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 긴급회의 소집

박성범 앵커 :

모스크바의 거센 변화 물결의 여파는 북경에까지 미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등소평을 비롯한 중국 지도층 인사들은 어제와 오늘 긴급회의를 열어서 소련의 일당 독재 포기에 따른 대응책을 논의한 것 같다고 홍공에서 한준엽 특파원이 알려 왔습니다.

한준엽 기자 :

동구 사회주의 국가의 변혁은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개방 개혁정책 영향 때문이라고 내부적으로 비난해 온 중국 당국은 이제 소련의 급격한 정세 변화에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홍콩의 중국 소식통들은 어제 소집된 긴급회의가 당 정치국 전체회의는 아직 정하지 않고 있으나 중국 지도자들은 소련 정부가 사실상 공산당 일당 독재를 포기할 경우 여기에 어떤 태도를 표명해야 하고 또 이를 국내에 어떻게 알려야 할지를 숙의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경의 서방 외교 소식통들은 새해 들어 호요방 전당 총서기의 1주기와 천안문 사태의 1주년 등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중국 당국은 사회주의 총 본산인 소련의 급격한 체제 변혁이 루마니아 사태 이상으로 중국 인민들에게 충격을 주어서 국내의 정치적인 안정을 위협하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달 말 중국 당국은 공산당 영도하에 민주 제당파의 잠정동 형식적인 다당 합작제의 실시 추진을 표명한 바 있으나 정착 강택민 당 총서기는 당의 절대적인 지도를 강조하고 있어서 앞으로 다당 합작제의 실시에 구체적인 방안을 놓고 당내에 적지 않은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홍콩에서 KBS 뉴스 한준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