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영화에도 일본 문화 침투

이규원 앵커 :

최근에는 어린이용 만화 영화에도 일본 문화에 짙게 침투되고 있습니다. 유치원 다닐 나이쯤부터 비디오를 통해서 일본 만화를 접하게 되는 우리 어린이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만화 속의 주인공과 가까워지면서 저절로 일본 문화에 젖어들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만화 주인공을 소재로 한 상품들도 쏟아져 들어오고 있습니다.

김진수 기자가 그 실태를 보도합니다.

김진수 기자 :

화면에서 펼쳐지는 주인공의 놀라운 활약상에 어린이들은 식사 시간도 잊습니다. 그러나 어린이들이 이렇게도 좋아하는 만화 영화의 거의 대부분이 미국이나 일본에서 제작된 것이고 특히 일본 만화 영화는 같은 동양적인 분위기로 인해 어린이들 입장에서는 전혀 외국의 것이라고 인식을 못하는 데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우리 어린이들은 어릴 때부터 알게 모르게 일본 만화에 비치는 왜색 문화에 흠뻑 젖게 되고 그 결과 커가면서도 일본식 패션이나 노래를 너무도 자연스럽게 여기게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또 한 가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은 다른 나라의 만화가 수입될 때는 단순히 만화만이 수입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만화 주인공을 소재로 한 엄청나게 다양한 종류의 상품들이 함께 따라 들어온다는 사실입니다.

만화의 주인공을 소재로 한 이른바 팬시 상품은 갖가지 학용품에서 의류, 완구류, 심지어는 양말까지로 거의 상품 종류의 제한이 없고 인기 또한 좋아 제조업체에서는 비싼 로열티도 마다 않고 경쟁적으로 인기 만화의 주인공을 소재로 삼습니다.

이원복 (덕성여대 교수) :

시장이 개방이 돼가지고 정식으로 우리가 소위 로열티라고 하는 저작권료를 지불하게 된다면 만화에 따라오는 하나의 외화 누수 현상이라는 것이 막대하다는 얘기죠.

김진수 기자 :

더구나 일본이 일찍이 이른바 팬시 상품에 눈을 떠 벌써 수조 원 단위의 시장이 이미 형성돼 있고 이젠 해외로의 시장 확장에 혈안이 돼 있으며 그 전초 단계가 바로 만화 영화의 외국 진출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에 대한 우리의 경각심이 요구된다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