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이웃 쓸쓸한 추석 맞이

입력 1990.10.0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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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원 앵커 :

일단 수재민들뿐만 아니라 고아원이나 양로원의 추석도 예년과는 달리 쓸쓸한 모습입니다. 또 수년간 쌓아놓은 생활 터전을 버려둔 채 맨몸으로 귀국한 쿠웨이트 교민들 역시 이번 추석은 유난히도 서글프기만 합니다.

신성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신성범 기자 :

전쟁의 불길을 맨몸으로 조국을 찾은 쿠웨이트 교민 50여명은 이번 추석 연휴가 유난히 서럽습니다.

지난 8월 중순 국경을 탈출하다시피하며 가지고 나온 얼마 안 되는 쿠웨이트 돈은 휴지 조각이 되어버린 지 오랩니다.

마냥 앉아 있을 수만 없어 남자들은 공사판에서 막일도 하고 여자들은 한 장에 1원 50전씩 받고 봉투도 붙이고 파출부 일도 합니다.

그러나 나이든 사람이 일거리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식당 주방일 하겠다고 나섰던 아주머니가 술 심부름하라는 말에 울며 들어 올 때나 오갈 데 없는 사람끼리 제비뽑기를 해 당첨된 사람만 이곳에 들어올 때 이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울기도 했습니다. 가족 걱정에 이번 추석이 반갑지마는 않습니다.


권정일 (쿠웨이트 교민) :

저희 집사람하고 딸하고 아들 하나는 지금 처갓집에 가 있고요 또 딸 하나는 저기 부평 이모네 집에 가 있습니다.


신성범 기자 :

수해로 침수됐던 성내동 주택가의 지하 영세공장에서는 근로자들이 고향에도 가지 못한 채 오늘도 녹 쓴 기계를 닦으며 추석 후에 시작할 작업에 대비했습니다.

고아원이나 양로원 등 불우 시설을 찾는 온정의 손길이 거의 끊겨버린 요즘 세태지만 난지도에 있는 3동 소년촌의 어린이들은 오늘 즐거운 한때를 보냈습니다.

산타크로스 아저씨가 찾아와 많은 장난감을 나누어주며 꼬마 오토바이 시범까지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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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외된 이웃 쓸쓸한 추석 맞이
    • 입력 1990-10-02 21:00:00
    뉴스 9

이규원 앵커 :

일단 수재민들뿐만 아니라 고아원이나 양로원의 추석도 예년과는 달리 쓸쓸한 모습입니다. 또 수년간 쌓아놓은 생활 터전을 버려둔 채 맨몸으로 귀국한 쿠웨이트 교민들 역시 이번 추석은 유난히도 서글프기만 합니다.

신성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신성범 기자 :

전쟁의 불길을 맨몸으로 조국을 찾은 쿠웨이트 교민 50여명은 이번 추석 연휴가 유난히 서럽습니다.

지난 8월 중순 국경을 탈출하다시피하며 가지고 나온 얼마 안 되는 쿠웨이트 돈은 휴지 조각이 되어버린 지 오랩니다.

마냥 앉아 있을 수만 없어 남자들은 공사판에서 막일도 하고 여자들은 한 장에 1원 50전씩 받고 봉투도 붙이고 파출부 일도 합니다.

그러나 나이든 사람이 일거리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식당 주방일 하겠다고 나섰던 아주머니가 술 심부름하라는 말에 울며 들어 올 때나 오갈 데 없는 사람끼리 제비뽑기를 해 당첨된 사람만 이곳에 들어올 때 이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울기도 했습니다. 가족 걱정에 이번 추석이 반갑지마는 않습니다.


권정일 (쿠웨이트 교민) :

저희 집사람하고 딸하고 아들 하나는 지금 처갓집에 가 있고요 또 딸 하나는 저기 부평 이모네 집에 가 있습니다.


신성범 기자 :

수해로 침수됐던 성내동 주택가의 지하 영세공장에서는 근로자들이 고향에도 가지 못한 채 오늘도 녹 쓴 기계를 닦으며 추석 후에 시작할 작업에 대비했습니다.

고아원이나 양로원 등 불우 시설을 찾는 온정의 손길이 거의 끊겨버린 요즘 세태지만 난지도에 있는 3동 소년촌의 어린이들은 오늘 즐거운 한때를 보냈습니다.

산타크로스 아저씨가 찾아와 많은 장난감을 나누어주며 꼬마 오토바이 시범까지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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