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북 대표단 묘향산 회담 의미

입력 1990.09.2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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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범 앵커 :

일본 대표단은 오늘 평양이 아닌 묘향산에서 김일성 주석을 만났습니다. 일본 외교가에서는 김일성이 일본 대표단을 묘향산으로 부른 데 대해서 여러 가지 화제가 나오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유승재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유승재 특파원 :

평양에서 동북쪽으로 150km 떨어진 묘향산, 대표단에게 마련한 특별 열차편으로도 3시간이 넘게 걸립니다.

이런 곳으로 일본 대표단을 불러들인데 대해서 절대 권력자로 군림하고 있는 김일성 자신의 권위를 높이려는 의도가 더 짙게 깔려있다는 것이 일본 외교가의 지배적인 시각입니다.

어제 오전까지도 회담 장소를 알려주지 않는 등 일반적인 접대 관례를 무시하면서까지 김일성의 권위를 찾고 한편으로는 집권 자민당의 대표자격이라고 하지만 5만 명이 넘는 학생들을 동원하면서까지 극진하게 접대한 것은 북한 측이 치밀하게 계산한 연출이라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이 이면에는 김일성 체제가 그만큼 흔들리고 있고 또한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지 이번 기회에 일본을 끌어들여야만 하는 절박함을 북한이 느끼고 있다는 점도 깔려있다는 것이 북한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더욱이 김일성과의 회담이 끝난 뒤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해줘서 울고 싶은 심정이다. 김일성 주석의 깊은 이해와 관대한 결단에 감사드린다는 식의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는 일본정계 지도자들의 태도에 대해서도 너무 북한과의 관계를 조급하게 서두르는 게 아니냐는 비판의 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도쿄의 유승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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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방북 대표단 묘향산 회담 의미
    • 입력 1990-09-26 21:00:00
    뉴스 9

박성범 앵커 :

일본 대표단은 오늘 평양이 아닌 묘향산에서 김일성 주석을 만났습니다. 일본 외교가에서는 김일성이 일본 대표단을 묘향산으로 부른 데 대해서 여러 가지 화제가 나오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유승재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유승재 특파원 :

평양에서 동북쪽으로 150km 떨어진 묘향산, 대표단에게 마련한 특별 열차편으로도 3시간이 넘게 걸립니다.

이런 곳으로 일본 대표단을 불러들인데 대해서 절대 권력자로 군림하고 있는 김일성 자신의 권위를 높이려는 의도가 더 짙게 깔려있다는 것이 일본 외교가의 지배적인 시각입니다.

어제 오전까지도 회담 장소를 알려주지 않는 등 일반적인 접대 관례를 무시하면서까지 김일성의 권위를 찾고 한편으로는 집권 자민당의 대표자격이라고 하지만 5만 명이 넘는 학생들을 동원하면서까지 극진하게 접대한 것은 북한 측이 치밀하게 계산한 연출이라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이 이면에는 김일성 체제가 그만큼 흔들리고 있고 또한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지 이번 기회에 일본을 끌어들여야만 하는 절박함을 북한이 느끼고 있다는 점도 깔려있다는 것이 북한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더욱이 김일성과의 회담이 끝난 뒤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해줘서 울고 싶은 심정이다. 김일성 주석의 깊은 이해와 관대한 결단에 감사드린다는 식의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는 일본정계 지도자들의 태도에 대해서도 너무 북한과의 관계를 조급하게 서두르는 게 아니냐는 비판의 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도쿄의 유승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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