐습니다. 올해도 여름이 다가오면서 남조류가 급속히 번식해 낙동강에 첫 경보가 내려졌는데요, 차주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낙동강 첫 조류 경보…식수 관리 ‘비상’ [리포트] 낙동강 하류 창녕함안보 구간입니다. 강물 색이 평소와 비슷해 보이지만 이미 녹조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이곳에서 측정한 유해 남조류는 1㎖당 3천여 개체, 2주 연속 천 개체가 넘어 전국에서 처음으로 조류경보 관심 단계가 발령됐습니다. [임종업/낙동강유역환경청 수생태관리과 팀장 : "강우가 적어지고 기온이 급격히 올라가면서 조류가 증가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예년과 유사한 정도로 조류가..."] 최근 4년 동안 창녕함안보 구간에서는 5월 말에서 6월 중순 사이 조류경보가 내려졌습니다. 지난해 6월부터 수문 3개 가운데 한 개를 열었지만 올해도 비슷한 시기에 조류가 발생한 겁니다. 보시다시피 이곳 창녕함안보의 수문은 일부만 열려 있어서 낙동강의 흐름이 매우 느린 상황입니다. 영남권에서는 먹는 물 관리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오·폐수가 흘러들지 않도록 드론을 띄워 인근 하천을 감시하기로 했습니다. 또 정수장 10곳의 고도처리 시설을 활용해 조류독소 등을 제거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차주하입니다. ▼보 개방이 강 살리나?…수문 연 곳 ‘멀쩡’ [기자] 녹조는 유속이 느린 물과 높은 수온 그리고 햇빛을 좋아합니다. 여기에 양분이 되는 질소와 인이 많아지면 빠르게 확산하는데요, 유독 몇년 전부터 녹조가 심해진 이유를 놓고 논란이 계속돼왔습니다. 온도나 햇빛은 자연현상이니 접어두고, 질소와 인 같은 오염물질이 예전보다 많이 유입되는 탓인지, 아니면 4대강 보 설치로 물의 흐름이 느려져, 오염물질이 빠져나가지 못 하기 때문인지 말이죠. 그 답을 얻기 위해 정부는 1년 전, 일부 보의 수문을 개방했습니다. 원래대로 강물을 흐르게 한 뒤에 결과를 보자는 건데요, 이달 말 발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정부 발표에 앞서서 금강에서 의미있는 차이를 발견했는데요, 김진호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금강 3개 보 중 가장 하류에 있는 백제보입니다. 수문이 닫혀있고, 강물은 호수처럼 고여 있습니다. 보 인근에서 어렵지 않게 눈에 들어오는 생물은 큰빗이끼벌레입니다. 물이 고여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태형동물입니다. ["어흐, 이거 납니다" (냄새가 심하게 나는 거라고 볼 수 있어요)."] 수질 4급수 지표종 붉은 깔따구도 있습니다. 강바닥을 퍼올렸더니 모래가 아닌 펄 더미. 흙이 썩어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김성중/대전충남녹색연합 선임활동가 : "이 종 모두 다 정체된 수역에서 나타난 생물이라고 할 수 있고요. 현재 백제보 상류는 보 수문이 개방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체된 수역입니다."] 백제보 상류에 있는 세종보를 찾았습니다. 8달째 수문을 열어 놓은 곳입니다. 비교적 빠른 유속에 모래톱이 새로 만들어졌고, 자갈밭도 생겼습니다. 강물이 흐르면서 생긴 변화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는 겁니다. 뒤로 보이는 수문 개방 이후 이 곳은 수위가 낮아졌습니다. 지금은 용존산소량을 늘릴 수 있는 이런 여울을 쉽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물속 유해 남조류를 비교해봤습니다. 수문을 연 세종보 인근은 나오지 않았지만, 백제보에선 수온이 올라가면서 예년처럼 농도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정민걸/공주대학교 환경교육과 교수 : "이게 저수지와 같은 상황이다, 특히 물이 썩고 있다라는 걸 보여주는 그런 의미가 되니까 수문 개방은 그런 면에서 굉장히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옵니다."] 같은 금강 줄기에 나타난 두 얼굴. 두 곳이 차이는 결국 강물은 흘러야 썩지 않는다는 겁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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